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타절의 정의와 합의서 작성 방법
공사타절의 정의와 합의서 작성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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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타절의 정의와 합의서 작성 방법 

최용석 변호사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자금 조달이 막히거나, 공사대금이 연체되고, 시공 품질이나 공정 지연을 둘러싼 갈등이 커져 더 이상 공사를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깁니다. 이때 현장에서는 흔히 “공사를 타절한다”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작업자와 장비가 현장에서 철수했다고 해서 도급계약이 자동으로 정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 시공했는지,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지, 남은 자재와 장비는 누가 가져가는지, 추가 손해를 청구할 수 있는지까지 정리해야 비로소 공사타절이 마무리됩니다. 결국 공사타절의 핵심은 공사를 중단하는 행위가 아니라, 중단 시점까지의 권리와 의무를 문서로 확정하는 데 있습니다.

공사타절은 공사가 완성되기 전에 당사자 합의 또는 일방의 의사표시에 따라 공사를 중단하고, 그 시점까지의 공사대금을 정산하는 것을 말합니다. 실무에서는 공사대금 미지급, PF 자금 조달 실패, 수급인의 공정 지연이나 시공능력 부족, 설계변경 갈등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합니다.

당사자가 타절합의서를 작성해 계약관계를 정리하면 법적으로는 도급계약의 합의해지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합의해지의 경우 손해배상청구권을 별도로 유보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이후 손해배상을 다시 청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타절 당시에는 단순히 “공사를 여기서 끝낸다”는 내용뿐 아니라, 기성금과 추가 손해까지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광주지방법원 2017. 10. 26. 선고 2016가합60862 판결).

타절합의서에는 무엇을 적어야 하나… 금액보다 먼저 확정해야 할 항목

공사타절은 가능하면 공사타절합의서 또는 공사타절정산합의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합의서에는 당사자, 타절 사유, 공사중지 기준일, 현재까지의 기성고, 최종 정산금액, 지급 시기와 방법, 남은 자재와 장비의 처리, 현장 인도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특히 합의서에 적힌 금액이 최종 확정금인지, 감정이나 추가 확인을 거쳐 정산할 예정금인지 분명히 해야 합니다. “추후 협의한다”는 문구만 남기면 협의 범위와 기준을 두고 다시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공사타절합의서는 처분문서이므로, 당사자가 서명하고 내용이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재대로 의사표시가 인정됩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2. 7. 12. 선고 2021가단144090 판결).

또한 공사타절에서 가장 크게 다투는 문제는 “현재 공사가 몇 퍼센트 진행되었는가”입니다. 공사계약금액이 10억 원이고 수급인이 70%를 시공했다고 주장한다면 7억 원이 기성금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도급인이 실제 완성된 부분은 50%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 바로 분쟁이 발생합니다.

이때 법원 감정이나 당사자 합의에 따른 감정을 통해 기성고 비율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감정인은 설계도면, 공사내역서, 현장 상태, 시공 물량, 공정표 등을 대조해 실제 시공된 부분을 확인합니다. 또 타절 전 시공자가 한 부분과 이후 다른 업체가 시공한 부분이 섞여 있는지, 하자나 미시공 부분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감정 결과가 나오면 무조건 따라야 하나… 당사자는 어떤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가

감정인의 판단은 중요한 증거가 되지만, 그 결과가 곧바로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 과정에서 누락된 공정이 있거나, 잘못된 단가가 적용되었거나, 다른 업체가 시공한 부분까지 기존 수급인의 기성으로 계산되었다면 당사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감정보완 신청, 사실조회, 추가 자료 제출, 감정인에 대한 질문 등을 통해 감정 결과의 오류를 구체적으로 지적해야 합니다. 단순히 “감정 결과가 너무 낮다”거나 “생각보다 높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공사일보, 자재반입 내역, 세금계산서, 현장 사진, 작업자 출근부 등을 통해 어느 부분이 잘못 산정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기성고는 실제 지출한 돈과 같은가? 원칙은 완성된 공사의 가치

수급인은 공사에 실제로 5억 원을 지출했으니 최소한 5억 원은 정산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미완성 공사의 타절 정산은 특별한 합의가 없다면 실제 지출비용보다 기성고 비율을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즉 수급인이 자재를 비싸게 구입하거나 인력을 비효율적으로 운영해 많은 비용을 지출했더라도, 실제 완성된 공사 가치가 그보다 낮다면 지출액 전부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당사자가 실제 지출비용을 기준으로 정산하기로 명확하게 합의했다면 그 합의에 따를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러한 합의가 있었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당사자가 증명해야 합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4. 9. 10. 선고 2022가단115426 판결, 대법원 2019. 12. 19. 선고 2016다24284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더불어 타절 후 수급인이 자재비, 인건비, 장비 임차료 등을 추가로 청구하려면 실제 지출 사실과 해당 비용이 공사 수행을 위해 필요하게 발생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자재 매입 세금계산서와 계좌이체 내역, 근로계약서, 급여대장, 출근부, 장비임대계약서, 공사일보, 자재반입 확인서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하지만 비용을 지출했다는 자료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 자재가 실제 해당 현장에 반입되었는지, 타절 후 회수하거나 다른 현장에 사용하지 않았는지, 인건비가 실제 공사에 투입된 근로자에게 지급되었는지까지 연결되어야 합니다. 특히 하도급 공사에서는 타절 이후 발생한 자재 공급대금에 대해 별도의 지급 합의가 없다면 도급인에게 곧바로 지급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의정부지방법원 2024. 9. 10. 선고 2022가단115426 판결).

“이후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추가 청구는 완전히 막히는가

공사타절합의서에는 흔히 “이후 공사와 관련해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들어갑니다. 이런 조항은 일반적으로 최종 정산과 분쟁 종결의 의미를 가지므로, 수급인이 이후 추가 공사비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데 큰 장애가 됩니다.

법원도 합의서 내용이 명확하고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나 기망이 없다면 이의 포기 조항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모든 청구가 무조건 차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합의 당시 알 수 없었던 항목인지, 정산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된 비용인지, 상대방의 기망이나 강박이 있었는지, 추가 정산을 별도로 약속한 자료가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이의 포기 조항의 범위는 합의서 전체 문언과 체결 경위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대구지방법원 2024. 1. 11. 선고 2023나303150, 2023나303167 판결).

도급인 책임으로 공사가 멈췄다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 유보 문구가 핵심

도급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거나 PF 대출에 실패해 공사가 중단되면, 수급인은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인력과 장비를 철수해야 하는 손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기성고 외에 기계 임차료, 현장 인력 유지비, 철수비, 기대이익 등의 손해배상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타절합의서를 작성하면서 손해배상청구권을 유보하지 않고 최종 정산에 합의했다면, 합의해지 이후 별도 손해배상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도급인의 귀책사유로 타절한다”는 문구만으로 손해배상청구권까지 당연히 유보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손해를 추가 청구하려면 “본 합의금과 별도로 공사중단으로 발생한 장비임차료, 인력유지비 및 손해배상청구권을 유보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안전합니다(광주지방법원 2017. 10. 26. 선고 2016가합60862 판결).

하지만 손해배상청구권을 명시적으로 유보하지 않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추가 손해 청구가 어렵습니다. 다만 합의서가 기성고 정산만을 대상으로 했고 공사중단 손해까지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언상 명확하거나, 당사자들이 별도의 손해 정산을 예정했다는 자료가 있다면 다르게 판단될 여지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합의서에 “기성금은 우선 3억 원으로 정산하되, 장비 철수비와 인력 대기비는 추후 별도 협의한다”고 적혀 있다면 그 항목은 포기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본 합의금 외에 어떠한 명목의 금원도 청구하지 않는다”고 정했다면 추가 청구는 매우 어려워집니다. 결국 손해배상 가능성은 타절 사유 자체보다 합의서가 무엇을 최종적으로 정리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타절합의금 지급일을 PF 대출 후로 정해도 될까?

공사현장에서는 자금 부족 때문에 “PF 대출 실행 후 타절합의금을 지급한다”는 조건을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약정은 지급 시기가 확정된 날짜가 아니라 장래 발생 여부가 불확실한 사실에 연결된 불확정기한부 약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PF 대출 실행 여부가 전적으로 도급인의 의사와 능력에 달려 있고, 도급인이 사실상 자금조달 목적을 달성했다면 지급기한이 도래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급인이 계속 대출이 실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급을 무기한 미룰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타절합의서에는 가능하면 “PF 실행 후”라는 표현만 두지 말고, 최종 지급기한이나 대체 지급조건까지 함께 정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부산고등법원 2023. 9. 21. 선고 2023나51482 판결).

대표가 아닌 현장소장이 서명해도 유효한가

타절 협상은 현장소장이나 담당 임원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회사 명의로 계약을 해지하고 거액의 정산금까지 확정할 권한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대리권이 없는 사람이 타절합의서에 서명했다면 회사가 나중에 무권대리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인등기사항증명서, 위임장, 인감증명서, 사내 결재자료 등을 통해 상대방 대리인의 권한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타절합의는 계약 종료와 권리 포기를 포함하는 중요한 행위이므로, 단순한 현장관리 권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광주지방법원 2021. 9. 17. 선고 2021가합31 판결).

공사타절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사를 멈추는 시점보다 그때까지의 법률관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정리하느냐입니다. 타절 기준일과 기성고 산정방식, 감정 절차, 최종 정산금액, 추가 자재비와 인건비의 포함 여부, 손해배상청구권 유보, 잔여 자재와 현장 인도 방법을 모두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특히 “모든 이의를 포기한다”는 문구에 서명한 뒤 추가 비용을 청구하려 하면 매우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정산되지 않은 항목은 반드시 예외로 명시해야 합니다.

현재 공사대금 미지급이나 자금 조달 실패, 공정 지연으로 공사타절을 검토하고 있다면 현장에서 먼저 철수하거나 구두로 합의하기보다 계약서와 기성자료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법률사무소 강현에서는 기성고 감정 기준, 추가 자재비·인건비 인정 가능성, 손해배상 유보 문구, 이의 포기 조항의 범위까지 검토해 공사타절 이후 다시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정산 방향을 제시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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