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투자 받고 폐업했다면, 재무 공개로 편취고의 다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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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투자 받고 폐업했다면, 재무 공개로 편취고의 다투기 

김강희 변호사


엔젤투자 받고 폐업했다면, 재무 공개로 편취고의 다투기


사건 개요


초기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엔젤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대표들이 사업이 잘 풀리지 않아 결국 폐업에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한 투자자가 "처음부터 회수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 돈을 받았다"며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대표 입장에서는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다 시장 상황이나 후속 투자 불발로 폐업에 이른 것뿐인데,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사건의 피의자가 되는 셈입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대표들의 사정을 들어 보면, 투자 유치 당시 사업계획서와 재무 현황을 투자자에게 상세히 공개했고, 투자금 또한 계획했던 용도에 맞게 사용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수사기관 앞에서는 "결과적으로 돈을 날렸다"는 사실 자체가 유죄의 정황처럼 비칠까 봐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사기죄는 결과가 아니라 투자를 받던 그 순간의 마음가짐을 묻는 범죄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업이 실패해 폐업했다는 사후 사정만으로는 사기죄의 편취 고의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투자 유치 당시 재무자료를 투자자에게 실제로 공개했다는 사실은 기망행위가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반대증거가 됩니다. 다만 이 반대증거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정리해 제시하느냐에 따라 수사·재판 단계의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형법 제347조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상대방의 착오·그에 따른 처분행위(투자금 교부)·재산상 손해가 인과관계로 이어져야 하고, 그 위에 편취의 고의라는 주관적 요건까지 갖춰져야 합니다. 둘째, 이 고의를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느냐입니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3631 판결은 투자금 편취 사기에서 편취의 고의 유무는 투자금 약정(교부) 당시를 기준으로, 투자를 받는 사람과 투자자의 관계, 거래 상황, 투자자의 경험·지식·성격·직업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셋째, 폐업이라는 결과와 투자 당시의 고의를 분리해서 볼 수 있는가입니다.

이 세 지점이 순서대로 맞물려 있어, 수사기관이 결과(폐업·투자금 미회수)만 보고 사후적으로 고의를 추단하려는 경향을 초반에 끊어내지 못하면 뒤로 갈수록 방어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대응의 축은 언제나 "그때 무엇을 알렸고, 그 돈을 어떻게 썼는가"로 돌아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투자 유치 당시 재무자료 공개 사실을 증거로 재구성하기


기망행위는 상대방에게 사실과 다른 정보를 주거나 알려야 할 사실을 숨기는 것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투자 유치 당시 실제 재무 상태와 사업 위험을 투자자에게 알렸다면 그 자체로 기망행위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그 공개 사실을 증거로 만듭니다.

1) 투자유치 단계의 자료 공개 이력을 시점별로 확보합니다.

투자자에게 전달한 IR 자료, 재무제표, 자금 사용 계획서, 데이터룸(자료실) 열람 로그, 실사(듀 딜리전스) 과정에서 오간 이메일과 회신 내역을 날짜순으로 재구성합니다. 특히 투자 계약 체결 이전에 위험 요소(매출 부진, 경쟁 심화, 자금 소진 속도 등)를 이미 알렸다는 정황이 담긴 기록이 있다면, 이는 "위험을 숨기고 투자를 받았다"는 고소 취지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자료가 됩니다.

2) 투자금 사용 내역을 사업계획과 대사합니다.

투자금이 애초 설명한 용도—인건비, 제품 개발, 마케팅 등—대로 쓰였는지를 계좌 내역과 지출 증빙으로 하나하나 맞춰 봅니다. 자금이 대표 개인 용도로 유용되거나 애초 목적과 무관하게 사용된 흔적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정리해 두면, "처음부터 다른 목적으로 돈을 받았다"는 편취 고의 주장의 근거 자체가 사라집니다.

3) 사업의 위험성 고지가 계약서·주주간계약에 반영돼 있는지 확인합니다.

투자 계약서나 주주간계약에 "원금 보장을 하지 않는다", "사업 실패 시 투자금 회수가 제한될 수 있다"는 취지의 조항이 있다면 이는 투자자 스스로도 위험을 인지하고 투자했다는 강력한 정황입니다. 대법원 2013도3631 판결이 제시한 "투자자의 경험·지식·성격·직업 등 구체적 사정"을 판단할 때, 이런 계약 조항과 투자자의 이력(전문 투자자인지, 유사 투자 경험이 있는지)은 편취 고의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함께 작용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폐업이라는 결과와 투자 당시의 고의를 분리해 사업의 정상성을 입증하기


재무자료 공개 사실을 갖췄더라도, 폐업이라는 결과가 눈앞에 있는 이상 수사기관은 여전히 "그래도 결국 다 잃지 않았느냐"고 묻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사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다 외부 요인으로 실패했다는 점을 별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1) 정상적 영업활동의 흔적을 시계열로 정리합니다.

투자금 수령 이후 실제로 채용·급여 지급, 제품 출시나 서비스 운영, 매출 발생, 거래처와의 계약 등 통상적인 사업 활동이 이어졌는지를 급여대장·거래내역·계약서 등으로 정리합니다. 투자를 받자마자 사업을 사실상 방치했다면 고의가 의심받을 수 있지만, 상당 기간 정상 영업이 확인되면 "돈을 받을 때부터 갚을 생각이 없었다"는 주장은 설 자리를 잃습니다.

2) 폐업에 이른 외부 요인을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합니다.

후속 투자 유치 실패, 시장 환경 변화, 주요 거래처 이탈, 경쟁사 등장 등 폐업의 실제 원인을 이메일, 이사회 회의록, 투자설명 미팅 기록 같은 제3자와의 소통 기록으로 뒷받침합니다. 대법원이 반복적으로 밝혀 온 것처럼, 사업상 거래에서 대금을 제때 갚지 못하고 나중에 사업이 어려워졌다는 사정만으로는 사기죄의 고의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 실패의 원인이 통제 밖의 사정이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줄수록 이 원칙이 실제로 작동합니다.

3) 폐업 이후의 정리 노력도 함께 기록합니다.

잔여 자산 매각, 일부 채무 변제, 투자자에 대한 상황 설명과 협의 시도 등 폐업 이후에도 성실하게 정리하려 한 정황은 "애초에 갚을 생각이 없었다"는 고소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이런 사후 행적은 형사 절차에서 편취 고의를 부정하는 정황 증거로, 나아가 기소 여부나 양형 판단에서도 함께 고려되는 요소입니다.


결론


스타트업 투자는 본질적으로 위험을 전제로 합니다. 그 위험이 현실화되어 폐업에 이르렀다는 사실만으로 대표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기죄는 결과의 크기가 아니라, 투자를 받던 그 순간 무엇을 알았고 무엇을 숨겼는가를 묻는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투자 유치 당시 재무자료를 공개했다는 사실, 그리고 투자금이 계획대로 쓰였고 사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었다는 사실을 얼마나 시점별 증거로 갖추어 두었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사기 고소를 이미 받았거나 그런 조짐이 보인다면, 지금 갖고 있는 자료로 이 두 축을 얼마나 뒷받침할 수 있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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