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만들지 않아도 처벌됩니다 — 소지·시청죄 신설 이후
딥페이크, 만들지 않아도 처벌됩니다 — 소지·시청죄 신설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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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만들지 않아도 처벌됩니다 — 소지·시청죄 신설 이후 

전우석 변호사

"제가 만든 것도 아니고, 실제 촬영물도 아니잖아요." 딥페이크 사건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입니다. 안타깝지만 이 두 가지 항변은 모두 통하지 않습니다. 2024년 10월 법이 개정되면서, 딥페이크 성적 합성물은 만든 사람과 퍼뜨린 사람뿐 아니라 갖고 있거나 본 사람까지 처벌하는 구조가 완성되었기 때문입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를 단계별로 보면 이렇습니다. 사람의 얼굴·신체·음성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가공하면 그 자체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1항). 이를 유포하면 같은 형이고(제2항),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에 유포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올라갑니다(제3항). 그리고 2024. 10. 16. 신설된 제4항이 핵심입니다. 이런 편집물이나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사람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연예인 합성물이든 지인 합성물이든, 단체대화방에서 받아 저장해 두었다면 그것만으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신설 전에 받아둔 파일이니 괜찮지 않느냐"는 질문도 나오는데, 최근 대법원이 이 지점을 정리했습니다. 소지죄는 파일에 대한 지배가 계속되는 동안 성립하는 계속범이어서, 처벌규정 시행 전에 저장했더라도 시행 이후까지 그대로 갖고 있었다면 그 이후의 소지가 처벌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6도541 판결). 이 판결은 카메라등이용촬영물 소지죄와 허위영상물 소지죄 모두에 대해 같은 법리를 선언했습니다. 예전 파일이라는 이유로 안심할 수 없고, 반대로 말하면 지금 정리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수사 실무의 흐름도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딥페이크 사건은 제작·유포자 수사에서 시작해 대화방 참여자, 파일 수신·저장자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체대화방에서 합성물이 공유되었다면 방 구성원 전체의 수신 기록이 확보되는 구조여서, "받기만 했다"는 사람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때 일방적으로 전송받아 수동적으로 보게 된 것인지, 검색하거나 요구해서 받은 것인지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대화 맥락과 수신 경위가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참고로 대법원은 파일이 저장된 서버의 링크(URL)를 제공받은 것만으로는 '소지'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았으므로(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2도6278 판결), 링크를 받았을 뿐 내려받거나 열어보지 않았다면 그 지점도 구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피해자 입장이시라면 반대 방향의 대응이 필요합니다. 합성물 제작·유포는 위에서 본 것처럼 중형 대상이므로, 게시물 캡처와 URL 확보 후 신속히 고소를 진행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한 삭제·차단 지원을 병행하는 것이 실무입니다.

합성 대상이 미성년자인 경우는 조금 더 복잡합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인정되면 소지·시청만으로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어서 벌금형이 없습니다(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5항). 대법원은 실제 미성년자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라도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하면서도, 외모와 신체발육 상태, 출처와 제작 경위, 배경·상황 설정 등을 종합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에 해당하면 성착취물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도17801 판결). 실제 하급심에서는 합성임이 쉽게 드러나고 미성년 외관이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된 사례도 있어(수원지방법원 2025. 7. 17. 선고 2025고합304 판결), 결국 결과물의 외관과 설정이 갈림길이 됩니다. 다만 성착취물로 인정되지 않더라도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로는 처벌이 가능하므로, 무죄 판결이 곧 처벌 공백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학교나 또래 집단에서 벌어지는 딥페이크 사건이 바로 이 경계선에 있고, 미성년 피의자라도 형사절차와 별개로 학교폭력 절차가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하면, 딥페이크는 "장난이었다", "가짜니까 괜찮은 줄 알았다"는 인식과 실제 법정형 사이의 간극이 매우 큰 영역입니다. 만든 사람만 처벌되던 시대는 2024년 10월로 끝났고, 지금은 받은 파일을 지우지 않고 갖고 있는 것 자체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이 글에서 기억하실 한 문장입니다.

함께 읽을 글 — 대화방에 링크를 올린 행위가 배포로 평가되는 기준도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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