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사려고 판매자에게 연락해 대금까지 보냈는데, 정작 마약은 받지 못한 채 거래가 끝나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당수는 "실제로 마약을 손에 넣지도 못했는데 처벌까지 받겠느냐"고 생각하지만,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과 형법은 이런 상황을 '매수 미수'로 규정해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대금을 보낸 시점, 판매자가 잠적한 경위, 애초에 거래 물건이 진짜 마약이었는지에 따라 미수와 예비·음모, 불능미수의 경계가 갈리기 때문에 이 차이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마약 매수가 실패로 끝나도 처벌되는 법적 근거와, 어디서부터 실행의 착수가 인정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마약 매수 미수, 왜 처벌 대상이 되나 — 미수범의 기본 구조
형법 제25조는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여 행위를 종료하지 못하였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한 때"를 미수범으로 규정하고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마약을 사는 행위, 즉 매수는 판매자로부터 마약을 넘겨받아 소지하게 되는 순간 완성되는데(기수), 그 전 단계에서 거래가 중단되면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므로 형법상 미수의 전형적인 형태에 해당합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를 각각 제58조·제59조·제60조에서 별도로 처벌하는데, 세 조문 모두 매매(매수 포함)에 대해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습니다.
즉 마약을 실제로 손에 넣었는지 여부는 처벌 여부를 가르는 절대적 기준이 아닙니다. 마약류 범죄가 국민 건강과 사회 질서에 미치는 위해가 크다고 보아, 입법자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단계에서도 처벌할 필요성을 인정하고 각 벌칙 조항마다 미수범 처벌 규정을 명시해 둔 것입니다. 다만 미수범의 형은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도록 형법 제25조 제2항이 정하고 있어, 실제로 마약을 수수하지 못했다는 사정은 처벌 여부가 아니라 양형 단계에서 고려되는 요소가 됩니다.
마약을 실제로 건네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처벌 자체를 막는 사유가 아니라, 마약류관리법이 별도로 마련해 둔 미수범 처벌 규정에 따라 여전히 형사책임을 지는 근거가 된다.
실행의 착수는 언제 인정될까 — 대금을 보낸 순간부터
미수범이 되려면 우선 "범죄의 실행에 착수"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실행의 착수는 그 이전 단계인 예비·음모와 미수를 가르는 경계선입니다. 마약 매매의 경우 실행의 착수 시점을 판단하는 실무의 기준은, 매수인이 판매자에게 대금을 송금하거나 가상자산(코인)을 전송하는 등 매매계약의 이행에 근접·밀착한 행위로 나아갔는지입니다. 대금을 보낸 순간 매수인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이행행위를 사실상 마친 것이어서, 그 이후 물건을 실제로 받았는지는 기수 여부만을 좌우할 뿐 실행의 착수 자체는 이미 인정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반대로 아직 대금을 보내지 않고 판매자와 가격·물량·거래 방식을 흥정하거나, 특정 약물의 종류와 시세를 물어보는 데 그친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단계는 아직 매매계약의 이행에 근접했다고 보기 어려워, 범죄 실현을 위한 준비행위인 예비·음모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제58조)의 경우 매매 목적의 예비·음모를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별도 처벌하지만, 향정신성의약품·대마의 예비·음모는 조문별로 처벌 여부와 형량이 다르므로 대화만 오간 단계라고 해서 항상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 문의·시세 확인 — 원칙적으로 예비·음모 단계, 실행의 착수 미인정 사례가 많음.
가격·물량 흥정까지만 진행 — 사안에 따라 예비·음모로 평가될 여지가 큼.
대금 송금·가상자산 전송 완료 — 실행의 착수 인정, 매수 미수 성립 가능.
마약을 실제로 교부(소지 이전)받음 — 매수죄 기수.
마약 매수에서 실행의 착수를 가르는 분수령은 대화의 내용이 아니라 대금이 실제로 건너갔는지 여부다.
판매자가 돈만 받고 잠적해도 매수인은 처벌된다
텔레그램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매수인이 대금을 먼저 보냈는데도 판매자가 연락을 끊고 잠적해버리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도 위에서 본 기준에 따르면, 대금을 송금한 시점에 이미 매매계약 이행에 근접한 행위가 있었던 것이므로 매수 미수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판매자가 애초부터 마약을 넘겨줄 생각이 없었던 이른바 '먹튀' 사기였다 하더라도, 매수인의 형사책임 판단에서는 매수인 자신이 무엇을 하려 했는지가 기준이지 판매자가 실제로 약속을 지켰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실무에서는 수사기관이 매수인의 계좌 이체 내역, 가상자산 전송 기록, 메신저 대화 내용을 확보해 마약을 사려는 의사와 대금 지급 사실을 함께 입증하는 방식으로 매수 미수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대금을 보냈더라도 판매자가 처음부터 연락을 차단해 더 이상 아무런 진전이 없었던 사안에서는, 실행의 착수를 인정하지 않고 예비·음모에 그친다고 판단한 사례도 일부 존재합니다. 결국 거래가 어느 단계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됐는지, 대금 지급과 물건 인도 약속이 실제로 맞물려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릴 수 있어, 수사 초기 단계에서 이 사실관계를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약이 아니었다면? — 가짜였을 때의 불능미수 문제
매수인이 마약이라고 믿고 대금을 지급했는데, 실제로는 판매자가 애초에 마약이 아닌 물질을 보냈거나 아예 아무 물건도 보내지 않은 완전한 사기였던 경우는 어떨까요. 형법 제27조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것이 이른바 불능미수입니다. 마약류 범죄의 경우, 매수인이 진짜 마약을 사려는 의사로 대금까지 지급한 이상 거래된 물질이 실제로는 마약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일반인의 관점에서는 여전히 위험성이 인정된다고 보아 불능미수로 처벌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됩니다.
불능미수는 처벌 자체를 면하는 '불능범(무죄)'과는 다릅니다.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아 애초에 결과 발생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평가되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불능범으로 무죄가 되고, 그 밖에는 불능미수로 형사책임을 지되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을 뿐입니다. 최근 대법원도 이와 유사한 법리 위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할 고의로 실행에 착수했으나 대상의 착오로 다른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해 불능미수가 성립한 사안(대법원 2025. 5. 29. 선고 2025도2199 판결)에서, 불능미수도 마약류의 중독성으로 인한 재범 위험을 고려한 약물중독 재활교육 이수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투약이 아닌 매수 사안이라도 대상의 착오로 결과 발생이 불가능했던 경우 위험성을 기준으로 형사책임을 판단한다는 기본 골격은 동일합니다.
사려던 물건이 실제로는 마약이 아니었다는 사정은 무죄를 뜻하지 않는다 — 형법 제27조는 위험성이 있는 한 불능미수로 여전히 처벌한다.
마약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매수 미수의 처벌 수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규제 대상을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 세 유형으로 나누고 처벌 조문도 각각 달리 둡니다. 마약(양귀비·아편·코카인 계열 등)의 매매는 제58조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무거운 법정형이 적용되고, 이 조문에 규정된 죄의 미수범도 처벌 대상입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다시 오남용 위험성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세분되어 있어, 등급이 높을수록 마약에 준하는 중형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은 등급일수록 그보다 가벼운 법정형이 적용되는 구조이며, 이 역시 제59조가 미수범 처벌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대마의 매매는 제60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고, 마찬가지로 미수범을 처벌합니다.
실무에서 빈번하게 문제되는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은 향정신성의약품 중에서도 오남용 위험성이 매우 높은 등급으로 분류돼, 매매가 적발되면 마약에 준하는 수준의 중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수 미수라 해서 처벌 수위가 자동으로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며, 어떤 종류의 물질을 얼마의 양으로 사려 했는지, 그 물질이 마약류관리법상 어느 조문의 규율 대상인지에 따라 적용 법조와 법정형의 상한이 먼저 정해지고, 그 안에서 미수라는 사정이 감경 요소로 고려되는 순서로 판단이 이뤄집니다.
미수와 기수의 경계 — 대법원이 보는 기준
매수 미수와 매수 기수를 가르는 기준은 실행의 착수보다 더 뒤에 있는 '결과 발생' 시점입니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20도2893 판결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대마 또는 향정신성의약품 매매행위의 기수 시기를 "마약류에 대한 소지의 이전이 완료된 때"로 판단했습니다. 즉 매매계약을 체결하거나 대금을 지급한 것만으로는 기수에 이르지 않고, 실제로 마약을 건네받아 소지가 매수인에게 넘어온 순간 비로소 매수죄가 완성된다는 것입니다.
이 기준을 앞서 본 실행의 착수 시점과 함께 놓고 보면, 대금을 보낸 때부터 마약을 실제로 건네받기 전까지의 구간이 바로 매수 미수가 성립하는 시간대입니다. 이 구간에서 거래가 어떤 이유로 끝나든 — 판매자의 일방적 잠적, 배송 도중 적발, 수사기관의 검거 등 — 매수인은 이미 실행에 착수한 이상 미수범으로서의 형사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반대로 마약을 실제로 건네받은 순간부터는 미수가 아니라 기수로 평가되므로, 자신의 사안이 어느 지점에서 멈췄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방어 전략을 세우는 출발점이 됩니다.
이 구분은 양형에서도 실질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같은 물질, 같은 거래 시도라도 대금만 보내고 끝난 미수 사안과 실제로 투약까지 이어진 기수 사안은 재범 위험성 평가와 처단형의 출발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압수된 택배·우편물의 도달 여부, 수령 장소에서의 검거 경위, 계좌 이체와 물건 수령 사이의 시간 간격 등 세부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는 작업이 실제 사건에서는 매우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수사 초기 대응이 중요한 이유
마약 매수 미수 사건은 대금 이체 내역, 메신저·SNS 대화 기록, 통신 내역 등 객관적 증거가 남는 경우가 많아 초기 조사 단계에서부터 사실관계를 다투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초범이고 매수량이 소량이며 실제로 마약을 투약하지 않은 사안이라면, 수사기관이 재범 위험성과 중독 정도를 함께 평가해 기소유예나 약식기소로 사건을 종결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다만 이는 사안마다 결론이 다른 재량적 판단 영역이어서, 미수에 그쳤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선처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조사 초기에는 진술 태도, 자백 여부, 마약류 중독 재활교육이나 치료 프로그램 이수 의사를 밝히는지 등이 이후 처분 수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실행의 착수가 인정되는 시점, 거래된 물질의 종류와 양, 판매자와의 대화 내용에 비추어 예비·음모에 그친 것으로 다툴 여지가 있는지 등은 사건 초반에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판단해야 하는 문제이므로, 수사 단계에서부터 사실관계와 법리를 함께 검토하며 대응하는 것이 이후 절차에서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는 데 중요합니다.
특히 압수한 휴대전화의 메신저 대화방을 복원해 매수 시도의 횟수나 다른 거래 정황까지 함께 살펴보는 경우가 많아, 이번 건 하나만이 아니라 이전의 문의 이력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는 마약류 사건에서도 동일하게 보장되므로, 조사에 앞서 사실관계를 스스로 정리해 어떤 부분이 실행의 착수에 해당하고 어떤 부분이 단순 문의에 그쳤는지를 구분해 두는 것이 방어권 행사의 첫걸음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약을 사려고 대금만 보내고 실제로 받지 못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그렇습니다. 대금을 송금하거나 가상자산을 전송하는 행위는 매매계약 이행에 근접·밀착한 행위로 보아 실행의 착수가 인정되므로, 마약을 실제로 받지 못했더라도 매수 미수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미수범의 형은 기수범보다 감경될 수 있습니다.
Q. 판매자에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지 단순히 문의만 한 경우도 처벌되나요?
A. 대금 지급 등 구체적인 이행행위로 나아가지 않고 시세나 종류를 물어보는 데 그쳤다면, 실행의 착수가 인정되지 않아 예비·음모 단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마약(제58조)의 경우 매매 목적의 예비·음모도 별도로 처벌되므로 대화 내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사려던 것이 가짜였다면, 즉 실제로는 마약이 아니었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형법 제27조는 대상의 착오로 결과 발생이 불가능했더라도 위험성이 있으면 불능미수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어, 마약이라고 믿고 대금을 지급한 이상 실제 물질이 무엇이었는지와 무관하게 불능미수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마약 종류에 따라 매수 미수의 처벌 수위도 달라지나요?
A. 그렇습니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를 각각 제58조·제59조·제60조에서 달리 처벌하고 법정형도 다르므로, 어떤 물질을 사려 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과 형량 상한이 먼저 정해지고 그 범위 안에서 미수라는 사정이 감경 요소로 고려됩니다.
Q. 판매자가 돈만 받고 잠적한 것도 저에게 불리한 증거로 쓰이나요?
A. 계좌 이체 내역이나 메신저 대화 기록 자체가 매수 의사와 대금 지급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판매자가 실제로 물건을 넘겼는지는 매수인의 형사책임 판단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Q. 초범이고 소량을 사려다 미수에 그쳤다면 선처를 기대할 수 있나요?
A. 재범 위험성, 매수량, 투약 여부, 진술 태도 등을 종합해 수사기관이 기소유예 등으로 종결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사안별 재량 판단이어서 미수라는 사정만으로 결과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조사 초기 단계의 대응이 이후 처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맺음말
마약을 사려다 마약을 손에 넣지 못했다는 사정은 처벌을 피하게 해주는 사유가 아닙니다. 대금을 보낸 시점에 이미 실행의 착수가 인정되어 매수 미수의 형사책임이 발생할 수 있고, 사려던 물건이 실제로는 마약이 아니었더라도 위험성이 있다면 불능미수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직 대금을 보내지 않고 문의나 흥정 단계에 머물렀다면 예비·음모에 그쳐 판단이 달라질 여지도 있으므로, 자신의 상황이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거래가 중단된 경위와 증거 관계는 사안마다 달라 같은 '미수'라도 결과가 크게 갈릴 수 있습니다. 수사 초기에 사실관계와 법리를 함께 정리해 대응하는 쪽이 이후 절차에서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행의 착수 시점을 다투는 것인지, 불능미수의 위험성 판단을 다투는 것인지, 아니면 양형 자료를 보완하는 것인지에 따라 대응의 방향 자체가 달라지므로 사건 초반의 판단이 특히 중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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