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반향 대표 변호사 정찬입니다.
"급하게 계좌만 빌려달라고 해서 잠시 넘겨줬습니다."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체크카드와 계좌를 전달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자주 등장하는 해명입니다.
실제로 통장을 직접 이용해 피해금을 인출하지 않았더라도, 계좌나 체크카드를 타인에게 제공한 행위만으로 형사책임이 문제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다만 모든 통장대여 사건이 동일하게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좌를 제공하게 된 경위와 당시 인식, 보이스피싱 범행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등에 따라 적용되는 혐의와 처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1️⃣ 보이스피싱 통장대여, 어떤 죄가 문제 될까?
보이스피싱 조직에 계좌를 제공한 경우에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 가장 먼저 검토됩니다.
접근매체인 통장이나 체크카드, OTP, 비밀번호 등을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하는 행위는 법률상 제한되어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데요.
여기에 더해 계좌를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제공한 것으로 인정되면 사기방조죄 또는 공동정범이 문제 되는 사례도 있죠.
즉, 단순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그칠지, 보이스피싱 범죄 자체에 가담한 것으로 평가될지는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2️⃣ 실제 처벌은 무엇으로 결정될까?
수사기관은 단순히 계좌를 빌려줬다는 사실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 계좌를 제공하게 된 경위
고수익 아르바이트, 세금 절감, 대출 실행 등의 명목으로 속은 것인지, 처음부터 범행 가능성을 인식했는지가 중요합니다.
🔺 대가를 받았는지
계좌를 제공하고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받은 경우에는 범행 인식 여부를 판단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 제공한 계좌의 수
여러 개의 계좌를 반복적으로 제공했다면 단순 실수보다 적극적인 가담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피해 규모와 범행의 정도
해당 계좌를 통해 얼마나 많은 피해금이 입출금되었는지, 여러 피해 사건에 이용되었는지도 함께 검토됩니다.
3️⃣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보이스피싱 사건은 피해자와 합의했다고 해서 반드시 사건이 종결되는 범죄는 아닙니다.
다만 피해 회복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검찰과 법원이 양형을 판단할 때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있죠.
반대로 피해 규모가 크거나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에서는 합의가 이루어졌더라도 처벌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합의만 하면 끝난다"거나 "초범이면 무조건 선처받는다"는 말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4. 수사 단계에서 주의해야 할 점
보이스피싱 통장대여 사건에서는 피의자가 범행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계좌를 제공하게 된 과정, 상대방과 나눈 대화 내용, 문자메시지, 메신저 기록, 송금 내역 등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죠.
반대로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거나 메시지를 삭제하는 행위는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증거인멸로 오해받을 여지도 있습니다.
또한 수사 초기 진술은 이후 검찰과 재판 과정에서도 중요한 자료가 되므로, 사실과 다른 추측이나 기억이 불분명한 내용을 단정적으로 진술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무리
보이스피싱 통장대여 사건은 단순히 계좌를 빌려준 행위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당시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범행 가능성을 인식했는지, 대가를 받았는지,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용 혐의와 처벌이 결정됩니다.
특히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그칠지, 보이스피싱 범행의 방조 또는 공범으로 평가될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건을 검토할 때에는 계좌 제공 경위와 객관적인 증거를 중심으로 법적 판단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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