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기 중 빌린 돈, 편취 고의 추정을 뒤집는 법
돌려막기 중 빌린 돈, 편취 고의 추정을 뒤집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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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막기 중 빌린 돈, 편취 고의 추정을 뒤집는 법 

김강희 변호사


돌려막기 중 빌린 돈, 편취 고의 추정을 뒤집는 법


사건 개요


사업을 하다 보면 한 곳에서 빌린 돈으로 다른 곳의 대출을 막고, 그 자리를 또 다른 대출로 메우는 시기가 옵니다. 이른바 '돌려막기'입니다. 당장 사업을 접을 정도는 아니고, 매출도 여전히 나오고 있어서 조금만 버티면 정상화될 거라 생각하며 지인이나 사채업자에게 급전을 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결국 사업이 회복되지 못하고 그 마지막 돈까지 갚지 못했을 때 벌어집니다.

돈을 빌려준 사람은 "그 사람은 처음부터 빌린 돈으로 다른 빚을 막고 있었다, 애초에 갚을 생각도 능력도 없었다"며 사기로 고소합니다. 경찰 조사에서도 흔히 같은 논리가 등장합니다. 차용 당시 이미 여러 채무를 돌려막던 상태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빌릴 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편취의 고의를 추정하며 수사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돌려막기 상태였다는 사정만으로 편취의 고의가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도 같은 취지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관건은 그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그 사정을 얼마나 구체적인 자료로 남겨 두었는지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의 결론을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사기죄의 편취 고의는 차용이라는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원칙입니다(형법 제347조). 빌릴 때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그 후 갚지 못한 것은 민사상 채무불이행일 뿐 형사상 사기가 아닙니다. 둘째, '돌려막기 중이었다'는 사정 자체가 편취 고의를 곧바로 추단하는 근거는 되지 못한다는 판례 법리입니다.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은, 피고인이 차용 후 사업을 접고 카드 돌려막기로 기존 채무를 관리했다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만한 합리적 의심의 해소가 어렵다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셋째, 그럼에도 수사 초기 단계에서는 돌려막기 정황이 고의를 추정하는 출발점으로 실무상 쉽게 쓰인다는 현실입니다. 넷째, 그 추정을 깨려면 당시 매출·재력을 보여주는 자료와 회생을 위해 실제로 노력한 흔적을 어떻게 구성해 제출하는가입니다.

이 네 지점은 순서대로 이어집니다. 원칙과 판례가 있어도, 그것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으면 수사기관의 심증을 바꾸지 못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차용 당시 변제능력을 객관적 자료로 재구성하기


편취 고의를 반박하는 출발점은 "그때는 갚을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막연히 "그때는 사정이 괜찮았다"고 진술하는 것만으로는 수사기관의 추정을 흔들지 못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자료를 재구성합니다.

1) 당시 매출·소득 자료로 재력을 입증합니다.

세금계산서, 카드매출전표, 부가가치세 신고 자료, 통장 거래내역 등을 통해 차용 시점의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을 재구성합니다. 위 대법원 판결에서도 피고인이 차용금의 상당 부분을 변제했고 약정 이자를 꾸준히 지급한 사정이 무죄 취지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됐습니다. 돌려막기 중이었어도 매출 자체는 유지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숫자로 보여줄수록, "빌릴 때부터 갚을 능력이 없었다"는 추정은 힘을 잃습니다.

2) 이자·일부 변제 이력을 정리합니다.

이자를 계속 지급했거나 원금 일부를 갚아 온 이체 내역, 영수증은 애초에 갚을 의사가 있었다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입니다. 편취의 고의는 처음부터 갚을 생각이 없었는지가 핵심이므로, 차용 이후에도 성실히 이행하려 한 흔적이 시계열로 남아 있다면 그 자체가 강력한 반박 자료가 됩니다.

3) 피해자의 자금사정 인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피해자가 채무자의 사업 부진이나 다른 채무의 존재를 이미 알면서도 돈을 빌려준 정황이 있다면, 애초에 기망행위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점을 부각할 수 있습니다. 지인 간 거래, 반복된 대여 이력, 사업 상황을 공유한 대화 기록 등이 이때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돌려막기 = 고의'라는 프레임을 회생 노력으로 깨기


수사기관이 돌려막기 정황을 편취 고의의 근거로 삼는 이유는, 그 상태를 그대로 방치한 채 계속 빚만 늘린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실제로는 정상화를 위해 애썼다는 사실을 증거로 남겨 두었다면 이 프레임 자체를 깰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사업 정상화·구조조정 노력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거래처 변경, 재고 정리, 인건비·임차료 절감, 신규 매출처 확보 시도 등 실제로 사업을 살리려 했던 조치를 계약서, 이메일, 문자, 회의 기록 등으로 정리합니다. 이런 자료는 "빚만 돌리며 손 놓고 있었다"가 아니라 회생을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는 사실관계를 뒷받침합니다.

2) 채무조정·회생절차 시도 이력을 확보합니다.

개인회생·워크아웃 신청, 채권자와의 변제계획 협의를 시도한 이력이 있다면 이는 갚을 의사가 끝까지 유지되고 있었다는 유력한 정황입니다. 신청서 접수 내역, 채권자와 주고받은 협의 문서를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면, 차용 당시부터 그 이후까지 일관된 태도였음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3) 수사 초기 단계에서 소명자료로 방향을 정합니다.

위 자료들을 경찰 조사 단계에서 의견서 형태로 미리 정리해 제출하면, 사건이 송치·기소로 넘어가기 전에 민사상 채무불이행 문제라는 점을 부각시킬 여지가 커집니다. 형사 절차는 뒤로 갈수록 방향을 되돌리기 어려우므로, 초기 대응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특히 큽니다.


결론


돌려막기 중이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사실이 편취 고의를 추정하는 유력한 출발점으로 쓰이는 것도 현실이어서, 그 추정을 깨는 몫은 결국 당사자가 얼마나 구체적인 자료를 준비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당시의 매출과 재력, 그리고 회생을 위해 실제로 기울인 노력을 증명 가능한 형태로 갖추었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지금 유사한 상황에서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어떤 자료를 어떻게 정리해 제출할지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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