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교섭 거부당하는 비양육친 — 이행명령과 변경심판
사건 개요
이혼하며 조정이나 심판으로 "매월 둘째·넷째 주 토요일" 식으로 면접교섭일을 정해 두었는데, 정작 그날이 되면 양육친 쪽에서 "아이가 아프다", "학원 스케줄이 바뀌었다", "다음에 보자"는 식으로 계속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한두 번은 그러려니 넘기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비양육친 입장에서는 아이 얼굴 한 번 보는 일이 매번 상대방의 기분과 사정에 달린 문제가 되어 버립니다.
더 답답한 것은, 문자로 항의해 봐도 "그럼 소송하든가"라는 식의 반응이 돌아오거나 아예 답이 없는 경우입니다. 감정적으로 다투는 것 말고 실제로 강제할 방법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몰라 시간만 흘려보내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미 면접교섭에 관한 심판·조정조서가 있는데 상대방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이행명령을 통해 압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행명령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안이 실무상 적지 않은데, 그 이유와 그다음 수단인 면접교섭 변경심판을 함께 이해해야 실제로 아이를 만날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이행명령을 신청하려면 애초에 면접교섭을 정한 심판·조정조서·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같은 집행권원이 있어야 하는지입니다(가사소송법 제64조). 둘째, 양육친의 거부에 자녀가 아파서 못 만났다는 정도를 넘어 실제로 인정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입니다. 셋째, 이행명령을 위반했을 때 실제로 어떤 제재가 가능한지 — 과태료의 한도와 감치가 가능한 사안인지입니다. 넷째, 애초에 정해진 면접교섭 조건 자체가 모호하거나 비현실적이어서 마찰이 반복된다면, 변경심판으로 조건을 다시 세울 수 있는지입니다.
이 중 셋째 지점, 즉 제재 수단의 실제 한계를 정확히 아는 것이 전략을 세우는 데 특히 중요합니다. 금전채무나 유아인도와 달리, 면접교섭은 제재의 성격이 달라 이행명령만 반복해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이행명령으로 거부의 명분을 없애고 실질적 압박 만들기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지금 손에 쥔 서류가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 상태인지입니다. 이행명령은 이미 정해진 의무를 강제하는 절차이지, 처음부터 조건을 만드는 절차가 아니기 때문에 순서를 잘못 잡으면 시간만 허비합니다.
1) 집행권원이 있는지부터 점검합니다.
가사소송법 제64조에 따른 이행명령은 판결·심판·조정조서·조정을 갈음하는 결정 등으로 자녀와의 면접교섭 허용의무가 이미 특정되어 있어야 신청할 수 있습니다. 협의이혼 당시 구두로만 합의했거나 문자로 대략의 일정만 주고받은 정도라면, 이행명령 이전에 먼저 면접교섭에 관한 심판이나 조정부터 받아 집행권원을 확보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고 이행명령부터 신청하면 각하되어 시간만 지연됩니다.
2) '정당한 사유' 없음을 기록으로 쌓습니다.
법원은 이행명령을 하기 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상대방을 심문하고 의무 이행을 권고하는데, 이 자리에서 양육친은 대개 자녀의 컨디션이나 일정 변경을 이유로 댑니다. 이런 사유가 매번 반복되는 패턴인지, 자녀의 실제 상태와 무관하게 만들어진 핑계인지를 가리려면 거부 통보를 받은 문자·메신저 기록, 거부 당시 자녀의 실제 일정(학교·학원 출결 등)을 시점별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이 기록이 쌓일수록 법원 심문 단계에서 정당한 사유 항변이 힘을 잃습니다.
3) 과태료·감치의 실제 한계를 알고 그다음 수를 준비합니다.
이행명령을 위반하면 가정법원은 권리자의 신청에 따라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67조). 다만 금전지급의무나 유아인도의무 불이행과 달리, 면접교섭 허용의무 불이행에는 감치가 인정되지 않습니다(가사소송법 제68조). 양육친을 구금하면 그 순간 자녀를 돌볼 사람이 없어져 오히려 자녀 복리가 훼손된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즉 이행명령·과태료만으로는 계속 버티는 상대방을 완전히 굴복시키기 어려운 구조이므로, 처음부터 다음 단계인 변경심판과 손해배상 청구까지 함께 준비해 두는 것이 실질적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면접교섭 변경심판으로 이행 가능한 조건을 다시 설계하기
이행명령을 몇 차례 거쳐도 거부가 반복된다면, 문제의 뿌리가 상대방의 태도만이 아니라 애초에 정해진 조건 자체가 애매하거나 지키기 어렵게 설계되어 있는 데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법 제837조의2 제3항은 가정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때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면접교섭을 제한·배제·변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 조항은 면접교섭을 줄이는 방향뿐 아니라 이행 가능하도록 다시 짜는 방향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1) 인도 시간·장소·방법을 구체적인 숫자와 지명으로 특정합니다.
"매월 둘째·넷째 주 토요일"처럼 요일만 정해 두면 정확한 시각과 장소를 두고 다시 다툴 여지가 남습니다. 변경심판을 청구할 때는 인도 시각(예: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오후 6시까지), 인도 장소(자녀 거주지 인근의 특정 장소), 이동 수단과 동행 여부까지 구체적으로 정해 달라고 청구 취지에 담아야, 이후 상대방이 "정확히 언제·어디서인지 몰랐다"는 식의 핑계를 댈 여지 자체를 없앨 수 있습니다.
2) 취소·변경 사유를 미리 제한하는 조항을 넣습니다.
자녀의 컨디션을 이유로 한 일방적 취소가 반복되는 사안이라면, 취소 가능 사유를 발열 등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경우로 한정하고, 취소 시에는 정해진 기간 내 대체일을 지정하도록 하는 조항을 청구 취지에 포함시킵니다. 자녀와의 통화·화상통화 등 비대면 접촉 수단을 별도로 정해 두면, 대면 일정이 부득이 조정되더라도 접촉 자체가 끊기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반복된 거부를 손해배상 청구의 근거로 함께 남깁니다.
변경심판과 별개로, 법원은 사안에 따라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면접교섭을 방해한 행위를 불법행위로 보아 위자료를 인정하기도 합니다. 앞서 이행명령 단계에서 쌓아 둔 거부 기록과 자녀와의 관계 단절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변경심판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자료인 동시에,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는 증거가 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기록을 이원적으로 — 변경심판용, 손해배상용 — 관리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결론
면접교섭 거부는 한 번 두 번 넘어가다 보면 어느새 몇 달, 몇 년으로 늘어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와의 관계는 그 공백만큼 회복하기 어려워지므로, 상대방의 거부가 패턴으로 굳어지기 전에 대응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행명령으로 압박하되 그 한계를 알고, 조건 자체가 문제라면 변경심판으로 이행 가능한 형태로 다시 설계하는 것 — 이 두 단계를 함께 준비했는가가 실제 결과를 가릅니다. 지금 상대방의 거부가 반복되고 있다면, 어떤 절차부터 밟아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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