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된 자녀의 밀린 양육비, 지금이라도 받을 수 있을까
성인 된 자녀의 밀린 양육비, 지금이라도 받을 수 있을까
법률가이드
이혼가사 일반

성인 된 자녀의 밀린 양육비, 지금이라도 받을 수 있을까 

김강희 변호사


성인 된 자녀의 밀린 양육비, 지금이라도 받을 수 있을까


사건 개요


이혼 후 한쪽 부모가 자녀를 홀로 키웠는데, 상대방이 처음부터 양육비를 전혀 주지 않았거나 몇 년 주다가 끊어버린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당장 아이를 먹이고 입히는 일이 급하다 보니 그때그때 따지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자녀가 어느새 성년이 되고 나서야 "그때 못 받은 돈, 지금이라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김강희 변호사에게도 자녀가 이미 대학을 졸업했거나 취업까지 한 뒤에 "10년, 20년 전 밀린 양육비를 지금 청구할 수 있느냐"는 상담이 드물지 않게 들어옵니다. 상담자 대부분은 "자녀가 다 컸으니 이제 와서 청구해도 소용없는 것 아니냐"고 지레 짐작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다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양육비를 따로 정한 적이 있든 없든 과거에 실제로 부담한 양육비는 상대방에게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 인정됩니다. 다만 문제는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지금 청구해도 시효에 걸리지 않는가"이며, 이 시효를 계산하는 기준이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으로 완전히 달라졌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핵심 쟁점


"밀린 양육비"라는 말은 같지만, 법적으로는 전혀 다른 두 갈래로 나뉩니다. 첫째, 이혼 당시 협의이혼 양육비부담조서나 재판상 이혼 판결·조정조서, 또는 별도의 양육비 심판으로 액수와 지급방법이 이미 정해져 있었는데 상대방이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둘째, 애초에 양육비에 관해 아무런 합의도 심판도 없이 한쪽 부모가 그냥 혼자 자녀를 키워온 경우입니다. 이 두 경우는 청구의 성격과 소멸시효 계산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두 번째 갈래, 즉 정한 바 없이 홀로 양육한 경우의 과거 양육비 상환청구권은 대법원 1994. 5. 13.자 92스21 전원합의체 결정으로 처음 인정됐습니다. 부모의 자녀양육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발생하므로, 실제 양육하지 않은 부모도 그 비용을 분담할 의무가 있고 양육한 부모는 그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법리입니다. 문제는 이 권리를 '언제까지' 행사할 수 있느냐였는데, 종전에는 협의나 심판으로 구체적인 청구권이 성립하기 전에는 소멸시효가 아예 진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실무의 대세였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2024. 7. 18.자 2018스724 전원합의체 결정으로 이 입장을 뒤집었습니다. 이제는 자녀가 미성년으로 양육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시효가 진행하지 않지만, 자녀가 성년이 되어 양육의무가 종료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하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권 자체가 소멸한다는 것입니다. 이 판례 변경으로, 자녀가 성년이 된 지 이미 10년을 훌쩍 넘긴 사안이라면 사정이 아무리 딱해도 더는 청구할 수 없게 된 경우가 실제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밀린 양육비'의 성격부터 구분하기


상담을 받으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얼마를 받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지금 청구 자체가 가능한 상태인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 갈림길이 앞서 본 두 갈래이기 때문에,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안을 정리합니다.

1) 이미 정해진 채권이 밀려 있는 경우 — 남은 시효부터 계산합니다.

이혼 당시 작성한 양육비부담조서, 재판상 이혼의 확정판결·조정조서, 또는 별도의 양육비 심판이 있었다면 그 금액은 이미 확정된 금전채권입니다. 이 경우 시효를 다툴 이유가 없다고 안심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각 회차의 양육비 채권마다 그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개별적으로 소멸시효가 진행하며, 확정된 채권으로서 10년의 기간이 적용되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 입장입니다. 따라서 밀린 회차가 10여 년에 걸쳐 쌓여 있다면 오래된 회차부터 순서대로 이미 시효로 소멸했을 가능성이 있고, 실제로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최근 10년 치에 한정될 수 있습니다. 회차별 지급기일을 표로 정리해 어디까지가 살아있는 채권인지부터 가려냅니다.

2) 정한 바 없이 홀로 키운 경우 — 자녀의 성년 시점부터 10년을 계산합니다.

이혼 당시든 그 이후든 양육비에 관해 협의도 심판도 없었던 경우라면, 앞서 본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에 따라 자녀가 성년에 이른 날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합니다. 예컨대 자녀가 2016년에 성년이 되었다면 그로부터 10년이 되는 2026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과거 양육비 상환을 청구할 수 있지만, 그 시점을 넘기면 상대방이 아무리 오래 양육비를 주지 않았어도 더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담 초기에 자녀의 생년월일과 성년 도달일을 먼저 확인하고, 지금이 그 10년 중 어느 지점에 있는지부터 계산합니다.

3) 시효가 임박했다면 청구 자체로 진행부터 멈춥니다.

소멸시효는 완성되기 전에 재판상 청구, 즉 가정법원에 대한 심판청구를 하면 그 진행이 중단됩니다. 시효 만료가 몇 달 남지 않은 사안이라면 액수를 정밀하게 다 갖추고 나서 청구하기보다, 우선 심판청구부터 접수해 시효 진행을 막아 두고 그 뒤에 구체적인 액수를 다투는 방식으로 순서를 조정합니다. 시효가 임박한 사안에서 서류 준비에 시간을 쓰다 기간을 넘기는 일이 실제로 있기 때문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시효 안에서 액수를 확정하고 실제로 받아내기


청구가 시효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되면, 다음은 얼마를 어떻게 받아낼 것인가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1) 분담 범위를 정하는 법원의 판단 기준에 맞춰 자료를 갖춥니다.

92스21 결정은 과거 양육비 전부를 상대방에게 그대로 부담시키면 예상하지 못한 금액을 한꺼번에 떠안게 되어 가혹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은 양육을 홀로 맡게 된 경위, 그 기간 실제로 지출된 비용의 액수, 양쪽의 재산 상황과 경제적 능력, 부담의 형평성 등을 종합해 분담 범위를 정합니다. 그런 이유로 막연히 "혼자 키웠다"는 진술보다, 실제 지출한 생활비·교육비·병원비 내역을 통장 거래내역과 영수증, 학교·학원 납입증명 등으로 재구성해 제출하는 쪽이 인정받는 액수에서 큰 차이를 만듭니다.

2) 이미 정해진 채권이라면 심판이 아니라 강제집행 절차로 곧장 넘어갑니다.

협의나 심판으로 이미 확정된 양육비가 밀려 있는 경우라면 다시 액수를 다툴 필요 없이 이행을 강제하는 절차로 곧바로 진행합니다. 가사소송법 제64조의 이행명령을 신청해 상대방에게 정해진 기간 안에 지급하도록 명하게 하고, 이를 어기면 같은 법 제67조에 따라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정기적인 소득이 있다면 가사소송법 제63조의2의 직접지급명령을 통해 그 소득에서 양육비를 원천적으로 공제해 지급받는 방법도 있고, 재산명시·재산조회 신청으로 상대방의 재산을 먼저 파악한 뒤 압류에 나서는 방법도 병행합니다.

3) 지연손해금과 향후 정산 방향까지 함께 설계합니다.

밀린 양육비에는 원금뿐 아니라 지급기일부터 실제 지급일까지의 지연손해금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녀가 이미 성년이 되어 향후 양육비를 따로 다툴 필요가 없는 사안이라면, 과거분 정산에 집중해 한 번의 절차로 관계를 정리하는 쪽이 이후 분쟁의 소지를 줄입니다. 반대로 아직 미성년 자녀가 남아 있는 사안이라면 과거분 청구와 함께 장래 양육비 심판도 함께 진행해 두는 편이 절차를 중복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결론


자녀를 혼자 키워 온 세월은 돈으로 다 헤아릴 수 없지만, 법은 그 노고를 '청구권'이라는 형태로만 인정합니다. 그리고 그 청구권에는 이제 분명한 기한이 생겼습니다. 자녀가 성년이 된 지 몇 년이 지났는지, 애초에 양육비를 정한 적이 있었는지를 지금 확인해 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간이 남아 있다면 서두를수록 인정받는 자료가 많아지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청구부터 먼저 접수해 시효를 멈추는 것이 순서입니다. 지금 상황이 이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아직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42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