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이 나를 공급책이라 지목했다면 — 신빙성 탄핵과 대질 전략
사건 개요
마약류 사건에서 가장 당혹스러운 순간은, 자신은 그저 나눠 받아 투약했을 뿐이라 생각했는데 함께 조사받던 공범이 "이 사람이 나에게 마약을 구해다 주었다"고 진술하는 순간입니다. 본인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지만, 수사기관은 그 진술을 근거로 사건의 성격 자체를 다시 씁니다. 단순히 마약을 투약하거나 소지한 사람에서, 마약을 조달해 준 공급책으로 지위가 바뀌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사건에서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함께 마약을 투약한 사이였을 뿐 실제로 유통에 관여한 적이 없는데도 공범이 자신의 형량을 줄이려는 목적에서, 혹은 정작 물건을 대준 사람을 감추기 위해 만만한 사람을 지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지목 하나로 적용되는 죄명과 법정형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데 있습니다. 향정신성의약품 등을 매매하거나 매매를 알선한 경우에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제60조 등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10년 이하의 징역 등 유통·공급 행위에 무겁게 대응하는 법정형이 적용되어, 단순히 투약하거나 소지한 경우와는 형량의 무게 자체가 달라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공범의 진술만으로도 유죄 인정이 가능하지만, 그 진술이 자신의 형사책임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면 법원은 신빙성을 훨씬 신중하게 살펴야 합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지위가 바뀌지 않습니다. 그 진술의 동기와 일관성, 그리고 객관적 정황과의 부합 여부를 얼마나 촘촘히 파고들어 흔드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첫째, 공범이 그런 진술을 왜, 언제 하게 되었는가입니다. 처음 조사받을 때는 아무 말이 없다가 자신의 구속영장이 청구되거나 형량 협상이 필요해진 시점에 갑자기 지목이 등장했다면, 그 자체가 신빙성을 흔드는 단서가 됩니다. 둘째,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입니다. 거래 장소·시간·방법·금액처럼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면 자연히 따라오는 세부사항이 진술마다 오락가락하는지를 봅니다. 셋째, 통신기록·계좌내역·CCTV 같은 객관적 정황이 진술과 맞아떨어지는지입니다. 진술은 있는데 뒷받침할 물증이 하나도 없다면 그 자체로 약점이 됩니다.
여기에 더해, 조사 과정에서 본인이 그 공범과 직접 대면해 반박할 기회를 실질적으로 가졌는지도 중요합니다. 일방의 진술서만으로 결론이 굳어지기 전에, 이 세 가지 지점을 얼마나 선명하게 정리해 두었는가에서 사건의 향방이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공범 진술의 신빙성을 정면으로 무너뜨리기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진술도 그 자체로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자신의 형사책임을 줄이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죄를 떠넘기려는 동기가 엿보이는 경우라면 법원은 그 신빙성을 함부로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그 진술의 약점을 파고듭니다.
1) 진술이 나온 시점과 동기를 추적합니다.
공범이 언제, 어떤 조사 단계에서 처음 그 진술을 내놓았는지를 조서 순서대로 재구성합니다. 최초 진술에는 없던 지목이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혹은 검찰과의 형량 협상 국면에서 갑자기 등장했다면, 그 진술이 자신의 죄책을 가볍게 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임을 시점상으로 드러낼 수 있습니다. 아울러 그 공범이 실제로 감경이나 기소유예 등 이익을 받았거나 받을 것으로 기대할 만한 정황이 있었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2) 진술의 세부사항을 조서 전체와 대조합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면 거래 장소, 시간, 만난 방법, 주고받은 금액처럼 구체적인 사실이 진술마다 일관되게 유지됩니다. 반대로 조사 회차마다 세부사항이 바뀌거나, 처음에는 막연하게 말하다가 나중에 갑자기 구체화되었다면 그 진술은 스스로 무너집니다. 진술조서 전체를 회차별로 나란히 놓고 모순되는 대목을 찾아 정리합니다.
3) 통신기록·계좌내역 등 객관적 정황과 대조합니다.
공범이 말하는 거래 시점과 방식이 사실이라면, 그 무렵의 통화내역·문자·메신저 기록이나 계좌의 입출금 흐름, 위치정보(기지국·CCTV) 어딘가에는 흔적이 남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그런 흔적이 전혀 없다면, 진술은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짚어 냅니다. 이 대조 작업이 신빙성 탄핵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대질과 반대신문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확보하기
진술의 약점을 서면으로 정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공범을 직접 마주 세워 구체적인 모순을 짚어내는 절차를 실제로 밟아야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립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을 챙깁니다.
1) 변론분리를 신청해 공범을 증인석에 세웁니다.
공동피고인으로 함께 재판받는 상태에서는 그 공범에게 진술거부권이 있어 증인으로서 선서하고 신문받을 의무가 없습니다. 그래서 재판부에 변론의 분리를 신청해, 그 공범이 별도 사건의 증인으로서 선서를 하고 위증의 부담을 진 상태에서 진술하도록 만드는 것이 신빙성을 검증하는 실질적인 통로입니다. 선서 없이 나온 진술과, 위증죄의 부담 아래 나온 진술은 무게가 다릅니다.
2) 대질신문을 적극적으로 신청합니다.
형사소송법은 수사 단계와 공판 단계 모두에서 대질을 예정하고 있습니다(제245조 참고인과의 대질, 제162조 개별신문과 대질). 서면상의 진술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던 모순도, 얼굴을 마주하고 구체적인 정황을 짚어 가며 묻는 과정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사 단계에서부터 대질을 요청하고, 공판 단계에서도 증인신문 시 대질을 적극적으로 신청해 반대신문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합니다.
3) 예비적 방어선도 함께 준비합니다.
신빙성 탄핵을 다하더라도 가담 사실 자체가 일부 인정될 가능성에 대비해, 단순 전달이나 심부름 수준의 가담과 실제 유통·판매 목적의 공급을 구분하는 사실관계와 자료를 함께 준비합니다. 죄명과 가담 정도에 따라 형량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양형자료도 병행해 갖추어 둡니다.
결론
공범의 지목 한마디로 사건의 얼굴이 완전히 바뀔 수 있습니다. 단순 투약자였던 사람이 공급책으로 다시 그려지는 순간, 적용되는 법정형과 구속 가능성이 전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그 진술이 나온 배경을 들여다보면, 정작 자신의 죄책을 줄이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 진술이 언제, 왜 나왔는지, 세부사항이 일관되는지, 객관적 정황과 맞아떨어지는지를 초기 조사 단계부터 촘촘히 따져 두는 것이 결과를 가릅니다. 공범이 나를 지목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면, 그 진술을 어떻게 흔들고 어떤 절차로 반박할 것인지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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