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위력 간음죄 — 추행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이유
업무상 위력 간음죄 — 추행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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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업무상 위력 간음죄 — 추행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이유 

강대현 변호사

직장 상사나 채용 담당자, 계약 갱신을 결정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그 우월한 위치를 이용해 성적 요구를 해오면, 피해자는 폭행이나 협박을 당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게 처벌 대상이 될까"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법과 성폭력처벌법은 이런 상황을 별도의 범죄로 규정해 두고 있는데, 문제는 같은 위력을 이용한 행위라도 결과가 간음이었는지 추행이었는지에 따라 적용 법률과 형량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 왜 형량 차이가 그렇게 큰지, 폭행·협박이 없었는데도 정말 처벌될 수 있는지는 실제로 자주 헷갈리는 지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와 추행죄가 어떻게 구분되고 형량이 왜 갈리는지, 그리고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란 — 형법 제303조의 구성요건

형법 제303조 제1항은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첫째 행위자와 피해자 사이에 업무·고용 기타 관계로 인한 보호·감독관계가 있어야 하고, 둘째 그 관계에서 비롯된 위계 또는 위력이 행사되어야 하며, 셋째 그 결과 간음, 즉 신체 결합을 수반하는 성적 행위에 이르러야 합니다.

일반 강간죄(형법 제297조)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은 폭행·협박이 요건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강간죄는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요구하지만, 업무상위력등에의한간음죄는 지위나 권세를 이용한 위계·위력만으로도 성립합니다. 채용 여부, 인사평가, 재계약 결정권처럼 눈에 보이는 물리력이 없는 압박도 충분히 이 죄의 구성요건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법률이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자가 그 사람을 간음한 경우는 같은 조 제2항에서 10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더 무거운 별도 법정형으로 다루고 있어, 이 글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업무·고용관계와는 구분됩니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죄란 — 성폭력처벌법 제10조와 어떻게 다른가

간음에 이르지 않는 성적 행위는 형법이 아니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이 규율합니다.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여기서 추행이란 간음에 이르지 않는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접촉 등을 말하며,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지거나 강제로 입맞춤을 하는 행위, 옷 위로 이루어진 접촉이라도 성적 의미를 갖는 행위 등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두 조문은 보호·감독관계에서 위계 또는 위력을 사용했다는 요건은 완전히 같지만, 규정된 법률 자체가 다릅니다. 간음은 형법 제303조에, 추행은 성폭력처벌법 제10조에 각각 나뉘어 있는 것은 입법 단계에서부터 침해의 정도에 따라 처벌 체계를 분리해 둔 결과입니다.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는 결국 행위가 간음에 이르렀는지 아닌지의 사실관계 문제로 귀결되고, 이 판단에 따라 적용 법률과 법정형 상한이 통째로 달라집니다.

  • 공통 요건 — 업무·고용 기타 관계로 인한 보호·감독관계, 위계 또는 위력의 행사.

  • 간음(형법 제303조) — 신체 결합을 수반하는 성적 행위. 7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 추행(성폭력처벌법 제10조) — 간음에 이르지 않는 성적 신체접촉 등.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

같은 위력이라도 행위가 간음에 이르렀는지 여부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형법 제303조 vs 성폭력처벌법 제10조)과 법정형 상한이 통째로 갈린다.

'위력'은 어떻게 판단하나 — 폭행·협박이 없어도 성립하는 이유

피감독자간음·추행 사건에서 가장 많이 다투는 지점은 결국 '위력이 있었는가'입니다. 대법원 2019. 9. 9. 선고 2019도2562 판결은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위력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즉 손 하나 대지 않고 말 몇 마디만으로도, 그 말이 상대방의 인사·고용상 지위를 좌우할 수 있는 사람의 입에서 나왔다면 위력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판결은 위력으로써 간음·추행하였는지를 판단할 때 고려할 요소도 제시합니다.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이용한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이는 결국 사건마다 정황이 다르므로 어느 한 요소만으로 단정할 수 없고, 인사평가권·채용결정권·재계약결정권처럼 상대방의 생계나 경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권한을 쥔 사람의 언행은 그 자체로 위력 판단에서 무겁게 취급될 여지가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무에서는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는지가 종종 쟁점이 됩니다. 다만 판례가 말하는 위력의 개념상, 지위 관계 자체가 피해자로 하여금 적극적인 거부나 신고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면, 명시적인 거부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위력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관계에서는 침묵이나 소극적 대응이 자유의사가 이미 제압된 상태를 보여주는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어, 조사 과정에서는 관계의 성격과 당시 정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음과 추행, 형량이 왜 다르게 매겨지나 — 침해 정도의 문제

두 죄가 보호하려는 법익은 똑같이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입니다. 그런데도 법정형이 7년 대 3년, 3천만원 대 1천500만원으로 크게 벌어지는 이유는 침해의 정도가 다르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간음은 신체 결합을 수반하는 가장 직접적인 형태의 침해로 평가되는 반면, 추행은 그에 이르지 않는 성적 행위로서 상대적으로 낮은 법정형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이 구조는 강간죄(형법 제297조, 3년 이상 유기징역)와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의 관계와도 맥이 같습니다.

다만 법정형 상한이 낮다고 해서 추행 사건이 실무에서 가볍게 처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양형은 행위의 반복성, 피해자와의 관계, 피해자의 나이, 사건 이후 피해 회복 정도, 2차 피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해지므로, 법정형 상한이 낮은 죄목이라도 사안에 따라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죄명만 보고 형량을 예단하기보다, 구체적인 행위 태양과 정황이 양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두 죄 사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구조적 차이도 하나 더 있습니다. 형법 제300조(미수범)는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 등 제297조부터 제299조까지의 미수범만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제303조(업무상위력등에의한간음)는 여기서 빠져 있고, 성폭력처벌법 제15조(미수범) 역시 제3조부터 제9조까지의 죄만 미수범 처벌 대상으로 열거해 제10조(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즉 간음이나 추행에 실제로 이르지 못하고 시도에 그쳤다면 이 두 조문만으로는 미수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그 실행 과정에서 폭행·협박에 준하는 유형력이 동원되었다면 강제추행죄 등 다른 죄명으로 의율될 여지는 별도로 검토됩니다.

실제로 어떤 상황이 여기 해당하나 — 인사·채용·회식 자리의 사례

업무상위력등에의한간음·추행죄가 실제로 문제 되는 장면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인사평가권을 가진 팀장이 평가 시즌을 앞두고 부하 직원에게 성적 요구를 하는 경우, 채용 면접관이 합격 여부를 암시하며 지원자에게 접촉을 시도하는 경우, 계약직 근로자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상급자가 그 권한을 배경 삼아 부적절한 요구를 하는 경우, 회식 자리에서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상급자가 지속적으로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로 죄가 성립하는지는 보호·감독관계의 존부와 위력의 행사 여부를 개별적으로 따져봐야 합니다. 정규직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만 문제 되는 것이 아니라, 인턴이나 계약직처럼 고용 형태가 불안정한 사람이 상대방일수록 사실상의 우월적 지위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위력 판단에서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 인사평가권·채용결정권·재계약결정권처럼 상대방의 생계·경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권한이 있는지.

  •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행위가 반복되었는지, 그 거부가 명시적이었는지.

  •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시점(업무시간·회식자리 등)과 관계의 지속성.

  • 피해자가 그 권한 관계 때문에 즉시 저항하거나 신고하기 어려웠던 사정이 있었는지.

조사 단계에서는 메시지·메신저 대화, 업무 일정표, 인사평가 자료, 목격자 진술처럼 관계의 성격과 행위 정황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쪽이 유리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사건 직후의 상황을 기록해 두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데 도움이 되고,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도 관계의 실제 성격과 당시 정황을 구체적으로 소명할 자료를 갖추는 것이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처벌로 끝나지 않는다 —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적 결과

업무상위력등에의한간음죄(형법 제303조)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가 정의하는 '성폭력범죄'에 포함되는 죄목입니다. 이 때문에 유죄가 확정되면 같은 법 제42조가 정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할 수 있고, 등록된 정보는 일정 기간 관리되며 경우에 따라 취업제한 등 부수적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0조에 규정된 추행죄 역시 같은 법 체계 안에 있는 범죄인 만큼 유죄 확정 시 신상정보 등록과 관련한 절차에서 함께 검토됩니다.

등록 기간도 선고형에 연동됩니다. 같은 법 제45조에 따르면 3년 이하의 징역·금고형을 선고받으면 15년, 3년 초과 10년 이하이면 20년, 10년을 초과하면 30년 동안 등록정보가 보존·관리됩니다. 추행죄는 법정형 상한 자체가 3년이라 징역형이 선고되더라도 대체로 15년 구간에 머무르지만, 간음죄는 법정형 상한이 7년이어서 선고 결과에 따라 20년 구간까지 넘어갈 수 있습니다. 형량 차이가 신상정보 등록이라는 부수적 결과의 기간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사내 징계, 채용 관계였다면 향후 이력에 남는 불이익까지 함께 따져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사절차에서의 대응이 이후 민사·행정적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어떤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해 두는지가 이후 절차 전반에 영향을 줍니다.

합의해도, 고소하지 않아도 처벌될 수 있다 — 비친고죄의 의미

2013년 형법 개정으로 친고죄를 정하고 있던 옛 형법 제306조가 삭제되면서, 업무상위력등에의한간음·추행죄는 비친고죄가 되었습니다.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기관이 인지한 이상 수사와 기소가 가능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더라도 그 자체로 공소권이 소멸하지는 않습니다. 과거처럼 "고소를 취하하면 사건이 끝난다"는 식의 대응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피해자와의 합의나 처벌불원 의사는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공소권 자체를 없애지는 못해도, 형종 및 형량을 정하는 양형 단계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사건 초기부터 수사 대응과 별개로 피해 회복·합의 절차를 함께 진행할지를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업무상 위력 간음죄와 추행죄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A. 신체 결합을 수반하는 간음에 이르렀는지 여부로 구분됩니다. 간음이면 형법 제303조가, 그에 이르지 않는 성적 접촉이면 성폭력처벌법 제10조가 적용되며, 두 죄 모두 업무·고용 등 관계에서 위계 또는 위력을 행사했다는 요건은 공통입니다.

Q.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네, 이 죄는 폭행·협박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위계 또는 위력만으로 성립합니다. 대법원은 위력을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으로 보고 있어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Q.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이 죄는 비친고죄이므로 고소가 없어도 수사와 처벌이 가능하고, 합의가 있더라도 공소권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는 양형에서 유리한 요소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가 등록되나요?

A. 형법 제303조의 간음죄는 성폭력처벌법이 정한 성폭력범죄에 해당해 유죄 확정 시 같은 법에 따른 신상정보 등록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등록 여부와 기간은 선고형과 개별 사안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추행죄로 기소되면 간음죄보다 가볍게 끝나나요?

A. 법정형 상한 자체는 추행죄가 간음죄보다 낮지만, 실제 선고는 행위 태양·반복성·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종합해 정해지므로 가볍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사안에 따라 추행죄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Q. 상사와 부하 직원 관계에서만 문제가 되나요?

A. 아닙니다.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보호·감독을 받는 관계면 되므로 범위가 넓습니다. 정규직 상사-부하 관계뿐 아니라 계약직·인턴, 채용 과정의 지원자와 면접관 사이처럼 사실상 우월한 지위가 있는 관계라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와 추행죄는 보호·감독관계에서 위계 또는 위력을 행사했다는 점은 같지만, 행위가 간음에 이르렀는지에 따라 적용 법률과 형량이 완전히 갈립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는 이유로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고, 지위나 권세를 이용한 무형의 압박도 위력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이 이 범죄의 핵심입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든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든, 이 죄는 비친고죄여서 고소·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이해하고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수원과 경기남부 지역 사업장에서도 이런 상담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데, 수사 초기 단계에서 수원지검이나 관할 경찰서의 조사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이후 절차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단계부터 신중하게 접근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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