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자세교정 접촉으로 고소당했다면 — 지도관행의 다툼
사건 개요
PT 수업 중 트레이너가 회원의 자세를 잡아 주기 위해 허리, 골반, 무릎, 어깨 등을 짚어 주는 것은 지도 과정에서 매일 일어나는 일입니다. 스쿼트 자세에서 무릎 방향을 바로잡거나, 데드리프트에서 골반 정렬을 확인하려면 손으로 직접 짚어 주는 것 말고는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순간의 접촉이 시간이 지나 전혀 다른 국면으로 돌아오는 경우입니다. 세션 도중에는 아무 말이 없던 회원이 며칠 뒤, 혹은 환불이나 계약 갈등이 불거진 뒤에 그 접촉을 강제추행으로 고소하는 사례가 상담에서 드물지 않게 들어옵니다. 트레이너 입장에서는 "지도를 위해 자연스럽게 짚었을 뿐인데 성범죄 피의자로 조사를 받게 됐다"는 당혹감을 먼저 토로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곧 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은 그 접촉이 통상적인 지도행위의 범위를 벗어나 회원의 의사에 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그것이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평가되는지를 따집니다. 이 지점을 조사 초기부터 어떻게 소명하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핵심 쟁점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에 성립합니다(형법 제298조). 그런데 판례는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선행된 경우뿐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곧 추행행위인 경우도 강제추행에 포함시킵니다. 이른바 '기습추행'으로, 이 경우의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기만 하면 그 힘의 세기를 묻지 않습니다(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029 판결). PT 중의 접촉이 고소로 이어지는 사건 대부분이 이 '기습추행' 구도로 제기됩니다.
그러나 이는 그 접촉이 애초에 '추행'으로 평가된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대법원은 추행에 해당하는지를 피해자의 의사, 성별·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며, 이 판단에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습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9517 판결). 다시 말해 "성적 의도가 없었다"는 항변만으로는 방어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그 접촉이 애초에 지도행위의 정상 범주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객관적 정황으로 세워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접촉을 '통상적 지도행위'로 객관화하기
방어의 출발점은 그 접촉이 성적 함의를 가진 별도의 행위가 아니라, PT라는 서비스 자체에 내재된 지도행위였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세우는 데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사전 고지·동의의 기록을 확보합니다.
PT 계약서나 오리엔테이션 자료에 자세교정 과정에서 신체접촉이 있을 수 있다는 안내가 있었는지, 첫 세션에서 트레이너가 "자세를 봐드리기 위해 짚겠습니다" 등으로 미리 고지한 정황이 있었는지를 문자, 상담 녹취, 동료 트레이너의 진술을 통해 확보합니다. 이런 사전 고지가 있었다면 '회원의 의사에 반하는' 접촉이라는 전제 자체가 흔들립니다.
2) 접촉의 부위·강도·지속시간을 특정합니다.
헬스장 CCTV, 동시간대 인근에 있던 다른 회원·직원의 목격 진술을 통해 접촉이 허리·어깨·무릎 등 자세교정에 통상 필요한 부위에 국한됐는지, 순간적으로 짚었다 떼는 지도성 접촉이었는지를 시간·부위 단위로 구체화합니다. 은밀한 신체 부위나 필요 이상으로 긴 접촉이 아니었음을 이렇게 재구성해 두면, '기습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는 정황 자체가 좁혀집니다.
3) 동일한 지도 방식이 다른 회원에게도 적용됐음을 확인합니다.
특정 회원에게만 다른 방식으로 접촉한 것이 아니라, 모든 수강생에게 성별·연령을 불문하고 동일하게 적용되는 지도 관행이었음을 다른 회원들의 PT 세션 기록, 예약 로그, 동료 트레이너의 진술로 뒷받침합니다. 오히려 유독 그 회원에게만 접촉 방식을 달리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므로, 이 대조 작업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지점입니다. 이는 그 접촉이 특정 개인을 겨냥한 성적 의도의 소산이 아니라 반복되는 업무 관행의 연장선이었음을 보여 주는 핵심 정황이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진술의 신빙성과 정황증거로 고의를 다투기
접촉이 지도행위의 범주 안에 있었다는 점을 세운 뒤에는, 고소에 이른 경위와 진술 자체의 신빙성을 함께 다퉈야 합니다.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사건에서는 그 진술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신빙성을 갖추어야 유죄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므로, 이 단계의 대응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1) 고소에 이르게 된 경위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합니다.
PT 비용 환불 요구, 계약 해지 분쟁, 세션 횟수·스케줄을 둘러싼 갈등, 다른 트레이너로의 교체 요청 등 고소 시점 전후로 있었던 관계 악화 정황을 문자·통화 기록·환불 신청서·상담 접수 내역으로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접촉이 있었다는 세션 이후에도 한동안 정상적으로 수업이 이어졌는지, 고소가 갈등이 불거진 특정 시점부터 갑자기 등장했는지를 대조해, 고소가 접촉 그 자체보다 다른 갈등에서 촉발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제시합니다.
2) 진술의 일관성을 검토합니다.
최초 신고 시의 진술과 이후 경찰·검찰 조사 단계의 진술 사이에 접촉 횟수, 부위, 시간, 당시 주고받은 말에 대한 설명이 달라진 지점이 없는지 조서와 녹취를 대조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진술의 구체성이 오히려 늘어나거나, 애초에는 언급이 없던 정황이 뒤늦게 추가되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은데, 이런 변화는 진술이 기억이 아니라 재구성에 가깝다는 정황으로 작용합니다. 사소해 보이는 진술 번복이라도 그 지점을 짚어 신빙성을 흔드는 근거로 정리해 제출할 가치가 있습니다.
3) 성적 맥락을 뒷받침할 정황의 부재를 부각합니다.
성적인 언사, 단둘이 있는 밀실로의 유도, 필요 이상의 반복 접촉 시도 등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평가될 만한 부수 정황이 없었다는 점을 개방된 운동공간, 상시 근무 중인 다른 직원·회원의 존재, 통상적인 영업시간이라는 객관적 사실로 정리해 제시합니다. 이런 정황의 부재는 접촉을 통상적 지도행위로 보는 판단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됩니다.
결론
자세교정을 위한 신체접촉은 PT라는 서비스의 성격상 피하기 어려운 부분이며,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곧 범죄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조사 초기에 이 점을 소명하지 못하면, 나중에 그것이 지도 관행이었음을 입증하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고소 사실을 접했다면 당황한 채로 진술부터 서두르기보다, 계약서·CCTV·동료 진술 등 지도 관행을 뒷받침할 자료부터 정리한 뒤 조사에 임하는 순서가 필요합니다. 특히 첫 조사에서 나온 진술은 이후 뒤집기가 매우 어려우므로, 자료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대질이나 진술에 응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무엇을 확보하고 어떻게 진술해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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