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생강 원물차를 제조·판매하는 소규모 농업회사법인이 의뢰인이었습니다. 관할 지자체는, 의뢰인이 블로그에 올린 제품 홍보글에 연동된 판매 링크 하단에 "비염에 좋은차"라는 문구가 노출된 것을 두고 식품표시광고법이 금지하는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광고'에 해당한다며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했습니다. 문제가 된 문구는 의뢰인이 광고 소재로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라, 오래전 검색 설정 과정에서 입력해 둔 데이터가 광고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노출된 것이었습니다. 정작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는 상품 상세페이지에는 '비염' 관련 표현이 전혀 없었습니다.
저희는 이 사건을 맡아 원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본안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처분의 집행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멈추기 위해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영업정지 1개월은 기간이 짧아 손해가 가볍다고 보이기 쉬운 처분입니다. 여기에 처분청은 이미 경감기준을 적용해 2개월을 1개월로 줄였다는 점, 위반 문구를 삭제했으니 손해도 크지 않다는 점을 들어 집행정지를 다투었습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온라인 직접 판매와 거래처 납품·OEM 제조라는 두 축으로 굴러가는 영세 법인이었고, 식품제조·가공 영업 자체가 정지되면 두 채널이 한꺼번에 끊기는 구조였습니다. 단 1개월의 전면 중단만으로도 그동안 쌓아 온 영업 기반 전체가 무너질 수 있었습니다. 결국 관건은 ① 본안에서 처분이 취소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과 ② 처분이 집행되면 나중에 승소하더라도 돈으로 되돌릴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한다는 점을, 법원이 납득할 만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3. 집행정지 인용을 이끈 변론
첫째, 이 사건 처분에는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비염에 좋은차"라는 표현은 원재료인 생강의 일반적 효능을 반영한 것에 불과하여, 식품표시광고법이 금지하는 광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의뢰인의 제품은 국내산 생강 100%로만 이루어져 제품이 곧 원재료이고, 생강이 호흡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사회에 널리 알려진 상식적 건강 정보입니다. 원재료의 효능을 소개한 데 그친 광고의 처분사유를 부정한 하급심 판결들(그래놀라 "심장병 예방", 막걸리 "암예방" 등)을 원용해, 질병명과 효능을 함께 명시한 표현조차 위법이 아니라고 본 이상 이 사건 문구는 더욱 그러하다고 밝혔습니다. 상대방이 든 반대 판결은 한의사 개발·복용법 안내 등 제품을 의약품처럼 오인하게 하는 표현이 여럿 결합된 사안으로서 이 사건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둘째, 재량권 일탈·남용의 소지를 부각했습니다. 처분청은 스스로 이 사건을 '고의성 없는 사소한 부주의'로 보아 경감기준을 적용했는데, 이는 곧 영업정지에 갈음한 과징금 부과가 가능한 사안임을 자인한 것입니다. 시정이 이미 완료됐고 소비자 피해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정명령·과징금 같은 완화된 수단을 배제한 채 영업 전부를 정지시킨 것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한다고 따졌습니다.
셋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추상적 우려가 아니라 확정적 사실로 구성했습니다. 매출이 끊긴 상태에서도 계속 나가는 인건비·임대료·대출 원리금, 위탁생산계약에 명시된 지체보상금과 계약 해지 조항, 온라인 플랫폼의 판매자 등급 하락과 검색 노출 경쟁력 상실, 유통기한이 있는 재고의 폐기를 계약 문언과 자료로 뒷받침했습니다. 특히 처분청과 동일한 지자체가 시행하는 시설현대화 지원사업의 대상자로 이미 선정돼 있어, 영업정지가 집행되면 그 사업의 이행과 보조금 지원까지 잃을 위험이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손해들은 영업정지가 끝난 뒤에도 효과가 이어지거나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것들이었습니다.
4. 결과
법원은 신청을 받아들여, 본안판결 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했습니다. 이로써 임박했던 영업정지의 집행을 막고, 본안 소송에서 충실히 다툴 기회를 확보했습니다.
5. 이 사건의 시사점
집행정지는 본안의 승패와는 별개로, 다투는 동안 처분이 집행되어 회사가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는 것을 막아 주는 절차입니다. 특히 영세 사업자에게는 짧은 기간의 영업정지도 존립을 흔들 수 있어, 그 손해가 "돈으로 되돌릴 수 없는" 것임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드러내느냐가 인용 여부를 가릅니다. 이 사건처럼 재량권 행사나 처분사유 자체에 다툴 여지가 있는 경우라면, 본안에서 다투는 것과 별개로 집행을 멈춰 두는 대응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업정지나 과징금 같은 행정처분 통지를 받았다면, 집행 시점이 닥치기 전에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를 뒷받침할 자료의 확보와 소명이 어려워지고, 일단 집행이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피해가 남기 때문입니다. 부당한 처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집행이 임박하기 전에 변호사와 대응 방향을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