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유류분법, 내 상속 사건에도 소급 적용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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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유류분법, 내 상속 사건에도 소급 적용될까 

김강희 변호사


달라진 유류분법, 내 상속 사건에도 소급 적용될까


사건 개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유류분 문제로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들의 사정은 제각각입니다. 오랫동안 왕래가 끊겼던 형제자매가 뒤늦게 "내 몫도 있다"며 유류분을 요구해 오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부모님을 수십 년간 방치하거나 폭언·폭행을 일삼던 형제가 정작 상속에서는 똑같은 몫을 챙기려 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부모님을 홀로 모시고 병간호까지 도맡았는데, 정작 유류분 소송에서는 그 헌신이 전혀 셈에 들어가지 않아 답답함을 토로하십니다.

2026년 들어 유류분 제도가 크게 바뀌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럼 내 사건에도 이 새 법이 적용되느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최근 부쩍 늘었습니다. 실제로 이 질문의 답은 사안마다 다릅니다. 같은 유류분 분쟁이라도 피상속인이 언제 사망했는지,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개정 소식만 듣고 "이제 형제 유류분은 없어졌다더라", "패륜 형제는 못 받는다더라"고 단정했다가, 정작 본인 사건에는 그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 개정은 조항마다 적용 시점이 다른 '층위가 있는 개정'입니다. 어떤 부분은 이미 몇 년 전부터 효력을 잃었고, 어떤 부분은 올해 초부터 개시된 상속에만 적용되며, 어떤 부분은 지금 진행 중인 사건에서도 다툴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이 층위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핵심 쟁점


내 사건에 어느 법이 적용되는지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 즉 상속이 개시된 시점이 언제인가입니다. 둘째, 문제 되는 것이 형제자매의 유류분인지, 아니면 패륜 상속인 배제나 기여분 반영인지에 따라 적용 기준 자체가 다릅니다. 형제자매 유류분 조항(민법 제1112조 4호)은 헌법재판소가 2024년 4월 25일 단순위헌으로 결정해(2020헌가4 등) 그 즉시 효력을 잃었지만, 패륜 상속인 배제와 기여분 반영 조항은 같은 날 헌법불합치로 결정되어 국회에 개정 시한(2025년 12월 31일)이 주어졌고, 이번에 통과된 개정 민법이 그 시한을 채워 넣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개정법 부칙이 정한 경과규정(적용례)이 실제로 무엇을 기준으로 삼는지입니다. 넷째, 이미 협의나 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이라면 그 절차 안에서 새 조항을 어떻게 원용할 수 있는지입니다.

많은 분들이 "개정법이 통과됐다"는 사실 하나만 붙들고 자신의 사건에 유리하게 해석하려 하지만, 실제로는 조항별로 시간의 잣대가 다르게 적용됩니다. 이 잣대를 잘못 짚으면 애초에 근거로 삼을 수 없는 조항을 붙들고 시간만 허비하게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상속개시 시점부터 적용 법령을 확정하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개정법이 있다더라"는 소문이 아니라, 내 사건의 상속개시일과 조항의 종류를 나란히 놓고 대조하는 것입니다. 이 순서를 건너뛰고 결론부터 내리면 정반대의 판단을 하게 됩니다.

1) 상속개시일(피상속인의 사망일)을 먼저 확정합니다.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로 사망일자를 명확히 특정합니다. 이 날짜가 모든 판단의 기준점이 되므로, 사망신고일이 아니라 실제 사망일을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상속개시 후 시간이 많이 흘렀더라도, 아직 유류분반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면 개정법의 적용 여부부터 다시 짚어야 합니다.

2) 형제자매 유류분 문제라면 개정법 시행일을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인정한 민법 제1112조 4호는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의 단순위헌 결정으로 그날부터 곧바로 효력을 잃었습니다. 위헌결정은 원칙적으로 장래를 향해서만 효력이 있지만, 결정 당시 이미 법원에 계속 중이던 당해 사건과 병행 사건에는 예외적으로 소급효가 미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따라서 형제자매가 새로 유류분을 청구하려는 상황이라면 상속개시 시점을 따질 것도 없이 이미 청구 자체가 막혀 있고, 거꾸로 형제자매의 청구를 방어하는 입장이라면 이 위헌결정을 직접 근거로 들 수 있습니다.

3) 패륜 상속인 배제·기여분 반영은 상속개시 시점이 곧 갈림선입니다.

이번에 신설된 상속권 상실 선고 제도(제1004조의2)와 기여분을 유류분 산정에 반영하도록 한 규정은, 개정 민법 부칙에 따라 원칙적으로 2026년 1월 1일 이후 개시된 상속에 적용됩니다. 부모님이 그 이전에 돌아가셨다면 이 신설 조항을 직접 근거 조문으로 내세우기는 어렵고, 대신 기존 법리인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권리남용 법리로 우회해 같은 결론을 끌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지점을 놓치고 신설 조항만 인용해 서면을 준비하면, 정작 법원에서 근거 조문 자체가 배척될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진행 중인 사안이라면 경과규정을 활용해 대응 전략을 재설계하기


이미 협의나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개정법의 등장 자체가 대응 전략을 다시 짤 계기가 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패륜 상속인 배제를 별도의 가정법원 절차로 청구합니다.

상속권 상실 선고는 자동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부양의무의 중대한 위반이나 중대한 범죄행위, 장기간의 유기·학대 등 요건을 갖추어 가정법원에 별도로 청구해야 합니다. 진단서나 상담·신고 기록, 부양을 거부한 정황이 담긴 문자·통화 내역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면, 막연한 감정적 호소가 아니라 요건 사실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상속개시가 2026년 1월 1일 이후라면 이 절차를 유류분 사건과 함께 진행할지, 별도로 먼저 진행할지부터 결정해야 합니다.

2) 기여분에 상응하는 증여·유증을 유류분 산정에서 빼내는 논리를 세웁니다.

종전에는 기여분 규정이 유류분에 준용되지 않아, 아무리 오래 부양하고 간병해도 그 몫이 유류분 계산에서 통째로 무시됐습니다. 개정된 체계에서는 기여에 대한 보상 성격의 증여·유증이라는 점을 인정받으면 유류분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공제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습니다. 이를 실제로 관철하려면 동거 기간, 병간호 일지, 생활비·병원비 부담 내역, 다른 형제자매의 부양 분담 여부 등을 구체적인 자료로 갖추어 기여의 정도를 수치로 드러내야 합니다.

3) 소멸시효를 계산에 넣고 청구·대응 시점을 관리합니다.

유류분반환청구권은 상속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유증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1년,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민법 제1117조). 개정법의 적용 범위를 따지다가 이 기간을 넘기면 애초에 다툴 권리 자체가 사라집니다. 경과규정을 검토하는 동안에도 시효 중단을 위한 내용증명 발송이나 소 제기 시점은 별도로 관리해야 합니다.


결론


이번 유류분 개정은 "새 법이 생겼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형제자매 유류분은 이미 2024년부터 사라졌고, 패륜 상속인 배제와 기여분 반영은 2026년 1월 1일 이후 개시된 상속을 원칙으로 하며, 그 사이 어디에 걸쳐 있는 사건은 기존 법리로 우회할 길을 찾아야 합니다.

내 상속이 정확히 어느 층위에 해당하는지는 사망일자와 사건의 진행 단계를 함께 놓고 봐야 드러납니다. 개정 소식만으로 유·불리를 단정하기보다, 내 사건에 실제로 적용되는 조문이 무엇인지부터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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