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면책 후에도 대여금 받을 수 있는 비면책채권 기준
파산면책 후에도 대여금 받을 수 있는 비면책채권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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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면책 후에도 대여금 받을 수 있는 비면책채권 기준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개인파산·회생 신청이 늘면서, 지인이나 지인의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가 채무자의 파산면책 소식을 듣고 당황하시는 채권자분들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채무자 쪽에서는 흔히 “파산 신청만 하면 빌린 돈은 법이 다 지워준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 보면 애초에 갚을 생각이나 능력 없이 돈을 빌리면서도 “나중에 파산하면 그만이다”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면책 결정이 나온 뒤에 채권자가 채권자목록 누락이나 차용 경위를 문제 삼으면, 그 “다 지워진다”던 안심은 그대로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면책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비면책채권의 범위를 채권자 보호 관점에서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채무자가 채무 존재를 알면서도 채권자를 목록에서 뺀 경우나, 애초에 기망을 통해 돈을 빌린 경우에는 면책 이후에도 청구권이 살아 있다고 봅니다.

아래에서는 대여금 채권자가 채무자의 파산면책 이후에도 돈을 받을 수 있는 경우와, 그 판단 기준이 되는 비면책채권 요건을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대여금도 파산면책이 되면 원칙적으로 갚을 책임이 사라집니다

면책은 채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법이 그 이행을 강제해주지 않는 상태로 바꾸는 것입니다.

채무자회생법 제566조는 면책 결정이 확정되면 채무자는 파산절차에 의한 배당을 제외하고 파산채권자에 대한 채무의 전부에 관하여 책임이 면제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대여금 채권도 원칙적으로 이 조항의 적용을 받습니다.

다만 여기서 “책임이 면제된다”는 것은 채무 자체가 소멸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채무는 그대로 남아 있되, 채권자가 소송이나 강제집행으로 이행을 강제할 수 없는 상태, 이른바 자연채무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채무자가 스스로 갚는 것 자체는 위법이 아니지만, 채권자가 법의 힘을 빌려 받아낼 수는 없게 됩니다.

그래서 채권자 입장에서는 “채무자가 면책받았다더라”는 말만 듣고 곧바로 회수를 포기하기보다, 그 채권이 법이 정한 비면책채권 예외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대여금 채권은 원칙적으로 면책 대상이지만, 법이 정한 예외에 해당하면 면책 이후에도 이행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채무자가 알면서 채권자목록에서 뺐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채무자가 존재를 알면서도 고의로 누락시킨 채권은 면책의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단서는 여러 비면책채권을 열거하는데, 그중 대여금 채권자에게 가장 자주 문제 되는 것이 “채무자가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청구권”입니다. 다만 채권자가 파산선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경우에는 이 예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개인파산을 신청하면서 소액 지인 간 차용이나 사채를 “깜빡했다”거나 “굳이 넣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채권자목록에서 빼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누락이 실제로는 고의였는지, 단순 실수였는지가 비면책채권 인정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대법원은 이 “악의” 판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제7호에서 정한 ‘채무자가 악의로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청구권’이란 채무자가 면책결정 이전에 파산채권자에 대한 채무의 존재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채권자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경우를 뜻하고, 채무자가 그 채무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다면 비록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비면책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3다266031 판결).

즉 관건은 “몰라서 빠졌는지”가 아니라 “알고도 뺐는지”입니다. 채무자가 차용증이나 통화 기록으로 채무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음이 확인되면, 단순히 정리 과정의 실수였다는 주장만으로는 비면책채권 인정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채무자가 존재를 알면서도 뺀 채권이라는 점만 증명되면, 면책 이후에도 그 채권은 살아 있습니다.


3. 애초에 속여서 빌린 돈이라면 손해배상청구권으로 다시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기망에 의한 대여는 대여금과는 별개로 고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을 발생시킵니다.

채무자가 처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이를 숨기고 돈을 빌렸다면, 이는 형법 제347조가 정한 사기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망 행위는 형사처벌 여부와 별개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도 함께 구성합니다.

이 경우 채권자에게는 대여금반환청구권과 별개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는데, 채무자회생법 제566조 제3호는 “채무자가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비면책채권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여금 자체는 면책되더라도, 같은 금액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별도로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다만 단순히 사업이 실패해 갚지 못하게 된 경우까지 여기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차용 당시 사용처를 허위로 설명했는지, 이미 상환 능력을 상실한 상태를 숨기고 빌렸는지, 비슷한 시기에 여러 사람에게 동시다발적으로 돈을 빌렸는지 같은 정황이 “애초의 기망 의사”를 뒷받침하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처음부터 속일 의도가 있었다는 점이 확인되면, 대여금이 면책되어도 손해배상청구권으로 다시 청구할 수 있습니다.


4. 사기 정황이 인정되면 형사 고소도 함께 검토할 수 있고, 처벌 수위는 편취 금액에 따라 달라집니다

편취 금액이 커질수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형량이 크게 올라갑니다.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편취한 금액, 즉 이득액이 커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같은 법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형이 무거워지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형사 고소를 통해 수사기관이 기망 정황을 확인하거나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그 결과는 민사에서 “고의 불법행위였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강력한 자료가 됩니다. 채권자목록 누락 정황과 결합되면 비면책채권 인정 가능성은 한층 높아집니다.

다만 형사처벌 여부와 비면책채권 인정 여부는 별개 절차입니다. 형사 고소를 하지 않았거나 무혐의·불기소로 끝났더라도, 민사소송에서 독자적으로 고의 불법행위나 채권자목록 누락을 주장·입증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5. 채권자목록 확인부터 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면책결정문과 채권자목록부터 확인하는 것이 비면책채권 주장의 출발점입니다.

파산면책 이후 대여금을 받아내려는 채권자는 통상 ①파산이 진행된 법원(수원 지역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서 면책결정문과 채권자목록을 열람·확인 → ②본인이 애초에 목록에서 누락됐는지, 혹은 차용 당시 기망 정황이 있는지 자료 정리 → ③사기 정황이 뚜렷하다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관할 수사기관에 형사 고소 병행 검토 → ④비면책채권임을 전제로 대여금반환 또는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면책결정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회수를 포기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채무자의 파산·면책 사건번호로 채권자목록을 확인해, 본인이 애초에 목록에 기재되어 있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차용 당시 문자·통화 녹취·차용증 등을 통해 채무자가 상환 의사나 능력을 기망했는지 정황을 정리합니다.

  3. 채무자를 상대로 한 다른 고소·소송 이력이 있는지 확인해, 동일한 기망 패턴이 반복됐는지 살펴봅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비면책채권 해당 여부를 검토받는다면, 면책결정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회수를 포기하지 않고 실질적인 회수 가능성을 다시 따져볼 수 있습니다.


마치며

파산면책 소식을 들은 채권자들은 대부분 “이제 그 돈은 정말 못 받는 건가”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한 채권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채무자를 원망하기보다, 채무자가 애초에 채권자목록에서 자신을 뺐는지, 차용 당시 기망 정황이 있었는지부터 냉정하게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파산면책을 준비하거나 이미 받은 채무자 입장에서도 “면책받았으니 다 끝났다”고 안심할 일만은 아닙니다. 채권자목록을 정확히 작성했는지, 차용 경위에 기망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없는지에 따라 면책 이후에도 다시 분쟁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저는 대여금을 받아야 하는 채권자와, 반대로 면책을 준비하는 채무자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채권자목록 기재 여부와 차용 경위 하나로 사건의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면책이 났다는 소식만으로 회수를 포기하기 전에, 비면책채권에 해당하는지부터 짚어봐야 합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채무자가 파산면책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빌려준 돈은 이제 아예 못 받나요?

A. 원칙적으로는 강제로 받아낼 수 없습니다. 다만 채무자가 채권자목록에 고의로 빼놓았거나, 애초에 속여서 돈을 빌린 정황이 있다면 비면책채권으로 인정되어 면책 이후에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제가 채권자목록에 없었다는 사실은 어떻게 확인하나요?

A. 파산 사건이 진행된 법원에서 사건기록 열람·복사를 신청해 채권자목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목록에 기재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Q. 채무자가 몰라서 못 넣었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대법원은 채무자가 채무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면 과실이 있어도 비면책채권으로 보지 않습니다. 반대로 존재를 알면서 빠뜨렸다면 과실로 누락했다고 주장해도 비면책채권에 해당합니다. 결국 관건은 “알고 있었는지”입니다.

Q. 처음부터 못 갚을 상황이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나요?

A. 차용 당시 문자·통화 내용, 사용처에 대한 설명이 사실과 달랐는지, 비슷한 시기에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돈을 빌렸는지 등 정황 자료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형사 고소를 통해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Q. 면책 후에 채무자가 다시 갚겠다는 각서를 써줬습니다. 이걸로 확실히 받을 수 있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면책된 채무에 대한 변제 약정이 유효하려면 채무자의 자발적 의사가 명확하고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보고 있어(대법원 2021. 9. 9. 선고 2020다269794 판결), 각서를 썼다는 사실만으로 새로운 채무가 당연히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Q. 비면책채권으로 인정되면 형사 고소도 같이 해야 하나요?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민사소송만으로도 고의 불법행위나 채권자목록 누락을 독자적으로 주장·입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기 정황이 뚜렷하다면 형사 고소를 병행하는 것이 입증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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