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달아주다 성추행 신고당한 스태프의 무죄 전략
마이크 달아주다 성추행 신고당한 스태프의 무죄 전략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

마이크 달아주다 성추행 신고당한 스태프의 무죄 전략 

김강희 변호사


마이크 달아주다 성추행 신고당한 스태프의 무죄 전략


사건 개요


촬영 현장에서 동시녹음 스태프나 음향팀 막내가 배우의 몸에 무선마이크(핀마이크) 송신기를 부착하는 장면은 매 촬영마다 반복되는 지극히 일상적인 작업입니다. 문제는 이 작업이 구조상 배우의 허리, 등, 때로는 가슴 인근에 손이 닿을 수밖에 없다는 데 있습니다. 사전 설명 없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면, 배우 쪽에서 예상치 못한 신체 접촉으로 받아들여 이를 성추행으로 신고하는 사례가 실제로 발생합니다.

급박한 촬영 스케줄 속에서 "마이크 좀 달아드릴게요"라는 말 한마디 없이 곧바로 의상 안쪽으로 손을 넣어 송신기를 채우거나 케이블을 등 뒤로 통과시키는 경우, 배우 입장에서는 그 순간 자신의 신체에 예상치 못한 접촉이 가해졌다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신고가 접수되는 순간부터 스태프는 제작사 내부 조사, 나아가 수사기관 조사까지 마주하게 되고, 현장에서 몇 초 만에 끝난 통상적 업무가 형사사건의 피의사실로 뒤바뀝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런 사건에서 무죄와 유죄를 가르는 것은 "손이 닿았는가"가 아니라, 그 접촉이 업무상 불가피하고 통상적인 방식으로, 정당한 목적 아래 이루어졌음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하는가입니다. 사실관계가 거의 같아도, 매뉴얼과 관행을 기록·증언으로 남겨 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의 결과는 크게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접촉이 강제추행죄가 요구하는 '폭행'에 해당하는지입니다. 판례는 폭행·협박이 추행에 앞서지 않아도 접촉행위 자체가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 행사이면 그것만으로 폭행에 해당한다고 보는 이른바 '기습추행' 법리를 취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도2860 판결). 둘째, 그 접촉이 객관적으로 '추행'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피해자의 의사,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셋째, 그 행위가 형법 제20조가 정한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지입니다. 넷째, 이 모든 판단의 전제가 되는 '업무 매뉴얼'과 '현장 관행'을 실제로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차적으로 얽혀 있어, 접촉의 방식·경위를 구체적으로 재구성하지 못하면 정당행위 항변도 추행 해당성 다툼도 설 자리를 잃습니다. 결국 쟁점의 무게중심은 법정에서의 진술이 아니라, 사건 훨씬 이전부터 남아 있던 매뉴얼과 기록에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기습추행' 프레임에 갇히기 전에 접촉의 경위와 방식을 사실로 재구성하기


신고가 접수되면 수사기관은 대개 피해자 진술을 중심으로 사건을 재구성합니다. 이 단계에서 스태프 쪽 답변이 "그냥 늘 하던 대로 했다"는 식의 막연한 진술에 그치면, 신빙성에서부터 밀립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접촉의 경위와 방식을 다음 순서로 사실화합니다.

1) 업무 매뉴얼로 접촉의 '필요성'과 '방식'을 소명합니다.

무선마이크 송신기는 배우의 대사와 동선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카메라에 잡히지 않아야 하므로, 허리 벨트나 등 뒤, 때로는 의상 안쪽에 부착하는 것이 촬영 현장의 표준 절차입니다. 제작사·방송사의 음향 운용 지침이나 사내 안전관리 매뉴얼에 부착 위치·순서·유의사항이 명시돼 있다면 이를 확보해, 그 접촉이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정해진 절차를 따른 것임을 소명합니다. 문서화된 매뉴얼이 없는 제작사라면, 같은 팀에서 반복돼 온 부착 순서(코디네이터 동석 → 사전 고지 → 옷 위에서 클립 고정 → 불가피한 경우 최소한의 접촉)를 당사자 진술과 동료 스태프의 증언으로 재구성합니다.

2) '현장 관행'을 목격자와 기록으로 뒷받침합니다.

같은 촬영장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마이크를 부착받은 다른 배우, 그 자리에 있었던 코디네이터·매니저·조연출의 진술을 확보합니다. 특히 신고인 본인도 과거 촬영에서 같은 방식으로 여러 차례 마이크를 부착받아 왔다면, 그 이력 자체가 이번 접촉이 특이하거나 일탈적인 것이 아니라 반복돼 온 통상적 절차였음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정황이 됩니다.

3) 사전 고지·동의 정황을 확보합니다.

"마이크 달아드릴게요"와 같은 사전 언급이 있었는지, 배우가 특정 부위를 피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그에 따랐는지, 코디네이터·매니저를 통해 우회적으로 동의를 구했는지 등 접촉 이전의 의사소통 정황을 재구성합니다. 이 정황이 뚜렷할수록, 접촉이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 행사였다는 기습추행의 전제 자체가 흔들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접촉의 '객관적 성격'과 정당행위 항변으로 다투기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다투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쟁점은 그 접촉이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였는지, 그리고 설령 형식적으로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되는지입니다.

1) 접촉의 부위·방식이 '추행'의 객관적 기준에 미달함을 구체화합니다.

대법원은 추행 해당 여부를 피해자와의 관계, 행위에 이른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접촉이 옷 위에서 짧게 이루어졌는지, 신체의 성적으로 민감한 부위를 직접 스치지 않았는지, 다른 스태프가 지켜보는 개방된 장소에서 이루어졌는지 등 구체적 태양을 하나하나 정리하면, 이 접촉이 성적 만족을 구하는 경향성이 드러나는 행위가 아니라 순수하게 업무적 필요에 따른 것이었음이 드러납니다.

2) 정당행위 항변으로 위법성 자체를 다툽니다.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가 인정되려면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상당성, 법익균형성, 긴급성, 보충성이라는 다섯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17도2760 판결). 마이크 부착이 촬영 진행이라는 정당한 업무 목적을 위한 것이었고, 그 방법이 현장에서 통용되는 통상적 절차를 벗어나지 않았으며, 짧은 시간 내 최소한의 접촉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이 다섯 요건에 하나씩 대응시켜 정리하면, 설령 접촉 자체는 인정되더라도 처벌할 만한 위법행위로 평가되지 않는다는 항변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3) 진술의 일관성과 조사 대응 전략을 함께 준비합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당사자가 당황해 "기억이 안 난다"거나 상황을 축소·과장해 진술하면, 이후 매뉴얼과 관행으로 쌓아 올린 정황증거의 신빙성까지 흔들립니다. 조사에 앞서 접촉의 경위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고, 매뉴얼·목격자 진술과 어긋나지 않는 일관된 진술을 준비하는 것이 실질적인 결과를 좌우합니다.


결론


이 유형의 사건은 촬영 현장의 오래된 관행이 언어로 정리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스태프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늘 이렇게 해왔다"는 감각만으로는 수사기관도, 법원도 설득되지 않습니다.

매뉴얼과 관행을 구체적인 기록과 증언으로 재구성해 두었는가, 그리고 그 접촉이 정당행위의 다섯 요건에 비추어 어디까지 설명되는가가 이 사건의 결과를 가릅니다. 이미 신고가 접수되었거나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접촉의 경위를 지금부터라도 정리해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36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