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에서는 처음 계약한 기간 안에 공사가 끝나지 않는 일이 흔합니다. 발주처의 설계변경이 반복되거나, 인허가가 늦어지고, 민원으로 작업이 중단되거나, 선행공정이 밀려 후속공정이 시작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사 물량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도 현장소장과 직원은 계속 근무해야 하고, 현장사무실 임대료와 전기료, 장비 임차료, 보험료도 계속 발생합니다. 이렇게 공사기간이 늘어나면서 추가로 발생하는 현장 유지·관리 비용이 간접공사비입니다.
다만 공사기간이 연장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전액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연장 원인과 계약 절차, 실제 지출 내역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간접공사비 분쟁이 생기는 이유
직접공사비는 철근·콘크리트 같은 재료비, 현장 작업자의 노무비, 실제 시공에 투입된 장비비처럼 공사 자체에 직접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반면 간접공사비는 시공행위에 직접 들어가지는 않지만 공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현장소장과 공사과장, 사무직원, 경비원 등의 인건비가 간접노무비에 해당하고, 현장사무실 전기료·수도료·통신비, 가설시설 유지비, 장비 임차료, 보험료 등이 간접경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본사 운영비인 일반관리비와 이윤이 문제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공사가 6개월 중단되었더라도 현장을 폐쇄할 수 없어 관리인력과 사무실을 계속 유지했다면, 시공사는 그 기간 동안 실제 시공 없이도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게 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 15. 선고 2012가단5058961 판결).
공사기간 연장만으로 부족, 발주처 책임과 추가 지출을 함께 입증해야
간접공사비 청구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공사기간이 왜 늘어났는지입니다. 발주처의 설계변경, 현장 인도 지연, 인허가 문제, 공사중지 지시처럼 발주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기간이 연장되었다면 계약금액 조정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공사의 공정관리 실패, 인력 부족, 자재 수급 문제처럼 수급인 책임으로 공사가 늦어진 경우에는 간접공사비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또 발주자와 수급인 어느 한쪽의 책임으로 명확히 나누기 어려운 사유가 섞여 있다면 청구액이 감액될 수 있습니다.
결국 연장된 기간과 실제 지출비용 사이에 객관적인 관련성이 있고, 그 비용이 필요하고 상당한 범위였다는 점까지 보여줘야 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0. 12. 선고 2017가합528863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0. 16. 선고 2018나9776 판결).
“준공 전에 신청했어야 했다”… 간접비 청구를 막는 가장 흔한 실수
공공공사에서는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신청 시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시공사가 공사를 모두 마치고 준공대가까지 받은 뒤 뒤늦게 간접공사비를 청구하면, 적법한 조정신청이 없었다는 이유로 청구가 막힐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발주처와 공사기간 연장에 관해 협의했으니 간접비도 나중에 정산될 것이라고 생각하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공사기간 변경과 계약금액 조정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공기 연장 사유가 발생하면 연장 승인만 받을 것이 아니라, 추가 간접비 조정 의사와 청구 내용을 서면으로 분명하게 남겨야 합니다. 준공대가 수령 전에 적법한 신청이 있었는지가 분쟁의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기계속공사는 총공사기간이 아니라 차수별 계약을 본다
여러 해에 걸쳐 진행되는 장기계속공사에서는 총괄계약상 전체 공사기간이 늘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간접공사비를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장기계속공사의 총괄계약은 전체 사업 규모와 기간을 정하는 잠정적 성격이 강하고, 법적 구속력은 각 차수별 계약에 인정됩니다. 따라서 실제 간접공사비 청구도 어느 차수 계약의 공사기간이 연장되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전체 사업은 2년 늦어졌지만 1차·2차 계약은 각 계약기간 안에 정상적으로 종료되었다면 총공사기간 연장만으로 추가 간접비를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특정 차수의 공사기간이 발주처 사유로 연장되었고 준공대가 수령 전에 조정신청까지 했다면, 그 차수에 한해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상 요율만 곱하면 끝이 아니다… 법원은 실제 지출한 실비를 본다
시공사는 당초 산출내역서에 기재된 간접노무비율이나 경비율을 연장기간에 그대로 적용해 간접공사비를 계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계약금액 조정에 관한 별도 합의가 없다면 법원은 단순한 요율 계산보다 실제로 추가 지출된 실비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장관리직원의 급여, 숙소비, 현장사무실 임대료, 통신비, 전기료, 보험료가 실제로 지급되었는지를 급여대장, 계좌이체 내역, 세금계산서, 계약서 등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공사가 중단된 기간에 현장 인력이 다른 현장에도 투입되었다면 전액 인정이 어려울 수 있고, 장비가 실제로 철수했다면 장비 임차료 청구도 제한될 수 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0. 5. 8. 선고 2017가합208595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6. 8. 선고 2014가합525009 판결).
설계변경으로 이미 돈을 받았다면 또 받을 수 있나… 중복 여부가 쟁점 된다
공사기간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설계변경까지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간접공사비가 중복 계상되었는지가 자주 문제 됩니다. 설계변경에 따른 간접공사비는 증가한 직접공사비에 일정 비율을 곱해 산정하는 반면, 공기 연장 간접비는 공사 물량과 무관하게 연장기간 동안 실제로 추가 지출된 비용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계산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설계변경으로 간접비가 증액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공기 연장 간접비를 전부 공제할 수 없다는 하급심 판결이 많습니다.
다만 설계변경 공사가 원래 준공기한 이후에 이루어졌고, 그 증액분에 연장기간 현장 유지비가 사실상 포함되어 있다면 일부 중복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결국 설계변경 증액분이 무엇을 보전한 것인지 항목별로 확인해야 합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1. 20. 선고 2017가합503444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 25. 선고 2015가합513768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 11. 선고 2017나38951 판결).
차수계약이 겹치면 간접비도 두 번 받을 수 있나… 원칙은 중복 청구 불가
장기계속공사에서는 앞선 차수의 공사기간이 연장된 상태에서 다음 차수 계약이 시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차 공사가 지연되어 2차 공사기간과 3개월간 겹쳤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기간 동안 동일한 현장사무실과 현장관리인력이 1차와 2차 공사를 함께 관리했다면, 양쪽 계약에서 간접공사비를 모두 청구하는 것은 중복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차회 차수계약에 반영된 간접공사비 외에 별도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중첩기간에 대한 추가 간접공사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첩기간 청구를 하려면 별도 관리인력 배치나 추가 사무실 운영 등 실제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19다282845 판결).
하도급업체가 쓴 간접비도 청구할 수 있다… 원도급사가 자료를 확보해야
실제 공사는 하수급인이 수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연장되면 하수급인도 관리직원 인건비, 장비 대기료, 현장 유지비를 추가로 부담합니다. 하수급인은 발주자와 직접 계약관계가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발주자에게 직접 간접공사비를 청구하기 어렵고, 원수급인에게 정산을 요구하게 됩니다.
일부 하급심은 하수급인이 실제로 지출한 추가 간접비를 원수급인이 발주자에게 포함하여 청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원수급인이 단순히 하수급인의 청구서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하도급계약서, 공기연장 합의서, 급여대장, 장비임대료, 정산내역 등 실제 비용 발생을 확인할 자료를 갖춰야 합니다(서울고등법원 2018. 6. 22. 선고 2017나2039861 판결).
돌관공사비에도 간접비가 포함될 수 있다… 기록이 없으면 인정받기 어렵다
발주처가 공사기간을 단축하거나 지연된 공정을 만회하라고 요구하면서 야간·휴일·교대작업을 지시하는 경우에는 돌관공사비가 문제 됩니다. 이때 추가 작업자의 임금, 장비비, 재료비 같은 직접공사비뿐 아니라 현장관리인력의 추가 근무비, 안전관리비, 일반관리비와 이윤 등 간접공사비도 사안에 따라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실제 추가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자료가 없으면 청구가 어렵습니다. 작업일보에는 야간작업이 기재되어 있는데 출근부와 급여대장에는 추가 인력이 확인되지 않거나, 장비운행일지와 세금계산서가 서로 맞지 않으면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돌관공사비 사건에서는 작업일보, 출근부, 급여대장, 장비기록, 안전작업 허가서 등 자료가 서로 일치하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시공사가 실제 간접공사비 지출을 입증했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청구액 전부를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사기간 연장 원인에 발주자와 시공사 책임이 함께 섞여 있거나, 시공사가 적절히 인력을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는데도 그대로 유지한 경우, 설계변경 증액분과 일부 중복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감액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계약 당사자 사이의 위험 분담과 형평을 고려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일정 비율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연장 원인과 계약금액 조정의 균형 등을 고려해 실비의 90%만 인정한 사례도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8. 11. 23. 선고 2017나2046678 판결).
핵심은 연장 사유·신청 시기·실비 자료
간접공사비 분쟁은 공사기간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먼저 공기 연장에 발주자의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계약에서 정한 절차와 시기에 맞춰 계약금액 조정을 신청해야 합니다.
그다음 연장기간 동안 현장관리인력과 시설을 실제로 유지했고, 그 비용이 공사기간 연장과 직접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장기계속공사라면 차수별 계약과 준공대가 수령 시점을 따져야 하고, 설계변경이나 차수 중첩기간과의 중복 여부도 정리해야 합니다.
현재 공사기간이 늘어나 현장 인건비와 유지비가 계속 발생하고 있거나, 준공 후 발주처로부터 간접공사비 지급을 거절당한 상황이라면 공기연장 승인서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공사계약서, 차수별 계약서, 기간연장 공문, 계약금액 조정 신청서, 급여대장, 세금계산서, 장비 임대계약, 현장일지 등을 함께 검토해야 실제 청구 가능 범위를 산정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공기 연장 원인과 절차 준수 여부, 실비 인정 범위, 설계변경·돌관공사비와의 중복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현실적인 청구 및 방어 방향을 제시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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