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권은 공동으로, 양육권은 나 혼자 — 분리 지정 가능할까요
친권은 공동으로, 양육권은 나 혼자 — 분리 지정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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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권은 공동으로, 양육권은 나 혼자 — 분리 지정 가능할까요 

김강희 변호사


친권은 공동으로, 양육권은 나 혼자 — 분리 지정 가능할까요


사건 개요


협의이혼을 준비하던 한 의뢰인이 상담을 청해 왔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데려가 키우기로 배우자와 합의가 됐는데, 문제는 '친권'이었습니다. 배우자는 아이를 직접 데려가지 않으면서도 전학, 수술 동의, 여권 발급, 부동산 명의 같은 중요한 결정에서는 계속 부모로서 목소리를 내고 싶어 했습니다. 의뢰인 입장에서는 "같이 안 키울 거면 결정도 나 혼자 하게 해달라"는 마음이 들었지만, 상대는 "친권까지 다 넘기라는 건 부모 자격을 뺏는 것"이라며 완강했습니다.

이런 대립은 실제로 매우 흔합니다. 많은 분들이 친권과 양육권을 같은 말로 알고 있다가, 이혼 협의 과정에서야 둘이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친권은 같이 갖고, 양육은 나 혼자 하겠다"는 절충안이 법적으로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떻게 설계해야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지가 이 사안의 핵심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친권을 공동으로 유지하면서 양육권만 한쪽이 단독으로 가지는 분리 지정은 법 구조상 가능하고 실무에서도 실제로 활용됩니다. 다만 이 방식은 편의를 위한 절충이 아니라, 이후 아이의 일상에서 계속 마주칠 '의견 충돌 상황'을 미리 설계해 두어야만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핵심 쟁점


이 사안에서 실제로 따져야 할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친권과 양육권이 법적으로 어떻게 구별되는지입니다. 친권은 자녀의 신분·재산에 관한 법정대리권과 중요 사항에 대한 동의권을 포괄하는 권한이고, 양육권은 자녀를 현실적으로 보호·교양하며 함께 생활하는 권리의무입니다. 둘째, 법이 이 둘을 애초에 별개 절차로 규정하고 있는지입니다. 민법 제909조 제4항은 이혼 시 친권자 지정을, 제837조는 양육자 결정을 각각 규정하는데, 이 조문 구조 자체가 분리 지정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셋째, 공동친권으로 남겨둘 경우 실제로 마비될 위험이 있는지입니다. 전학·수술 동의·여권 발급처럼 한쪽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사항에서 상대가 협조하지 않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넷째, 법원이 이런 분리 지정을 승인하는 기준입니다. 대법원은 일찍이 92스21 전원합의체 결정에서 양육자 지정의 판단 기준을 자녀의 복지 우선으로 못박았고, 이 기준은 친권·양육권을 분리할지 여부를 판단할 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 네 가지가 순서대로 정리되지 않으면, "친권은 같이, 양육은 혼자"라는 말은 협의서에 적힌 문구일 뿐 실제 생활에서는 힘을 갖지 못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분리 지정을 협의서에 '작동하는 문구'로 설계하기


협의이혼이든 조정이든, 분리 지정은 "친권 공동, 양육권 단독"이라는 한 줄만 적어서는 뒤에 반드시 탈이 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협의 내용을 구체화합니다.

1) 공동친권의 '범위'를 항목으로 열거합니다.

친권이라는 말을 통째로 남겨두면, 무엇이 '공동 동의가 필요한 사항'인지가 계속 다툼거리가 됩니다. 그래서 전학·유학 등 거주지 변경, 수술 등 의료행위 동의, 여권 발급 및 해외출국, 부동산·예금 등 재산 처분처럼 비양육친의 동의가 실질적으로 필요한 항목을 열거식으로 특정하고, 그 외 등하교·학원·병원 통원 같은 일상적 사항은 양육자가 단독으로 결정하도록 협의서에 명시합니다. 이렇게 범위를 좁혀 두면 이후 다툼의 대상 자체가 줄어듭니다.

2) 의사불합치에 대비한 '해소 절차'를 미리 넣어 둡니다.

공동친권이 실제로 마비되는 시점은 대부분 "동의를 안 해준다"는 상황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 중요 사항에 대해 일정 기간(예: 서면 통지 후 2주) 내 회신이 없으면 양육자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나, 협의가 끝내 안 될 경우 가정법원에 친권 행사 방법을 정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는 절차를 협의서에 미리 담아 둡니다. 이런 조항이 없으면 사소한 병원 진료 동의 하나로도 소송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3) 협의이혼 확인 단계에서 반려되지 않도록 서식을 정교화합니다.

협의이혼 시 가정법원에 제출하는 '자의 양육과 친권자 결정에 관한 협의서'는 양육자·양육비·면접교섭에 관한 사항을 필수로 담아야 하고, 친권자를 부모 쌍방으로 기재하면서 양육자는 일방으로 특정하는 방식이 실무상 통용됩니다. 문구가 모호하면 보정을 요구받아 절차가 지연되므로, 처음부터 법원 실무례에 맞춘 표현으로 작성해 반려·보정 소요를 줄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다툼이 있을 때 분리 지정을 관철하고 지켜 내기


상대가 순순히 응하지 않고 "친권도 양육권도 전부 넘겨라" 또는 반대로 "양육까지 나눠 갖겠다"고 다투는 경우, 재판 단계에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1) 자녀 복리 관점에서 분리 지정의 필요성을 소명합니다.

법원은 친권자·양육자를 정할 때 부모의 사정이 아니라 자녀의 복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대법원 92스21 전원합의체 결정의 기준). 그래서 비양육친이 경제적 능력이나 자녀에 대한 애정은 있지만 현실적인 돌봄 여건(근무 형태, 주거, 생활권)이 부족해 일상 양육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사정과, 그럼에도 자녀의 중요한 결정에는 부모로서 계속 관여할 필요성이 있다는 사정을 각각 근거 자료로 나누어 제시합니다.

2) 상대의 '단독친권' 주장에는 협력 이력으로 대응합니다.

상대가 "공동친권은 실효성이 없으니 자신에게 단독으로 달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혼인 중 자녀의 진학·의료 등 중요한 결정에 양측이 함께 관여해 온 이력, 이혼 후에도 소통이 가능했던 정황(문자·통화 기록 등)을 정리해, 공동친권이 형식적 권한이 아니라 실제로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임을 소명합니다.

3) 판결 확정 후를 대비해 친권자 변경 절차를 파악해 둡니다.

분리 지정으로 확정된 뒤에도 공동친권이 실제로 계속 마비되거나 비양육친이 자녀 복리에 반하는 방식으로 동의권을 행사한다면, 민법 제909조 제6항에 따라 자녀의 4촌 이내 친족 등의 청구로 가정법원이 친권자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 절차와 요건을 미리 파악해 두면, 분리 지정 이후 상황이 악화됐을 때 대응이 늦어지지 않습니다.


결론


"친권은 같이, 양육은 혼자"는 말로는 간단하지만, 그 말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무엇을 공동으로 결정하고 무엇을 단독으로 결정할지, 의견이 갈릴 때 어떻게 풀지가 협의 단계에서부터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이 설계가 허술하면 이혼은 끝났어도 아이의 전학 한 번, 병원 진료 한 번마다 다시 다투게 됩니다. 지금 친권·양육권 분리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협의서에 무엇을 어떻게 담아야 나중에 흔들리지 않을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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