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매매 — 협력의무 안 지키면 생기는 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매매 — 협력의무 안 지키면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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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매매 — 협력의무 안 지키면 생기는 일 

강대현 변호사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의 땅을 사고팔 때,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계약금까지 주고받았다고 해서 거래가 곧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기 전까지 그 계약은 유효도 무효도 아닌 ‘유동적 무효’ 상태에 놓이고, 이 상태에서는 계약서대로 이행을 요구할 권리 자체가 아직 발생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상대방이 허가신청에 협조하지 않거나 갑자기 마음을 바꿔 계약을 철회하려 할 때입니다. 이럴 때 계약금은 돌려받을 수 있는지, 상대방의 협조를 강제할 방법은 있는지가 실무에서 가장 많이 부딪히는 지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매매에서 유동적 무효가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협력의무는 어디까지 강제할 수 있는지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토지거래허가구역이란 — 매매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

국토교통부장관이나 시·도지사는 토지의 투기적인 거래가 성행하거나 지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지역, 또는 그럴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라 최대 5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신도시 개발이나 광역교통망 확충이 발표된 지역,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예정된 지역 등이 대표적인 지정 대상입니다. 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그 안의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나 지상권을 이전하거나 설정하는 계약은 예약을 포함해 반드시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효력이 생깁니다(같은 법 제11조 제1항). 매매뿐 아니라 매매예약, 지상권 설정계약도 모두 이 규제의 대상에 들어갑니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상담은 계약서를 쓰고 계약금까지 낸 뒤에야 그 땅이 허가구역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입니다. 공인중개사나 매도인이 허가구역 지정 사실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은 채 계약을 진행하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 경우 계약 자체가 처음부터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허가를 받기 전까지는 계약서에 적힌 대로 소유권 이전이나 잔금 지급을 강제할 수 없는 특수한 상태에 놓입니다. 이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계약금을 그냥 날리거나, 반대로 상대방에게 성급하게 이행을 요구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생깁니다. 계약 전이라면 계약 체결 시점에 실제로 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는지, 지정기간이 언제까지인지를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이나 관할 지자체 홈페이지의 고시 내용으로 직접 확인해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유동적 무효란 — 무효도 유효도 아닌 중간 상태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12243 전원합의체 판결은 허가구역 안의 토지에 관해 허가를 받지 않고 체결한 거래계약의 효력을 두 갈래로 나눠 판단했습니다. 처음부터 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할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이라면 곧바로 확정적 무효이고, 나중에 허가를 받더라도 유효해질 여지가 없습니다. 반면 당사자가 처음부터 허가를 받을 것을 전제로 계약을 체결했다면, 허가를 받을 때까지는 계약의 채권적 효력조차 발생하지 않는 법률상 미완성 상태, 즉 유동적 무효 상태에 놓입니다.

유동적 무효 상태의 계약은 이후 허가를 받으면 계약을 체결한 시점으로 소급해서 유효한 계약이 됩니다. 반대로 관할 관청으로부터 불허가 처분을 받으면 그 시점에 계약은 확정적으로 무효가 됩니다. 실무에서 헷갈리기 쉬운 지점은, 계약서 자체는 통상적인 매매계약서와 다를 바 없이 작성되어 있어 마치 이미 유효한 계약처럼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허가를 받기 전까지는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도 없고, 매도인이 잔금 지급을 청구할 수도 없습니다. 서명하고 계약금을 주고받았다고 해서 통상적인 계약상 권리·의무가 곧바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허가받을 것을 전제로 한 토지거래계약은 허가를 받을 때까지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다가, 허가를 받으면 계약 체결 시점으로 소급해 유효로 되고 불허가 처분을 받으면 그때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다.

협력의무 — 상대방이 허가신청에 협조하지 않을 때

같은 90다12243 판결은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는 계약의 당사자들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의무를 인정했습니다. 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그 계약이 효력 있는 것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할 의무가 있고, 이에 따라 공동으로 관할 관청에 허가를 신청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입니다. 이 협력의무는 매매계약 본래의 이행의무(잔금 지급, 소유권이전등기 등)와는 별개로 독립하여 인정되는 의무입니다. 즉 계약 자체는 아직 유동적 무효 상태라서 잔금이나 등기를 청구할 수 없어도, 허가신청 절차에 협력하라는 청구는 그와 별도로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도인이 마음을 바꿔 잠적하거나 허가신청에 필요한 서류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 매수인은 협력의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토지거래계약허가절차 이행청구)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 소송에서 승소해 판결이 확정되면 매수인은 그 판결을 근거로 매도인의 협조 없이도 단독으로 허가를 신청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매도인이 제3자에 대해 가진 권리관계 때문에 협력의무 이행이 지연되는 경우라면, 매수인이 협력의무이행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매도인의 권리를 대위행사하는 방법도 실무에서 활용됩니다.

이런 소송을 준비할 때는 계약서 원본과 계약금 지급 영수증뿐 아니라, 상대방에게 허가신청 협력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임장 작성이나 필요 서류 제공을 요청한 내용증명, 문자메시지, 통화 녹음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상대방이 정당한 이유 없이 협력을 거부했는지를 구체적인 정황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협력을 요청한 시점과 방식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쪽이 소송에서 훨씬 유리합니다.

협력의무 위반과 손해배상 — 위약금 특약의 효력

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상대방에게 소송으로 이행을 강제할 수 있다고 해도, 소송에는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이 때문에 계약서를 작성하는 단계에서 협력의무 위반에 대비한 손해배상 특약을 넣어두는 것이 실무상 유용합니다. 대법원 1997. 2. 28. 선고 96다49933 판결은 당사자 일방이 허가신청을 위한 협력 자체를 이행하지 않거나 허가신청에 이르기 전에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철회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일정한 금액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유효하다고 인정했습니다.

이 손해배상 약정은 매매계약 본래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것이 아니라 협력의무 위반이나 일방적 철회에 대한 것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매매계약 자체는 아직 유동적 무효 상태라 통상적인 채무불이행 책임을 물을 수 없지만, 협력의무는 계약과 별개로 이미 발생해 있는 의무이므로 이를 어겼을 때의 손해배상을 미리 정해두는 것은 가능하다는 논리입니다. 계약서에 허가신청에 협력하지 않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을 철회하는 경우 계약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한다는 취지의 조항을 넣어두면, 상대방이 함부로 발을 빼기 어렵게 만드는 실질적인 안전장치가 됩니다.

계약금은 언제 돌려받을 수 있나 — 부당이득 반환의 함정

계약을 그만두고 싶어진 쪽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계약금 반환청구입니다. 그런데 대법원 1993. 7. 27. 선고 91다33766 판결은 계약이 유동적 무효 상태로 있는 동안에는 이미 지급된 계약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계약이 완전히 무효로 확정되지 않은 이상, 나중에 허가를 받아 계약이 소급해서 유효로 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계약금을 부당이득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계약금 반환청구는 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 이후에야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확정적 무효로 전환될까요. 실무상 다음과 같은 사유들이 확정적 무효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 관할 관청으로부터 정식으로 불허가 처분을 받은 경우

  • 당사자 쌍방이 허가신청을 하지 않기로 명백히 의사를 일치시킨 경우

  • 처음부터 허가를 배제·잠탈할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

  • 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상대방에 대해 계약을 해제하고 그 해제가 확정된 경우

계약금을 돌려받고 싶다면 막연히 계약을 없던 일로 하자고 통보할 것이 아니라, 위 사유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필요하면 불허가 처분을 받거나 해제의 의사표시를 명확히 하는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건너뛰고 곧바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면, 계약이 아직 유동적 무효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이유로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약금 5천만원을 지급한 상태에서 매도인이 갑자기 연락을 끊고 허가신청에 응하지 않는다면, 매수인은 곧바로 계약금 반환소송부터 제기하기보다 먼저 상대방에게 협력의무 이행을 서면으로 최고하고, 그래도 응하지 않으면 이를 근거로 계약을 해제한 뒤 그 해제 사실이 확정된 상태에서 계약금 반환과 손해배상을 함께 구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밟는 것이 안전합니다. 순서를 건너뛰고 무효만을 전제로 반환을 구하면 법원에서 아직 확정적 무효에 이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기상조로 판단할 위험이 있습니다.

허가구역 지정이 풀리면 계약은 어떻게 되나

허가구역 지정은 영구적이지 않습니다. 지정권자가 지정을 해제할 수도 있고, 5년의 지정기간이 끝난 뒤 재지정을 하지 않으면 그대로 지정이 풀립니다. 이 경우 지정기간 중에 허가를 받지 않고 체결해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던 계약은 어떻게 될까요. 대법원 1999. 6. 17. 선고 98다40459 전원합의체 판결은, 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거나 지정기간 만료 후 재지정되지 않은 경우 그 전에 이미 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로 된 것이 아닌 한 더 이상 관할 관청의 허가를 받을 필요 없이 그 계약이 확정적으로 유효로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례가 실무에 주는 의미는 큽니다. 상대방이 협조하지 않아 허가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도, 계약을 성급하게 해제하거나 확정적 무효로 몰아가지만 않는다면 지정 해제나 지정기간 만료를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사이에 상대방이 협력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이 해제되거나, 스스로 허가신청을 명백히 거부하는 등 확정적 무효 사유가 먼저 발생해버리면 이 판례의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지정 해제 여부와 그 시점은 관할 지자체 공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것 — 잔금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 시점

유동적 무효 상태에서는 매매계약의 채권적 효력 자체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수인은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고 매도인도 잔금 지급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계약서에 잔금 지급일이 명시되어 있더라도 허가를 받기 전이라면 그 날짜가 도래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행을 강제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통상 계약금만 먼저 주고받고, 허가가 난 뒤에 중도금·잔금을 지급하며 소유권이전등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계약서를 설계합니다.

만약 당사자들이 서둘러서 허가 전에 잔금까지 지급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버렸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경우에도 허가를 받지 않은 이상 등기 자체가 무효로 남을 수 있어, 나중에 분쟁이 생기면 등기 말소나 부당이득 반환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절차를 서두르기보다 허가신청 → 허가 취득 → 잔금 지급 및 등기라는 순서를 지키는 것이,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부득이 허가 전에 계약금 외의 금원을 지급해야 하는 사정이 있다면, 그 금원의 성격을 ‘허가를 조건으로 한 예치금’으로 계약서에 별도로 명시하고 반환 조건을 구체적으로 적어두는 방법도 활용됩니다. 이렇게 해두면 나중에 허가가 나지 않아 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되더라도, 그 금원의 반환 근거를 다투기 쉬운 부당이득이 아니라 계약서에 명시된 조건으로 주장할 수 있어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의 땅을 허가 없이 계약하면 계약 자체가 무효인가요?

A. 처음부터 허가를 배제·잠탈할 목적이 아니라 허가받을 것을 전제로 한 계약이라면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허가를 받을 때까지 유동적 무효 상태에 놓입니다. 허가를 받으면 계약 체결 시점으로 소급해 유효가 되고, 불허가 처분을 받으면 그때 비로소 확정적으로 무효가 됩니다.

Q. 상대방이 허가신청에 협조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계약당사자는 허가신청에 공동으로 협력할 의무가 있으므로, 협조하지 않는 상대방을 상대로 협력의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판결이 확정되면 이를 근거로 단독으로 허가를 신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Q. 계약을 철회하고 싶은데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계약이 유동적 무효 상태에 있는 동안은 계약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없고, 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 이후에야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협력의무 불이행이나 일방적 철회에 대해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특약이 있다면 그 약정에 따른 처리가 우선될 수 있습니다.

Q. 허가받기 전에 잔금을 지급하거나 소유권이전등기를 요구할 수 있나요?

A. 유동적 무효 상태에서는 계약의 채권적 효력 자체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원칙적으로 잔금 지급이나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청구는 허가를 받아 계약이 소급해 유효로 확정된 이후에 가능합니다.

Q.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풀리면 예전에 허가 없이 한 계약도 유효해지나요?

A. 판례는 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거나 지정기간 만료 후 재지정되지 않은 경우, 그 전에 이미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허가 없이도 계약이 확정적으로 유효로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Q. 협력의무를 어겼을 때 손해배상은 얼마나 청구할 수 있나요?

A. 계약서에 협력의무 불이행이나 일방적 철회 시 배상할 금액을 미리 정해둔 약정이 있다면 그 금액을 기준으로 청구할 수 있고, 별도 약정이 없다면 실제 발생한 손해를 입증해 청구해야 합니다.

맺음말

토지거래허가구역 매매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거래가 끝나는 일반 매매와 다릅니다. 허가를 받기 전까지는 유동적 무효라는 특수한 상태가 이어지고, 그 기간 동안 당사자들에게는 협력의무라는 별도의 의무가 부과됩니다. 계약금 반환, 손해배상, 허가구역 지정 해제 시의 효력 등 각 쟁점마다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지금 자신이 놓인 단계가 유동적 무효인지 확정적 무효인지부터 정확히 짚는 것이 먼저입니다. 같은 계약이라도 협력의무를 다했는지, 불허가 처분을 받았는지에 따라 계약금과 손해배상의 향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서두르지 말고 단계별로 접근해야 합니다.

양평·용문처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잦은 지역의 매매를 진행하다가 상대방의 협조 거부나 계약금 반환 문제로 막막해졌다면, 서류와 진행 경과를 정리해 법률 조력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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