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대화, 인터넷 게임 채팅, 문자메시지, 심지어 통화 녹음까지 남는 방식으로 대화가 오가면서, 그 대화 내용을 근거로 통신매체음란죄로 고소당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 상당수는 “장난 삼아 주고받은 말이다”, “상대방도 먼저 야한 말을 걸어왔다”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대화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서에서 고소장을 받아 들면, 그 대화가 캡처되고 통화 내역까지 제출되어 “일방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을 보냈다”는 혐의로 재구성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통신매체음란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성적인 표현을 주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라는 별도의 주관적 요건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판단기준을 반복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통신매체음란죄가 실제로 어떻게 구성되는지, 그리고 문자·통화 기록이 어떤 방식으로 무죄를 다투는 핵심 증거가 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통신매체음란죄는 성적 표현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성립에는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라는 별도의 주관적 요건이 필요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우편·컴퓨터, 그 밖에 통신매체라고 볼 수 있는 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음향·글·그림·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을 나눠보면 ①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킬 목적 ②통신매체를 통한 전달 ③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는 내용 ④상대방에게 실제로 도달이라는 네 가지 요건이 모두 갖춰져야 합니다. 이 중에서도 실무상 가장 다툼이 큰 부분은 바로 첫 번째, 목적입니다.
통신매체음란죄는 이른바 목적범입니다. 목적범은 결과가 발생했는지와 별개로, 행위 당시 그 목적이 있었는지가 별도로 증명되어야 성립하는 범죄 유형입니다. 다시 말해 대화 내용에 성적인 단어가 등장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표현을 보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검사가 별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성적인 표현이 오갔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표현을 보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출발점입니다.
2. 문자·통화 기록은 그 목적을 판단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대법원은 관계·경위·수단·내용·상대방 범위 등 정황 전체를 종합해 목적 유무를 판단하라고 요구합니다.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는지는 피고인의 진술만으로 가려지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결국 그 목적이 드러나는 객관적 자료, 즉 대화가 오간 전체 맥락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대법원도 이 점을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는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와 경위, 행위의 수단과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775 판결).
이 판단기준을 뜯어보면, 결국 법원이 보려는 것은 ‘관계’,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범위’ 다섯 가지입니다. 그런데 이 다섯 가지는 전부 문자메시지함이나 통화 내역, 대화 캡처본에 그대로 남아 있는 정보입니다. 언제, 누가 먼저 말을 걸었는지, 어떤 흐름에서 그 표현이 나왔는지, 몇 명에게 보냈는지가 기록 자체에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소를 당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억에 의존해 진술서를 쓰는 것이 아니라, 문제 된 대화의 전체 맥락, 즉 캡처된 일부만이 아니라 그 앞뒤로 오간 대화 전체와 통화 시각·통화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일부 대화만 발췌되어 고소장에 첨부된 경우, 앞뒤 맥락이 빠지면서 실제와 다른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자·통화 기록은 단순한 증거가 아니라, 대법원이 요구하는 종합판단 요소 그 자체를 담고 있는 자료입니다.
3. 대화의 시작점과 흐름이 누구 주도였는지가 목적 유무를 가릅니다
상대방이 먼저 야한 말을 건넸거나 쌍방이 주고받은 정황이라면 기록으로 그 맥락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자주 확인되는 방어 지점은 ‘누가 먼저 그 흐름을 시작했는가’입니다. 상대방이 먼저 성적인 농담을 건넸거나, 특정 사진·영상을 보여달라고 유도한 정황이 대화 기록에 남아 있다면, 이는 일방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주려는 목적이 아니라 상호 대화의 흐름 속에서 나온 표현이었다는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인터넷 게임 채팅 중 오간 표현이 문제 된 사건에서, 두 사람이 게임에서 처음 만난 사이였다는 점 등 표현이 오간 경위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킬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낸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3도7199 판결). 표현의 수위만이 아니라, 그 표현이 나온 관계와 경위가 함께 판단됐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다만 이 정황이 자동으로 무죄를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고, 개별 사건에서 검토해야 할 요소일 뿐입니다. 대화 기록에서 누가 먼저 화제를 꺼냈는지, 상대방의 반응이 어땠는지, 대화가 몇 차례에 걸쳐 반복됐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두는 작업이 실제 방어 전략의 출발점이 됩니다.
대화를 누가 먼저 성적인 방향으로 이끌었는지는, 기록으로만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정황입니다.
4. 화가 나서 보냈다는 사정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성적 욕망이 분노감과 결합되어 있어도 목적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문자·통화 기록을 근거로 무죄를 다투려는 분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화가 나서 홧김에 보낸 것이지 성적인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이 통할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지점에서 오히려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성적 욕망에는 성행위나 성관계를 직접적인 목적이나 전제로 하는 욕망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등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포함되고, 이러한 성적 욕망이 상대방에 대한 분노감과 결합되어 있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도9775 판결).
즉 다툼 중에 화가 나서 상대방의 신체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표현을 반복해서 보냈다면, 분노가 동기였다는 사정만으로 목적이 부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표현의 방향입니다. 상대방을 성적으로 모욕·조롱하는 방향의 표현이 반복됐다면 분노와 결합된 성적 목적으로 판단될 여지가 크고, 반대로 처음부터 상호 간 성적 대화의 흐름 속에서 나온 표현이거나 성적 수치심을 줄 의도 자체가 없었던 정황이 뚜렷하다면 목적이 부정될 여지가 커집니다. 죄가 인정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 초기 대응의 방향 설정이 중요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되고 기록은 이렇게 확보합니다
대화 기록을 온전한 형태로 확보하는 순서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통신매체음란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조사 → ②피고소인 소환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 된 대화방·채팅창의 전체 대화를 캡처합니다. 고소장에 첨부된 일부 구간만이 아니라, 그 앞뒤로 오간 대화 전체와 대화가 시작된 시점까지 포함해야 맥락이 온전히 남습니다.
통화가 문제 됐다면 통신사 통화 내역(발신·수신 시각, 통화 시간)을 발급받고, 통화 녹음이 있다면 원본 파일을 보존합니다.
누가 먼저 화제를 꺼냈는지,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표현이 몇 차례 반복됐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진술의 기초 자료로 삼습니다.
이렇게 정리된 기록을 바탕으로 목적 유무를 다투는 형사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유리한 정황을 체계적으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통신매체음란죄로 고소당했다는 통보를 받으면, “그냥 주고받은 대화였는데 왜 이렇게 됐나”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화로 성적 수치심을 느낀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보다, 그 대화가 일방적이었는지, 반복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캡처본과 통화 내역이 온전할수록 고소와 이후 절차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도 “그냥 장난이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대화가 어떤 경위로 시작됐는지, 상대방의 반응은 어땠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통신매체음란죄를 비롯한 성범죄 사건에서 고소를 당한 쪽과 고소를 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대화라도 기록을 어떻게 정리해 제시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도 먼저 야한 말을 했는데 저만 고소당했습니다. 억울한데 어떻게 하나요?
A. 대화의 시작과 흐름이 누구 주도였는지는 중요한 정황입니다. 상대방이 먼저 성적인 표현을 건넨 기록이 남아 있다면 목적 판단에 유리한 자료가 될 수 있으니, 전체 대화 캡처와 통화 내역을 우선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Q. 화가 나서 홧김에 보낸 말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성적 욕망이 분노감과 결합되어 있어도 목적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어, 단순히 화가 나서 보냈다는 사정만으로는 방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Q. 캡처된 대화 일부만으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고소장에 첨부된 구간 앞뒤로 오간 대화 전체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맥락이 빠진 일부 발췌만으로는 실제와 다른 인상을 줄 수 있으므로, 전체 대화 흐름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성적인 단어를 썼다는 사실만으로 유죄가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통신매체음란죄는 목적범이므로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킬 목적이 별도로 인정되어야 성립합니다. 다만 그 목적은 대화의 관계·경위·내용 등을 종합해 판단되므로, 기록이 없으면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Q. 통화 중 있었던 말도 처벌 대상인가요?
A. 가능합니다. 법 조문상 전화도 통신매체에 포함되므로, 통화 중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말을 한 경우도 요건을 충족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통화 녹음이나 통화 내역을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조사에서 어떤 자료를 어떤 순서로 제시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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