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투약까지 자백하라는 수사관 — 공소시효 계산부터
사건 개요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는 자리에서, 수사관이 지금 문제된 사건 하나로 끝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것 말고, 예전에도 한 적 있죠?"라며 몇 년 전 일까지 캐묻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소변·모발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입건된 상태에서, 조사 과정 중 "4년 전에도 투약한 적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당황해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 순간 머릿속은 두 갈래로 갈립니다. "그렇게 오래됐으면 이미 시효가 지나서 말해도 문제없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괜히 인정했다가 형량만 더 늘어나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이 동시에 듭니다. 수사관은 대개 "어차피 오래돼서 처벌 못 하니 사실대로 말하라"는 식으로 진술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두 판단 모두 정확한 계산 없이 내려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투약죄의 공소시효가 몇 년인지, 4년 전이 그 기간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 그리고 자백이 실제로 어떤 법적 효과를 낳는지는 감이 아니라 조문을 따라 하나씩 짚어야 답이 나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상황에서 실제로 따져야 할 지점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향정신성의약품 단순 투약죄의 공소시효가 정확히 몇 년인지입니다. 둘째, "4년 전"이라는 시점이 그 시효 기간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입니다. 셋째, 시효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한 자백이 그 자체로 유죄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입니다. 넷째, 여죄 진술을 거부하는 것이 지금 진행 중인 사건의 처리나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하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오래됐으니 괜찮겠지"라는 짐작만으로 답하면, 시효 계산이 틀렸을 때 새로운 입건으로 이어지거나, 반대로 시효를 이미 넘긴 사안까지 굳이 밝혀 현재 사건의 양형에서 불리한 정황으로 쓰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공소시효를 정확히 계산해 막연한 짐작을 걷어내기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것은 "마약 사건은 시효가 금방 끝난다"는 통념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짐작이 아니라 조문을 그대로 대입해 시효를 계산합니다.
1) 법정형에서 시효 기간을 역산합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을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가 투약한 경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제60조 제1항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공소시효는 이 법정형의 상한을 기준으로 정해지는데,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호는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의 공소시효를 10년으로 규정합니다. 즉 단순 투약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며, "5~7년이면 끝난다"는 이야기는 법정형이 더 낮은 다른 범죄의 기준을 잘못 가져온 것입니다.
2) 기산점을 투약 시점 자체로 다시 잡습니다.
공소시효는 적발일이나 자백한 날이 아니라 범죄행위가 종료된 시점, 즉 실제 투약이 이루어진 그날부터 진행됩니다. "4년 전"이라면 10년 중 이제 겨우 4년이 지났을 뿐이므로, 남은 6년 안에는 언제든 별도로 입건·기소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오래돼서 안전하다"는 생각으로 순순히 자백할 계산의 근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셈입니다.
3) 투약 물질과 시점을 먼저 특정합니다.
같은 마약류라도 종류에 따라 적용 조문과 법정형이 달라질 수 있어 시효 기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백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실제로 문제 되는 물질이 무엇이었는지, 마지막 투약일이 수사기록상 어느 시점으로 특정될 수 있는지를 먼저 정리해, 그 사안이 정말 시효 안에 있는지 개별적으로 확인한 뒤에야 대응 방향을 정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진술 여부를 전략적으로 판단해 여죄 확대를 막기
시효가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해서 무조건 침묵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진술의 득실은 자백의 증거법적 효력과 현재 사건의 양형 구조를 함께 봐야 가늠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을 짚습니다.
1) 진술거부권을 여죄 부분에 한해 명확히 행사합니다.
수사기관은 신문 전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에 따라 진술거부권을 고지할 의무가 있고, 이는 헌법 제12조 제2항이 보장하는 권리입니다. 지금 입건된 사건에 대한 진술과 별개로, 아직 수사가 미치지 않은 과거 사실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답변하지 않겠다"고 범위를 나누어 명확히 밝힐 수 있습니다. 진술거부권 행사 자체가 불이익 추정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확인합니다.
2) 자백 보강법칙으로 자백의 실제 효력을 가늠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10조는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한 증거가 자백뿐인 경우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지 못하도록 정합니다. 4년 전 투약을 뒷받침할 소변·모발감정 등 객관적 증거는 시간이 지나 이미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사안에서는 자백만으로 곧바로 별건 기소·처벌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먼저 따져, 자백의 실익이 정말 있는지를 판단합니다.
3) 상습 가중과 양형 반영 가능성을 분리해서 봅니다.
같은 법 제60조 제2항은 상습으로 이 죄를 범한 경우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죄를 스스로 밝히는 것이 반성의 정상참작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지금 사건이 일회성이 아니라 반복된 투약이라는 정황으로 읽혀 양형에서 불리하게 반영될 위험도 있습니다. 이 두 가능성을 사안별로 저울질해, 밝힐 부분과 밝히지 않을 부분을 미리 정리한 뒤 조사에 임하도록 합니다.
결론
수사관이 "어차피 오래됐다"며 여죄를 캐물을 때, 그 말을 그대로 믿고 답할지 말지를 그 자리에서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투약죄의 공소시효는 10년으로, 대부분의 "몇 년 전" 사안은 아직 그 안에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백 여부 자체가 아니라, 시효 계산과 증거 구조를 먼저 확인한 뒤 어디까지 답할지를 정하는 순서입니다. 조사가 예정돼 있거나 이미 여죄를 캐묻는 질문을 받은 상태라면, 답변 전에 이 계산부터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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