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죄와 강도죄 가르는 기준, 협박은 어디까지일까
공갈죄와 강도죄 가르는 기준, 협박은 어디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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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갈죄와 강도죄 가르는 기준, 협박은 어디까지일까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돈을 받아내려다, 혹은 상대방과 다투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겁을 준 뒤 돈을 받았다는 이유로 공갈이 아니라 강도 혐의로 조사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해보면 “그저 소리 지르고 겁만 좀 준 것뿐인데 이게 왜 강도냐”, “몸싸움 중에 살짝 밀친 정도인데 강도라니 말이 되느냐”는 반응이 많습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이 처음부터 공갈이 아니라 강도 혐의를 적용하는 경우가 있고, 이 단계에서 대응 방향을 잘못 잡으면 재판까지 불리한 흐름이 이어집니다.

최근 대법원은 공갈죄와 강도죄를 가르는 기준으로 협박이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불능케 할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를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두 죄는 법정형 차이가 커서, 어느 쪽으로 의율되느냐에 따라 처벌 수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공갈죄와 강도죄를 실제로 가르는 협박의 정도가 무엇인지, 조사 단계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공갈죄와 강도죄는 같은 재산범죄지만 협박의 정도에서 갈립니다.

두 죄를 가르는 것은 재물을 뺏겼다는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쓰인 협박의 세기입니다.

형법 제350조는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공갈죄로 처벌합니다. 형법 제333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인의 재물을 강취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를 강도죄로 처벌합니다. 조문만 보면 둘 다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재산을 얻는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처벌 수위는 크게 다릅니다.

실무에서 자주 혼동이 생기는 지점은, 두 죄 모두 피해자가 겁을 먹고 돈을 내놨다는 결과만 놓고 보면 구별이 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피해자가 무서워서 재물을 건넸다는 사실 자체는 공갈이든 강도든 똑같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법원이 세운 구별 기준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즉 그 협박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불능케 할 정도였는지 여부입니다. 이 정도에 이르렀다면 강도죄, 이르지 못하고 단지 겁을 먹게 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공갈죄로 갈립니다.

공갈죄와 강도죄를 가르는 것은 재물을 뺏겼다는 결과가 아니라, 협박이 반항을 억압할 정도였는지 여부입니다.


2. 협박이 반항을 억압할 정도에 이르면 강도죄가 됩니다.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을 만큼의 폭행·협박이 있었다면, 공갈이 아니라 강도로 판단됩니다.

형법 제333조는 강도죄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무거운 법정형으로 처벌합니다. 벌금형 규정 자체가 없고 하한이 징역 3년이라는 점에서, 공갈죄(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와는 처벌의 무게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강도죄가 성립하려면 폭행·협박이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강도죄에 있어서 폭행과 협박의 정도는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불능케 할 정도의 것이라야 하고, 그러한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재물을 교부받았다면 강도죄가 아니라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1도359 판결).

폭행·협박이 반항을 억압할 정도였는지는 사건 하나하나의 구체적 정황을 종합해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피해자의 수와 연령·성별, 범행이 벌어진 시간과 장소, 폭행·협박의 구체적인 모습, 가해자의 인상이나 체격 등이 모두 고려 대상입니다.

예컨대 좁고 폐쇄된 장소에서 흉기를 보이며 위협하거나, 여러 명이 한 사람을 둘러싸고 폭행을 가하며 금품을 요구했다면 강도죄로 판단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공개된 장소에서 언쟁 중 순간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겁을 준 정도라면, 강도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협박이 사회통념상 반항을 억압하거나 항거불능케 할 정도에 이르렀다면, 공갈이 아니라 강도로 판단됩니다.


3. 소리만 지르거나 겁만 준 정도라면 공갈죄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갈죄의 협박은 명시적인 위협이 아니어도, 상대방을 겁먹게 할 정도면 충분합니다.

공갈죄에서 요구되는 협박은 강도죄와 달리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할 정도에 이를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겁을 먹게 해 하자 있는 의사로 재물을 내놓게 하는 정도, 즉 의사결정과 행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협박의 방법도 반드시 노골적인 말로 이뤄질 필요가 없습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해악의 고지는 반드시 명시적인 방법에 의할 것을 요하지 아니하며, 언어나 거동에 의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떠한 해악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면 족하다(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709 판결).

같은 판결은 행위자가 자신의 직업이나 지위, 조직력 등을 내세워 불법한 위세를 이용해 재물을 요구하고, 상대방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부당한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위구심을 갖게 했다면 이 또한 해악의 고지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상담 사례를 보면 신체 접촉이나 흉기 없이 언성을 높이거나 위압적인 태도로 겁을 준 뒤 돈을 받아낸 경우, 대부분 공갈죄로 처리됩니다. “그냥 겁만 줬을 뿐”이라는 말이 오히려 공갈죄 성립을 자백하는 진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명시적인 협박이 아니더라도, 겁을 먹게 해 재물을 내놓게 한 정도라면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4. 협박의 정도에 따라 처벌 수위와 이후 절차가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강도로 의율되면 처벌 수위와 구속 가능성까지 함께 달라집니다.

공갈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법 제350조)으로, 벌금형 선고나 집행유예를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반면 강도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형법 제333조)으로 벌금형 자체가 없어, 초범이라도 실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협박 과정에서 피해자가 다쳤다면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강도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하면 강도상해·치상죄가 적용되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법 제337조)까지 가능합니다. 반면 공갈 과정에서 상해가 발생했다면 공갈죄와 상해죄가 별도로 성립해 경합범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같은 상해 결과라도 강도 사건 쪽의 형량 구간이 훨씬 높게 시작합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혐의가 강도로 잡히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함께 높아집니다. 협박의 정도, 즉 피해자가 실제로 저항이 불가능한 상태였는지를 다투는 것이 초기 대응의 핵심인 이유입니다.


5. 고소·조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조사에서 협박의 정도를 어떻게 소명하느냐가 이후 적용 법조를 가릅니다.

공갈 또는 강도 혐의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또는 인지수사 개시 → ②피의자·참고인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수사기관이 처음부터 강도 혐의를 적용했더라도, 조사 과정에서 협박의 정도가 반항 억압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점이 소명되면 공갈죄로 죄명이 변경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혐의를 받고 있다면, 또는 반대로 피해를 입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정황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사건 당시 폭행·협박이 구체적으로 어떤 말과 행동으로 이뤄졌는지, 흉기나 다수 가해자가 있었는지부터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2. 피해자가 실제로 저항이 불가능한 상태였는지, 겁을 먹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었는지를 뒷받침할 CCTV·목격자 진술·문자메시지 등 증거를 확보합니다.

  3. 수사기관이 적용한 죄명과 그 근거가 된 구체적 정황을 조서·수사보고서를 통해 확인하고, 협박의 정도를 다툴 수 있는 지점이 있는지 검토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갈·강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협박의 정도를 둘러싼 법적 쟁점을 초기 단계부터 정확히 소명해 불필요하게 무거운 죄명이 적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공갈이냐 강도냐를 가르는 협박의 정도는 법률 용어로만 보면 추상적으로 느껴져, 정작 조사를 받는 당사자는 “그냥 겁만 줬을 뿐인데 왜 강도까지 되느냐”며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도 혐의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당시 폭행·협박이 반항을 억압할 정도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점을, 구체적인 정황과 증거로 조사 초기부터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입장에서도 단순히 겁을 먹었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저항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음을 뒷받침할 자료를 준비해야 죄명이 가볍게 처리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저는 공갈·강도 사건에서 협박의 정도를 다투는 쪽과, 반대로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협박의 정도를 어떻게 소명하느냐에 따라 적용 법조와 처벌 수위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협박의 정도를 둘러싼 다툼은 초기 진술 단계에서 방향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갈림길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돈을 뺏길 때 폭행은 없었고 말로만 겁을 줬는데도 강도죄가 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폭행이 전혀 없더라도 협박만으로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할 정도에 이르렀다면 강도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물리적 폭행이 동반되지 않은 순수 언어적 협박이 반항 억압 정도까지 인정되는 사례는 많지 않아, 대개 공갈죄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몸싸움 중 살짝 밀친 정도인데 강도 혐의로 조사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폭행·협박의 정도가 반항을 억압할 만큼 강했는지는 객관적 정황으로 판단되므로,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자 수, 장소, 폭행의 강도, 흉기 소지 여부 등이 핵심 판단 요소이므로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Q. 공갈죄로 조사를 받고 있는데 벌금형으로 끝날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공갈죄는 형법 제350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되어 벌금형 선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피해 금액이 크거나 상습성이 인정되면 실형이 선고될 수 있습니다.

Q. 협박 과정에서 상대방이 다쳤다면 어떻게 되나요?

A. 강도 과정에서 상해가 발생하면 강도상해·치상죄가 적용되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공갈 과정에서 상해가 발생했다면 공갈죄와 상해죄가 별도로 성립해 경합범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흉기를 보여주기만 하고 실제로 쓰지는 않았는데도 강도죄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흉기를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보여주며 위협한 것만으로 객관적으로 반항을 억압할 정도라고 판단되면 강도죄가 성립할 수 있고, 흉기를 지닌 정황만으로 특수강도가 문제될 수도 있습니다.

Q. 수사기관이 강도로 입건했는데 나중에 공갈로 바뀔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협박의 정도가 반항 억압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점이 소명되면 죄명이 공갈죄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초기 조사 단계에서 이 부분을 명확히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가능하면 첫 조사 전이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협박의 정도에 대한 사실관계가 정리되고, 이것이 이후 적용되는 죄명과 형량 구간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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