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 검출' 된 준강간 사례, 보완수사 후 이례적 불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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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피뎀 검출' 된 준강간 사례, 보완수사 후 이례적 불송치 

김혜주 변호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 의뢰인의 비밀 보호를 위해 사건의 취지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사실관계를 일부 각색·일반화하였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혜검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김혜주입니다.

(12년 검사 재직 /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등 성범죄 수사 전담)

의뢰인은 호감을 갖고 만난 상대와 함께 술을 마시고, 상대의 제안으로 자연스럽게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며칠이 지나 갑자기 상대방에게서 "그날 밤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연락이 왔고, 곧이어 경찰서의 출석 요구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죄명은 준강간.

여기에 상대방의 몸에서 수면유도제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까지 더해졌습니다.

의뢰인이 처음 저를 찾아온 시점은, 경찰 조사가 끝나고 사건이 이미 검찰로 송치된 뒤였습니다.

보통 이 단계면 기소를 피하기 어렵다고들 생각합니다.

그러나 먼저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검찰에 의견서를 내어 쟁점을 파고들었고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요구 결정을 내렸습니다.

의뢰인은 다시 경찰조사를 받았고, 그 끝에 혐의없음(불송치) 결정이 나왔습니다.

이후 검찰의 재수사요청까지 재차 방어하여 불송치 결론이 최종 유지되었습니다.

송치된 사건이 이런 절차를 거쳐 불송치로 돌아오는 일은 실무상 매우 드뭅니다.

'약물 검출'이라는 감정 결과 앞에서 어떻게 이 결론에 도달했는지, 그 과정을 소개해 드립니다.

1. 사건의 경위

의뢰인과 고소인은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되어 연락을 주고받으며 가까워진 사이였습니다.

사건 당일에도 두 사람은 합의하에 만나 술자리를 가졌고, 고소인이 먼저 "쉬었다 가자"고 제안하여 인근 숙박업소에 함께 머물렀습니다. 다음 날 아침 각자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연락은 한동안 계속되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부터 고소인의 태도가 변했습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없다"고 말을 바꾸더니, 병원비 명목으로 돈을 반복해서 요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의뢰인이 요구를 거절하며 다툼이 생기자, 고소인은 '술에 취해 심신상실 상태였는데 간음을 당했다'며 의뢰인을 준강간으로 고소했습니다.

그리고 수사 과정에서 고소인의 소변과 모발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되면서, 사건은 의뢰인에게 걷잡을 수 없이 불리해 보이는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2. 핵심 쟁점 — 몸에서 약물이 나오면 유죄인가

준강간죄(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경우 성립하며, 법정형은 강간죄와 동일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그렇다면 고소인의 체내에서 졸피뎀이 검출된 이상 승산이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검출되었다'는 결과와 '피의자가 몰래 먹였다', '그로 인해 당시 심신상실 상태였다'는 사실 사이에는 반드시 채워져야 할 증명의 간극이 존재합니다. 언제, 어느 정도의 용량이 복용되었는지, 누가 투여했는지, 그리고 범행 당시 실제로 의식을 잃었는지가 저마다 따로 입증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12년간 검사로 일하며 성범죄 사건의 증거 구조를 수없이 다뤄본 경험에 비추어, 저는 이 사건의 승부처가 바로 그 간극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3. 변호인의 조력 및 전략

가. 객관적 기록으로 사건 당일의 동선을 재구성

고소인은 '지하철역에서부터 아무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저는 카드 결제 내역과 숙박 앱 결제 기록, 지하철 개찰구 통과 기록, 편의점 구매 내역까지 객관적 자료를 전부 모아, 사건 당일 두 사람의 이동 경로를 분 단위 표와 지도로 정리해 수사기관에 냈습니다.

기억을 잃었다는 시점 이후에도 고소인이 스스로 상당한 거리를 걸었고, 다음 주 출근 일정을 구체적으로 말했으며, 새벽에는 제3자와 메신저를 주고받는 모습까지 목격된 정황을 기록 위에서 하나씩 짚었습니다.

나. 졸피뎀의 약리적 특성으로 반박

졸피뎀은 복용 후 15분 안에 약효가 나타나 잠에 빠지는 것이 보통이고, 소변에서는 대개 40~72시간까지만 검출되는 약물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소변 채취는 고소인이 주장하는 시점으로부터 사흘이 지난 후에야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법원이 졸피뎀 관련 성범죄 사건에서 투약 시점·용량의 특정과 엄격한 인과관계 증명을 요구해 온 판결례들을 정리하여, 검출 사실 하나만으로는 어떤 개연성 있는 추론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의견서로 냈습니다. 술자리 전 과정이 담긴 CCTV 영상 어디에도 의뢰인이 상대방의 잔에 무언가를 넣는 장면이 없다는 점도 함께 확인시켰습니다.

다. '기억이 없다'와 '의식이 없었다'를 구별하다

대법원은 술에 취해 기억만 형성하지 못하는 '알코올 블랙아웃'과 의식 자체를 잃는 '패싱아웃'을 구별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는 준강간죄의 전제인 심신상실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스스로 걷고, 대화하고, 다음 날 일정을 설명하고, 메시지를 주고받은 고소인의 당시 언동은 의식을 잃은 상태와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법리로 정리해 제시했습니다.

라. 거부할 것과 요구할 것을 가려내다

불송치 결정 후 검찰의 재수사요청으로 수사가 다시 열리자, 수사기관은 의뢰인에게 거짓말탐지기(심리생리검사)를 받을 의사가 있는지 물어왔습니다. 저는 공황장애 약물을 복용 중인 의뢰인의 경우 진실을 말해도 '거짓' 반응이 나올 위험이 크고, 법원도 그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례를 근거로 부동의 의견을 분명히 제출했습니다.

대신 고소인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으로 '기억을 잃었다'는 시간대의 메신저 사용 내역을 확인해 달라고 역으로 요청했습니다. 수비만 한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밝혀야 할 지점을 먼저 특정해 준 것입니다.

4. 결과 — 송치된 사건이 불송치로 돌아오다

제가 선임되었을 때 사건은 이미 검찰에 넘어가 있었습니다.

저는 즉시 검찰에 의견서를 제출해 졸피뎀 인과관계, 블랙아웃 법리, 객관적 동선이라는 세 쟁점에서 증명이 비어 있음을 지적했고,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요구 결정을 내렸습니다.

의뢰인의 재차 경찰 조사에도 함께 대응했으며, 보완수사를 마친 경찰은 "피해자 진술 외에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혐의없음(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후 검찰의 재수사요청이 있었지만 거짓말탐지기 부동의와 디지털 포렌식 역제안으로 다시 막아냈고, 불송치 결론은 최종 유지되었습니다.

한번 송치된 사건이 보완수사요구를 거쳐 불송치로 종결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의뢰인에게는 기소도, 재판도, 전과도 남지 않았습니다.

'검출'이라는 두 글자에 눌려 섣부른 자백성 진술이나 무리한 합의 시도를 했다면 얻을 수 없었던 결과입니다.

5. 성범죄 무고 대응, 세 가지를 기억하십시오

첫째, 첫 진술이 사건 전체의 뼈대입니다.

경찰 조사에서 한 번 한 말은 되돌릴 수 없으므로, 조사 전에 반드시 사실관계를 시간 순으로 정리하고 변호인과 점검해야 합니다.

둘째, 기록을 지켜야 합니다.

카드 내역, 메신저 대화, CCTV는 보존 기간이 지나면 사라지므로, 방어에 필요한 기록을 먼저 특정해 보전해야 합니다.

셋째, 과학적 증거는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감정 결과가 증명하는 범위와 증명하지 못하는 범위를 나누는 데서 방어가 시작되고, 바로 그 지점에서 결론이 갈립니다.

6. 맺음말

저는 약 12년간 검사로 재직하며 여성아동범죄조사부 등에서 성범죄 사건의 수사와 공판을 직접 담당했습니다.

수사기관이 어떤 증거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사건의 방향이 어느 지점에서 갈리는지를 수사기관의 시각에서 먼저 읽고 방어 전략을 설계합니다.

준강간 등 성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셨다면, 첫 조사가 열리기 전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형사 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형법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알코올 블랙아웃)

의학적 개념으로서의 '알코올 블랙아웃(black out)'은 중증도 이상의 알코올 혈중농도, 특히 단기간 폭음으로 알코올 혈중농도가 급격히 올라간 경우 그 알코올 성분이 외부 자극에 대하여 기록하고 해석하는 인코딩 과정(기억형성에 관여하는 뇌의 특정 기능)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행위자가 일정한 시점에 진행되었던 사실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는 것을 말한다. … 이는 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인하여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passing out)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 프로필

[혜검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김혜주]

■ 주요 경력

* 2022-2024 대전지방검찰청 검사 (공판부, 특허범죄조사부 수석)

* 2019-2022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 (여성아동범죄조사부, 공판부 수석)

* 2015-2019 성남지청 검사 (기업범죄, 금융조세, 지식재산권 전담)

* 2013-2015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강력, 도박 전담)

* 2012-2013 여주지청 검사 (2012. 검사 임관)

* 2007-2008 (주)엔씨소프트 리니지2 사업팀 근무 (기획, 마케팅)

■ 주요 수상

* 2023 법무부장관 표창 (검찰업무유공)

* 2023 대검찰청 사법통제 우수사례 선정 검사

* 2023 대검찰청 국가송무 우수사례 선정 검사

* 2022 대검찰청 과학수사 우수사례 선정 검사

* 2022 대검찰청 양형업무 / 공소유지 우수사례 선정 검사

* 2021 대검찰청 공소유지 우수사례 선정 검사

* 2014 대검찰청 형사부 우수사례 선정 검사

[상담 문의]

* 전화: 031-211-2484 / 010-8565-2484

* 주소: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로 248번길 40, 광교스마트법조프라자 507호

■ 광고책임변호사 및 면책 공고

본 게시물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혜검 법률사무소 김혜주 대표변호사의 책임 하에 작성되었습니다. 이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담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적 자문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개별적인 법률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사건의 결과나 승소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광고책임변호사: 김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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