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외면한 형제의 상속권 — 상실 선고로 배제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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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외면한 형제의 상속권 — 상실 선고로 배제하는 법 

김강희 변호사


부모를 외면한 형제의 상속권 — 상실 선고로 배제하는 법


사건 개요


부모님을 오랫동안 홀로 모신 자녀와, 결혼이나 타지 생활을 이유로 발길을 끊다시피 한 형제. 두 사람 사이에 이런 온도차가 있는 집안은 드물지 않습니다. 문제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입니다. 병원비를 대고, 요양을 챙기고, 명절도 기일도 혼자 치른 자녀 앞에 십수 년 연락 한 번 없던 형제가 나타나 "법정상속분대로" 절반을 요구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은 대개 "억울하다"는 말로 시작합니다. 부모님이 편찮으실 때 병원에 한 번도 오지 않았고, 생활비를 보태 달라는 연락에도 응답하지 않았으며, 부모님이 위독하다는 소식에도 연락이 닿지 않았던 형제가, 상속이 개시되는 순간부터는 어엿한 공동상속인으로 등장하는 구조 자체가 부당하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민법상 상속분은 부양의 기여도와 무관하게 같은 순위라면 균등하게 나누는 것이 원칙이라, 감정만으로는 이 격차가 좁혀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구도가 2026년 들어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른바 '구하라법'으로 불리는 민법 제1004조의2의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가 2026년 3월 개정을 거치며, 그 대상을 부모(직계존속)뿐 아니라 자녀·배우자를 포함한 모든 상속인으로 넓혔기 때문입니다. 부모를 장기간 방치하거나 부양을 거부한 형제라면, 이제 공동상속인의 청구로 가정법원에서 그 상속권 자체를 상실시킬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것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 삼는 상속이 상속권 상실 선고 확대 규정의 적용 대상 기간에 들어가는지입니다 — 개정법은 2024년 4월 25일 이후 개시된 상속까지 소급 적용됩니다. 둘째, 형제의 행위가 법이 정한 사유—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의 중대한 위반, 또는 피상속인이나 그 배우자·직계비속에 대한 중대한 범죄행위·심히 부당한 대우—중 어디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셋째, 그 사유가 '중대하다'고 볼 만큼 계속적이고 심각했는지입니다. 넷째,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6개월이라는 제척기간을 지켰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청구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가정법원은 사유의 경위와 정도,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관계, 상속재산의 규모와 형성 과정 및 그 밖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용 여부를 정하므로, 감정적 호소가 아니라 방치와 부양 거부의 실체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부양의무 위반·부당대우를 입증 가능한 사실관계로 구성하기


가장 먼저 무너지는 지점은 "방치했다"는 사실 자체를 법원이 받아들일 만한 형태로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감정이 아니라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정리합니다.

1) 소급 적용 대상인지부터 확인합니다.

상속권 상실 선고의 확대 규정은 2026년 3월 17일 시행됐지만, 적용 범위는 2024년 4월 25일 이후 개시된 상속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모님이 그 이후 돌아가셨다면, 이미 상속재산분할이 진행 중이거나 협의가 끝난 경우라도 이 제도를 활용할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반대로 그 이전에 상속이 개시돼 정리가 끝난 사안이라면 적용 여부를 먼저 따져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2) 부양 거부·방치의 시점과 정도를 시계열로 정리합니다.

"왕래가 뜸했다" 정도로는 '중대한 위반'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생활비·병원비 분담 요청에 응하지 않은 문자와 통화 기록, 부모님의 입원·수술 사실을 알리고도 방문하지 않은 정황, 요양·간병 비용을 홀로 부담한 계좌 내역, 명절·경조사조차 연락이 끊긴 기간을 시점별로 정리합니다. 특히 부모님이 위독하거나 도움이 절실했던 시기에 형제가 연락을 받고도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중대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정황이 됩니다.

3) 심히 부당한 대우 사유도 함께 검토합니다.

단순히 부양을 게을리한 수준을 넘어 폭언·폭행이나 경제적 착취(부모님 명의 재산의 무단 처분·편취) 등이 있었다면, 이는 부양의무 위반과 별개로 중대한 범죄행위 또는 심히 부당한 대우 사유로도 구성할 수 있습니다. 두 사유는 택일 관계가 아니라 함께 주장할 수 있으므로, 확보된 사실관계를 두 갈래 모두에 걸쳐 정리해 두면 심리 단계에서 어느 한쪽이 부족하더라도 다른 한쪽으로 청구가 지탱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가정법원 청구부터 대습상속 정리까지 마무리하기


사유가 갖춰졌다고 저절로 상속권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가정법원에 정식으로 청구하고, 그 결과가 상속재산분할에 어떻게 반영되는지까지 챙겨야 절차가 끝납니다.

1) 제척기간 안에 청구합니다.

공동상속인은 문제의 형제가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해야 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사실을 안 날이 곧 기산점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방치의 증거를 모으는 데 시간을 쓰다 이 기간을 넘기지 않도록 처음부터 청구 준비와 증거 수집을 병행합니다.

2) 법원의 종합판단 요소에 맞춰 소명자료를 갖춥니다.

가정법원은 사유의 경위와 정도,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관계, 상속재산의 규모와 형성 과정을 함께 봅니다. 그래서 방치의 정황뿐 아니라, 남아 있는 자녀가 부모님의 재산 형성·유지에 어떻게 기여했는지(간병, 생활비 부담, 주택 마련 지원 등)도 함께 정리해 두면 이 상속인은 배제되어야 마땅하다는 심증을 뒷받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대습상속 범위까지 확인합니다.

상속권을 상실한 사람의 배우자는 대습상속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함께 짚어야 합니다.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그 형제의 배우자가 대신 상속분을 주장하는 상황까지는 막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상속권을 상실한 사람에게 자녀가 있다면 그 상속 구도가 어떻게 되는지는 사안마다 확인이 필요하므로, 청구 단계에서부터 이후 상속재산분할까지 그림을 함께 그려 두어야 합니다.


결론


부모를 외면한 형제가 상속만은 그대로 챙겨 가는 상황은, 이제 법이 당연하게 두고 보는 문제가 아닙니다. 2026년 확대된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는 그 억울함을 감정이 아니라 절차로 풀 수 있는 길을 열어 두었습니다.

다만 이 길은 저절로 열리지 않습니다. 방치와 부양 거부의 사실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6개월이라는 제척기간 안에 얼마나 정확하게 청구를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부모님을 홀로 모셔온 시간이 억울하게 느껴진다면, 상속이 개시된 시점과 상대 형제의 방치 정황부터 짚어 보는 상담을 한 번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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