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서 나온 필로폰 잔량 봉투, 소지죄 고의를 다투다
차량서 나온 필로폰 잔량 봉투, 소지죄 고의를 다투다
법률가이드
마약/도박수사/체포/구속

차량서 나온 필로폰 잔량 봉투, 소지죄 고의를 다투다 

김강희 변호사


차량서 나온 필로폰 잔량 봉투, 소지죄 고의를 다투다


사건 개요


차량 검문이나 교통단속 도중 경찰관이 차량 내부를 살펴보다가 콘솔박스나 문짝 수납공간, 트렁크 한구석에서 손톱만한 투명 지퍼백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봉투 안에는 흰 가루가 수북이 남아 있다기보다 벽면에 옅게 들러붙은 흔적 정도만 보일 뿐이고, 육안으로는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봉투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하면, 그 미세한 흔적에서 필로폰(메트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회보가 돌아오는 일이 실제로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사자는 대개 당혹스러워합니다. "봉투 자체를 본 적도 없다", "이 차는 나 혼자 쓰는 차가 아니다", "예전 주인이 타던 차를 중고로 산 것뿐"이라는 항변이 나오지만, 수사기관은 일단 "차량 내부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된 이상 그 차를 관리·이용하는 사람에게 소지 혐의가 있다"는 전제로 수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실제로 발견된 양이 0.03g 남짓으로, 손끝으로 문질러도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극미량이라는 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극미량의 잔량이라도 마약류 성분이 감정을 통해 확인되면 소지 혐의 자체가 곧바로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잔량을 누가, 언제, 어떤 인식을 가지고 지배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 감정 결과가 어떤 절차로 확보된 것인지에 따라 실제 처벌로 이어질지 여부는 크게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툼의 중심이 되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압수의 발단이 된 차량 수색이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입니다 — 영장 없이 이뤄졌다면 형사소송법이 정한 예외 요건(체포현장 압수, 긴급압수 등)을 충족했는지가 문제 됩니다. 둘째, 그 봉투에 대한 소지의 고의, 즉 당사자가 그것이 마약류임을 인식하면서 사실상·배타적으로 지배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입니다. 셋째, 0.03g이라는 잔량의 증거가치 — 감정 결과가 정성적 확인에 그친 것인지, 그 흔적이 언제 누구에 의해 남겨졌는지까지 특정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 세 지점은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수색 절차에 하자가 있다면 그로부터 얻은 감정 결과 자체가 증거로 쓰이지 못할 수 있고, 절차에 문제가 없더라도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차량이라면 그 봉투가 누구의 지배 하에 있었는지가 다시 다퉈집니다. 그래서 이 사건의 향방은 감정서 한 장이 아니라, 수색부터 감정까지 이어지는 전체 과정을 얼마나 세밀하게 되짚어 보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소지의 고의와 배타적 지배를 다투기


마약류 소지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물건이 그 사람 주변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소지는 물건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 상태를 의미하되, 그 지배가 배타적이어야 하고 그 물건이 마약류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차량의 이용 이력과 접근 가능자를 전부 특정합니다.

봉투가 발견된 위치가 운전석 콘솔인지, 조수석 수납함인지, 뒷좌석 밑인지에 따라 누가 그 자리에 손을 댈 수 있었는지가 달라집니다. 차량 등록·보험 이력, 최근 정비·세차 시점, 렌트나 중고 매입 경위, 최근 동승자 명단을 정리해 피의자 외에 그 자리에 접근할 수 있었던 사람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냅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차량에서 나온 물건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소지를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실무의 기본 전제이므로, 이 접근 가능성 자체가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2) 감정 결과 외의 보강 정황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대법원은 마약 관련 사건에서 과학적 감정 결과 하나만으로 유죄를 단정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8024 판결 참조 — 모발감정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되었더라도 투약 시점을 특정할 수 없다면 그 결과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봉투에서 피의자의 지문이나 DNA가 함께 검출되었는지, 소변·모발 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왔는지 등 감정서 밖의 보강 정황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없다면 그 공백을 적극적으로 지적합니다.

3) 인식이 없었다는 사정을 진술과 정황으로 뒷받침합니다.

"차를 빌려줬던 지인이 흘리고 간 것 같다", "중고로 산 뒤 내부를 청소한 적이 없다"는 식의 항변은 그 자체만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문자메시지, 차량 인수 시점의 사진, 정비소 방문 기록 등 객관적으로 남는 자료로 뒷받침되어야 신빙성을 얻습니다. 인식이 없었다는 항변은 진술의 설득력보다 그 진술을 뒷받침하는 자료의 존재 여부에서 승패가 갈리므로, 수사 초기 단계부터 이런 자료를 빠짐없이 모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압수 절차와 잔량 감정의 증거가치를 다투기


설령 소지의 고의를 다투기 어려운 사정이라 하더라도, 그 증거가 어떤 절차로 확보되었고 감정이 실제로 무엇을 증명하는지는 별개로 다툴 수 있는 지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을 점검합니다.

1) 차량 수색이 영장주의 예외 요건을 실제로 충족했는지 확인합니다.

영장 없는 차량 수색은 체포현장에서의 압수·수색(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2호)이거나, 체포된 사람이 소지·보관하는 물건에 대해 체포한 때부터 24시간 이내에 이뤄지는 긴급압수(같은 법 제217조 제1항)에 해당해야 정당화됩니다. 이 경우에도 늦어도 압수한 때부터 48시간 안에 사후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해야 하고(같은 조 제2항), 이를 어기거나 애초에 어느 예외에도 해당하지 않는 상태에서 이뤄진 수색이라면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그로부터 얻은 감정 결과 자체가 증거로 쓰이지 못할 수 있습니다. 동의를 받아 수색했다는 진술이 있더라도, 그 동의가 강압적 상황에서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마찬가지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2) 감정이 정성분석에 그쳤는지, 정량 수치가 실제로 의미가 있는지를 따집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 감정은 성분의 존재 유무를 가리는 정성분석과 그 양을 수치화하는 정량분석으로 나뉩니다. 0.03g처럼 시료 자체가 극히 적은 경우 정량 수치의 오차범위가 커지거나 정성 확인에 그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감정회보서에 정량 수치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지, 감정 방법이 무엇이었는지를 확인해 다툼의 근거로 삼습니다. 아울러 봉투·차량 내부의 시료 채취부터 감정까지 이어지는 보관·이송 경위(사슬)가 기록으로 남아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 오염이나 혼입 가능성이 배제되었는지를 점검합니다.

3) 재감정·추가 감정을 요청할 실익이 있는지 판단합니다.

감정에 사용되고 남은 시료가 있다면 재감정을 신청해 최초 감정의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고, 시료가 이미 전량 소진되었다면 그 사실 자체가 재판 단계에서 다퉈볼 지점이 됩니다. 다만 재감정 신청이 항상 유리하게만 작용하지는 않으므로, 최초 감정회보서의 구체적 내용과 사건 전체의 증거관계를 먼저 살펴 실익이 있는 경우에만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론


필로폰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소지하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 대상이 되고, 필로폰이 속하는 향정신성의약품 나목을 기준으로 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3조, 제60조 제1항 제2호).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양이 적으니 크게 문제 되지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대응을 미루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러나 처벌 규정이 무겁다는 사실과, 이 사건에서 실제로 유죄가 인정될 것인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발견된 양이 극미량일수록 오히려 그 물건이 누구의 것이었는지, 어떤 인식으로 지배하고 있었는지, 그 증거가 어떤 절차로 확보되었는지를 다툴 여지가 함께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량에서 뜻밖에 이런 통보를 받으셨다면, 수색 경위와 차량 이용 이력부터 감정서의 세부 내용까지 처음부터 하나씩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3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