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술자리 이후 발생한 사건에서 준강간 혐의로 체포되고, 곧바로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심문)까지 앞두게 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 상당수는 “초범이고 직장도 있으니 구속까지는 안 되겠지”, “심문 때 사실대로 다 말하면 판사님도 이해해 주실 것”이라는 생각으로 심문 당일까지 별다른 준비 없이 임합니다. 그런데 막상 심문이 끝나고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무엇을 놓쳤는지조차 모른 채 구치소에서 그 이유를 되짚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준강간죄의 성립 요건인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를 피해자 관점에서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판단 기준을 정리했고, 법원은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도 성범죄 사건의 재범 위험성과 피해자 위해 우려를 특히 무겁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준강간 사건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왜 유독 결과를 가르는 분수령이 되는지, 그리고 심문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와 법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준강간은 법정형이 무거워 체포 직후부터 구속 갈림길에 놓입니다
준강간죄는 폭행·협박 없이도 강간죄와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한 경우 제297조(강간)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형이 가벼워지지 않고, 강간죄와 동일하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기본 법정형입니다.
실무에서는 이 부분이 자주 간과됩니다. “강제로 한 게 아니니 강간보다는 가벼운 죄”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법정형만 놓고 보면 준강간은 강간과 다르지 않습니다.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일수록 도주 우려가 넉넉히 인정되는 경향이 있어, 체포된 순간부터 검사의 구속영장 청구와 그에 따른 구속영장실질심사로 이어질 가능성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준강간죄는 폭행·협박이 없어도 강간죄와 같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되는 중한 범죄입니다.
2.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판사는 도주·증거인멸 우려에 재범 위험성과 피해자 위해 우려까지 함께 봅니다
형사소송법 제70조는 세 가지 구속사유에 두 가지 고려요소를 더해 심사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은 주거가 일정하지 않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을 때 구속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여기에 더해 같은 조 제2항은 법원이 이 구속사유를 심사할 때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를 함께 고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준강간 사건에서는 이 두 가지 고려요소가 특히 무겁게 작용합니다. 성범죄 자체의 중대성은 물론이고, 피해자와 접촉해 진술을 흔들거나 2차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 자체로 구속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됩니다.
준강간 사건은 대부분 목격자가 없어 피해자·피의자 진술이 핵심 증거인데, 최근 대법원은 항거불능 여부를 다음과 같이 폭넓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면 준강간죄 및 준강제추행죄에서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해당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전원합의체 판결).
즉 “기억이 나지 않는다”, “취해 보이지 않았다”는 취지의 항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시 음주량과 행동 양상, 목격자 진술 등 구체적 정황 자료를 갖추지 못한 채 심문에 임하면, 혐의를 다툴 여지가 있다는 소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는 도주·증거인멸 우려뿐 아니라 재범 위험성과 피해자 위해 우려까지 함께 심사됩니다.
3. 합의 시도 자체가 증거인멸 정황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진술이 핵심 증거인 사건 구조상, 피해자와의 접촉은 그 자체로 위험 신호가 됩니다.
준강간 사건은 CCTV나 물적 증거만으로 유·무죄가 갈리지 않는 경우가 많고, 결국 피해자·피의자 각자의 진술이 신빙성을 다투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이런 사건 구조 때문에 법원은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지인을 통해 합의를 시도하려는 정황을, 처벌을 피하려 진술을 흔들 가능성으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체포 이후 “오해를 풀어보겠다”는 생각으로 피해자나 그 주변인에게 연락을 시도했다가, 그 사실이 오히려 증거인멸염려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지적되어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체포 이후부터 심문 전까지는 피해자 측과의 직접 접촉을 피하고, 진술의 일관성과 정황 자료 정리는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서만 진행하는 것이 증거인멸 우려를 낮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피해자 측과의 직접 접촉은 화해의 시도가 아니라 증거인멸 정황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4. 준강간은 기본형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 집행유예 문턱부터 높습니다
법정형 구조 자체가 무거워,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지점부터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형법 제62조에 따르면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를 선고하는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준강간의 기본 법정형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집행유예를 받으려면 애초에 그 하한선 근처에서 다퉈야 하는 구조입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장애가 있는 경우, 또는 피의자와 피해자가 친족관계인 경우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형이 더욱 무거워질 수 있어, 어떤 조문이 적용되는 사안인지부터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이런 법정형 구조 때문에 구속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부터 반성문, 진단서, 초범 여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등 양형에 참작될 자료를 함께 준비해 두는 것이, 이후 재판 단계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5. 체포부터 구속 여부 결정까지, 절차를 알아야 대응 시점을 놓치지 않습니다
①체포 ②영장 청구 ③심문 ④결정, 각 단계마다 준비할 자료가 다릅니다.
준강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체포 또는 긴급체포 → ②검사의 구속영장 청구 → ③법원(수원지방법원)의 구속전 피의자심문, 즉 구속영장실질심사 → ④심문 종료 후 통상 하루 안에 이뤄지는 구속 여부 결정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는 체포된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판사가 지체 없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된 날의 다음날까지 심문하도록 정하고 있어 준비 기간이 매우 짧습니다.
체포 통보를 받았거나 이미 체포된 상태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포 경위서·현행범인체포서 등 체포 관련 서류를 확보해 체포 절차 자체에 다툴 지점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사건 당일 정황(문자·통화내역·CCTV·목격자 진술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심신상실·항거불능 여부를 다툴 근거를 준비합니다.
주거·직장 등 도주 우려를 낮출 수 있는 자료와 반성문·신원보증서 등 구속 필요성 판단에 참고될 자료를 함께 준비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근거로 준강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임한다면, 불구속 수사·재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준강간 혐의로 체포 통보를 받으면, 대부분 당혹감 속에서 초기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호소하는 쪽 입장에서는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정황을 최대한 빨리 확보하는 것이 이후 수사와 재판 전 과정에서 중요합니다.
반대로 혐의를 받는 쪽 입장에서도 “합의된 관계였다”는 주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당시 정황을 구체적 자료로 소명하지 못하면 구속과 실형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쪽과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구속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의 대응이 이후 사건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다면, 그 하루가 사건 전체를 가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준강간과 강간은 어떻게 다른가요?
A.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하면 강간(형법 제297조), 피해자가 이미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것을 이용하면 준강간(형법 제299조)입니다. 처벌은 강간과 동일하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Q.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고 하면 무죄인가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술이나 약물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었거나 정상적인 판단·대응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어, 기억 유무 자체가 무죄를 뜻하지 않습니다.
Q. 초범이면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유리한가요?
A. 참작되는 사정이지만 결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준강간은 법정형이 무거워 도주 우려가 넉넉히 인정되는 경향이 있고, 재범 위험성과 피해자 위해 우려도 함께 심사되기 때문에 초범이라는 사정만으로 불구속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Q. 심문 당일 변호인 없이 출석해도 되나요?
A. 권하지 않습니다. 심문에서 어떤 자료를 어떤 순서로 제시하느냐에 따라 도주·증거인멸 우려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므로, 변호인과 함께 사전에 답변과 자료를 준비해 출석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사건이 끝나는 건가요?
A. 아닙니다. 구속영장 기각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재판을 받는다는 의미일 뿐, 기소 여부와 유·무죄 판단은 별개로 이후 절차에서 계속 다뤄집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구속을 피할 수 있나요?
A. 합의 시도 자체가 시점과 방식에 따라 오히려 증거인멸·회유 정황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합의는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 절차에 맞게 진행해야 하며, 구속 여부 판단에 유리하게 작용하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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