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관리지역이니 건물을 지을 수 있겠지, 지목이 대지니까 바로 허가가 나오겠지라고 생각하고 토지를 매수했다가 개발이 막히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토지를 개발할 수 있는지는 지목이나 용도지역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입도로가 확보되어 있는지, 농지나 산지에 해당하는지, 경사도와 배수계획은 적절한지, 주변 경관과 환경에 문제가 없는지까지 함께 심사합니다. 결국 토지 인허가는 땅을 산 뒤 시작하는 절차가 아니라, 계약 전에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토지 인허가란 토지를 깎거나 메우고, 건물을 짓거나, 농지와 산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행정청으로부터 받는 허가·신고·승인을 통틀어 말합니다.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원하는 방식으로 바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A가 창고를 짓기 위해 토지를 샀더라도 해당 토지가 농지라면 농지전용 절차가 필요할 수 있고, 산지라면 산지전용허가를 검토해야 합니다. 여기에 건축허가와 토지 형질변경을 위한 개발행위허가까지 연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첫 단계에서는 토지이용계획확인서, 토지대장, 지적도, 등기부와 현장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성토·절토도 허가 대상, 건물을 짓지 않아도 개발행위가 될 수 있다
개발행위허가는 건축물을 짓는 경우에만 필요한 절차가 아닙니다. 토지를 깎거나 메우는 절토·성토, 토석 채취, 일정한 토지분할, 녹지·관리·자연환경보전지역에서 장기간 물건을 쌓아두는 행위도 허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사진 밭을 평평하게 만든 뒤 주차장으로 사용하려고 흙을 반입했다면, 아직 건물을 짓지 않았더라도 토지 형질변경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미 허가받은 높이나 면적, 옹벽 위치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경미한 변경이 아니라면 변경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현장에서 “처음 허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임의로 변경하면 원상회복명령이나 형사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건축허가 하나면 전부 끝나나… 의제돼도 다른 법의 기준은 그대로 심사
건축허가를 받으면 개발행위허가 등 일부 관련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는 인허가의제 제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건축허가 신청서만 제출하면 관련 허가가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닙니다. 의제받으려는 농지전용, 산지전용, 개발행위허가 등에 필요한 서류를 함께 제출해야 하고, 주된 허가청은 관계 행정기관과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무엇보다 인허가가 의제되더라도 관련 법률의 실체적 요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산지전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건축허가만으로 산지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사업자는 의제 방식으로 한 번에 처리할지, 각각의 허가를 별도로 받을지를 사업 구조에 맞춰 정할 수 있습니다.
농지전용은 개발행위허가와 심사 목적이 다르다
농지에 공장이나 창고, 주택, 주차장을 설치하려면 원칙적으로 농지전용허가 또는 신고·협의 대상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개발행위허가가 토지 형질변경과 주변 환경, 기반시설의 적정성을 종합적으로 보는 절차라면, 농지전용은 농업생산 기반으로 사용되는 토지를 다른 목적으로 전환해도 되는지를 별도로 심사하는 절차입니다.
따라서 개발행위허가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농지전용도 당연히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농업진흥지역인지, 전용하려는 목적과 면적이 적정한지, 주변 농업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농지를 매수한 뒤 “건축허가 신청 때 같이 처리하면 된다”고 생각하기보다 계약 전 농지 담당부서와 전용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산지전용은 경사도와 재해 위험이 변수, 나무가 적어도 산지일 수 있다
산지에 건축물이나 도로를 설치하려면 산지전용허가 또는 신고 대상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현장에 나무가 거의 없거나 밭처럼 사용되고 있더라도 법적으로 산지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실제 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산지전용에서는 산지의 종류와 면적뿐 아니라 평균경사도, 표고, 입목 상태, 토사유출과 붕괴 위험, 배수계획, 복구계획 등이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예를 들어 B가 산비탈 토지를 매입해 펜션을 지으려 했으나 진입도로와 배수시설 계획이 부족하고 토사유출 위험이 크다면 개발행위허가와 산지전용허가 모두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농지전용과 마찬가지로 산지전용허가도 개발행위허가와 별도로 충족해야 하는 독립적인 심사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더불어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할 때에는 신청인이 해당 토지를 개발할 권한이 있다는 자료가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토지 소유자라면 소유권 자료가, 매수 전이거나 임차한 토지라면 사용승낙서 등 사용권을 증명할 자료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형질변경이나 토석채취의 경우 배치도와 사업 관련 도서, 공작물 설치라면 설계도서, 건축을 위한 형질변경이라면 건축물의 용도와 규모에 관한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공공시설을 폐지·대체·신설하는 경우에는 관련 조서와 도면, 예산내역이 필요하고, 위해 방지·환경오염 방지·경관·조경 계획도 제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신청서보다 중요한 것은 계획대로 공사해도 안전하고 주변에 피해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설계자료입니다.
서류가 빠지면 바로 불허가? 보정 기회를 제대로 활용해야
신청서나 첨부서류가 부족하면 행정청은 통상 부족한 항목을 보완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단순히 서류 한 장을 추가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배수계획이나 진입도로, 옹벽 구조처럼 사업계획 자체를 수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정 요구를 받은 뒤 기한 내에 충분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신청이 반려되거나 불허가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행정청이 법령에서 정하지 않은 자료를 과도하게 요구하거나, 보정 내용이 불명확하다면 구체적인 근거와 보완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보정 공문, 담당자와 협의한 내용, 제출한 자료 목록을 모두 남겨두어야 이후 불허가처분을 다툴 때 심사 과정이 적정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발행위허가는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되는 영역입니다. 토지의 경사도, 수목 상태, 주변 토지이용, 배수, 경관, 재해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주민이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불허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태양광시설을 설치하려는 토지에 대해 주민들이 토사유출과 경관 훼손을 우려한다면, 행정청은 막연한 민원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경사도와 배수시설, 토사유출 가능성, 저감대책을 객관적인 자료로 판단해야 합니다. 신청인 역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데 그치지 말고 배수계획, 구조검토, 재해저감 자료 등을 통해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합니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8두49796 판결,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0두43722 판결).
개발행위허가가 거절됐다면? 법원이 허가 여부를 처음부터 다시 정하지는 않는다
개발행위허가가 불허된 경우에는 행정심판이나 취소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발행위허가는 재량행위이므로, 법원이 사업성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행정청을 대신해 허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송에서는 행정청이 사실관계를 잘못 판단했는지, 비슷한 토지와 달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했는지, 예상되는 피해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운 제한을 했는지 등 재량권 일탈·남용이 핵심 쟁점이 됩니다.
신청인은 배수·재해·경관상 문제가 없거나 보완조건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행정청도 불허가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그 판단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결국 불허가처분서의 문구만 볼 것이 아니라 신청 당시 제출자료와 심의·협의 내용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매수하려면 매도인과 매수인이 공동으로 토지거래계약 허가를 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와 개발행위허가는 서로 목적이 다른 절차입니다. 토지거래허가는 해당 토지를 실제로 어떤 목적으로 취득하고 이용할 것인지를 심사하고, 개발행위허가는 구체적인 형질변경이나 건축행위가 계획법상 허용되는지를 봅니다.
따라서 개발행위허가 가능성이 있더라도 토지 취득 목적이 허가기준에 맞지 않으면 거래허가를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토지거래허가를 피하려고 명의를 나누거나 허위 이용목적을 작성하는 계약은 효력이 부정될 수 있고, 허가 후에도 승인받은 이용목적에 따라 토지를 사용해야 합니다(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다212178 판결).
허가서를 받았다고 바로 굴착하면 안 된다… 조건과 후속 절차 먼저 확인
개발행위허가 후 실제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허가조건, 사업기간, 이행보증금, 농지·산지전용 관련 부담금, 도로점용이나 배수시설 협의, 건축허가 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허가도면과 다르게 공사하면 변경허가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현장 시공자에게 허가조건과 도면을 정확히 전달해야 합니다.
허가 신청서에는 착공일과 준공예정일을 기재하지만, 모든 개발행위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하나의 착수기한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기간 제한과 실효·취소 가능성은 허가서의 조건, 지방자치단체 조례, 연계된 농지·산지·건축 관련 허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허가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공작물 설치, 토지 형질변경, 토석채취 등을 완료한 경우에는 필요한 준공검사까지 받아야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토지 인허가의 핵심은 신청서를 잘 쓰는 것보다 해당 토지가 계획한 사업에 적합한지를 먼저 확인하는 데 있습니다. 용도지역과 지목뿐 아니라 농지·산지 여부, 진입도로, 상하수도와 배수, 경사도, 개발행위 제한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여부를 계약 전에 살펴야 합니다.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필요한 인허가를 받지 못하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지, 계약금과 설계비를 어떻게 처리할지 특약으로 정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현재 창고·공장·주택·태양광시설 등을 계획하며 토지 매수를 검토하고 있거나, 이미 개발행위허가가 거절된 상황이라면 토지이용계획확인서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저희는 농지·산지전용 가능성, 개발행위허가 기준, 인허가의제 범위, 불허가처분의 위법성, 매매계약상 인허가 특약까지 함께 검토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향을 제시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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