핵심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은 단순히 피상속인이 사망 시점에 남긴 재산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생전 증여한 재산, 심지어 수십 년 전에 이루어진 증여까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실무에서 가장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가상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 아버지의 유산을 둘러싼 세 남매의 갈등
피상속인: A씨(78세, 서울 마포구 거주, 전직 건축업 대표), 2024년 10월 사망
상속인: 장남 B씨(52세, 회사원), 차남 C씨(49세, 자영업), 장녀 D씨(46세, 간호사)
사망 시 남긴 재산: 아파트 1채(시가 8억 원) + 예금 1억 2,000만 원 = 총 9억 2,000만 원
채무: 은행 대출 2억 원
생전 증여 내역:
- 15년 전: 장남 B씨에게 상가 건물(현재 시가 6억 원) 증여
- 3년 전: 차남 C씨에게 사업자금 2억 원 증여
- 5년 전: 사실혼 배우자 E씨에게 토지(현재 시가 3억 원) 증여
A씨는 사망 전 공증 유언을 통해 아파트와 예금 전부를 장남 B씨에게 유증했습니다. 차남 C씨와 장녀 D씨는 유류분 반환 청구를 검토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핵심 쟁점은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 범위를 어떻게 확정하느냐입니다.
쟁점 1 - 15년 전 장남에게 한 증여도 기초재산에 포함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공동상속인에 대한 증여는 시기에 관계없이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산입됩니다.
민법 제1114조는 증여의 산입 기간을 상속개시 전 1년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이는 제3자에 대한 증여에만 적용됩니다. 대법원은 일관되게 공동상속인에 대한 증여는 기간 제한 없이 전부 기초재산에 포함된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실무 포인트
장남 B씨가 15년 전에 받은 상가 건물(현재 시가 6억 원)은 전액 기초재산에 산입됩니다. 증여 시점의 가액이 아니라 상속개시 시점(사망 시점)의 시가로 평가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B씨가 "오래전에 받은 것이니 상관없다"고 주장하더라도, 법적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상속 분쟁에서 가장 흔하게 오해되는 지점입니다.
쟁점 2 - 제3자(사실혼 배우자)에 대한 증여는 어떻게 되는가
사실혼 배우자 E씨는 법률상 상속인이 아닙니다. 따라서 E씨에 대한 증여에는 민법 제1114조의 기간 제한이 적용됩니다.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전 1년 이내의 증여만 산입 대상입니다. 그러나 예외가 있습니다. 당사자 쌍방(증여자와 수증자)이 유류분 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행한 증여는 1년 이전의 것이라도 산입됩니다(민법 제1114조 단서).
이 사건에서의 판단
E씨에 대한 토지 증여는 5년 전에 이루어졌으므로, 1년 이내 요건은 충족하지 않습니다. 다만 A씨가 증여 당시 상속재산 대부분을 처분하여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이 증여 역시 기초재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이 "가해의 인식"을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증여 당시의 전체 재산 상황, 증여 경위, 증여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쟁점 3 - 기초재산 확정과 유류분 계산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의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초재산 = 사망 시 적극재산 + 증여재산 - 채무
E씨에 대한 증여가 산입되지 않는 경우와 산입되는 경우를 나누어 계산해 보겠습니다.
[경우 1] E씨 증여 제외 시
1 적극재산: 아파트 8억 + 예금 1.2억 = 9.2억 원
2 증여재산: B씨 상가 6억 + C씨 사업자금 2억 = 8억 원
3 채무: 2억 원
4 기초재산: 9.2억 + 8억 - 2억 = 15.2억 원
[경우 2] E씨 증여 포함 시
1 증여재산에 E씨 토지 3억 원 추가
2 기초재산: 9.2억 + 11억 - 2억 = 18.2억 원
자녀의 유류분 비율은 법정상속분의 1/2입니다. 배우자가 없으므로 각 자녀의 법정상속분은 1/3, 유류분은 1/6입니다.
[경우 1] 기준으로 D씨의 유류분액은 15.2억 x 1/6 = 약 2억 5,333만 원입니다. D씨는 아무것도 받지 못했으므로, 이 금액 전부를 유류분 반환 청구할 수 있습니다.
C씨의 경우 유류분액은 동일하게 약 2억 5,333만 원이지만, 이미 생전 증여로 2억 원을 받았으므로 부족액 약 5,333만 원만 청구 가능합니다.
실무적 조언 - 유류분 분쟁에서 놓치기 쉬운 포인트
1 증여재산의 평가 시점: 증여 당시 가액이 아니라 상속개시 시점의 시가로 평가합니다. 부동산 가격 변동이 클수록 분쟁의 폭이 커집니다.
2 특별수익과 유류분의 관계: 생전 증여가 특별수익(생계자본 등으로서의 증여)에 해당하면 유류분 산정 시 수증자의 몫에서 차감됩니다. 단순한 용돈이나 생활비 지원은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3 반환 순서: 유류분 반환은 유증을 먼저 반환받고, 그래도 부족하면 증여 시점이 늦은 것부터 순차적으로 반환받습니다. 이 순서는 실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4 소멸시효: 유류분 반환 청구권은 상속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안 때로부터 1년, 상속이 개시된 때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시효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5 재산 조회의 중요성: 피상속인의 금융거래 내역, 부동산 등기부, 법인 등기 등을 통해 생전 증여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숨겨진 증여가 발견되면 기초재산 자체가 달라집니다.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의 범위는 단순해 보이지만, 증여 시기, 수증자의 지위, 가해 인식 여부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공동상속인 간 증여와 제3자 증여의 산입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정확히 이해해야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김경숙 변호사의 코멘트
더감 법률사무소 · 경기도 수원시
유류분 사건을 다루면서 보면, 기초재산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청구 금액 자체를 잘못 산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오래전 이루어진 공동상속인 간 증여까지 빠짐없이 확인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증여재산의 존재 여부와 평가 방법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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