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성범죄나 사기 등으로 고소를 당했다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뒤, 오히려 애초 고소인을 무고죄로 맞고소하는 이른바 ‘역고소’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고소인분들 중 상당수는 “겪은 그대로만 이야기했다”, “혐의없음 처분이 났다고 해서 바로 무고가 되는 건 아니지 않냐”는 생각으로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무고 고소장이 접수되고 경찰서에서 출석 통보를 받으면, 어디서부터 대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무고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신고사실의 허위성에 대한 적극적 증명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 사건이 혐의없음으로 끝났다는 사정만으로 무고죄가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무고죄로 역고소 당했을 때 어떤 법리로 방어할 수 있는지, 그리고 혐의없음 처분을 이끌어내기 위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무고 역고소는 원 사건의 혐의없음 처분만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허위성은 검사가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할 요건이지, 혐의없음 처분에서 저절로 추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게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사람을 처벌합니다.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여야 하는데, 이 허위성은 신고자가 아니라 무고 혐의를 수사하는 쪽에서 입증해야 하는 요건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원 사건이 혐의없음이나 증거불충분으로 종결되면, 곧바로 “애초 신고 내용이 거짓이었다”는 식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혐의없음 처분에는 증거불충분뿐 아니라 죄가안됨, 공소권없음 등 다양한 사유가 있고, 그 자체가 신고 내용이 전부 허위였다는 판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무고죄에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인 증명이 있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인 증명만으로는 그 신고사실을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8. 2. 24. 선고 96도599 판결).
즉 무고 사건에서 검사는 “원 신고 내용이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정도가 아니라, “그 신고 내용이 객관적으로 허위였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이 증명책임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원 사건의 혐의없음 처분은 무고죄 성립의 전제가 아니라, 검사가 허위성을 별도로 적극 증명해야 하는 출발점일 뿐입니다.
2. 신고 당시 진실이라고 믿었다면 무고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미필적 고의로도 무고죄는 성립하지만, 신고 당시 허위 가능성을 인식조차 못 했다면 고의 자체가 없습니다.
무고죄는 확정적 고의가 아니라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신고 내용이 진실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즉 허위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신고했다면 무고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2006. 5. 25. 선고 2005도4642 판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신고자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관계에 비추어 신고 내용이 허위라거나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 자체를 하지 못했다면 무고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기억의 오류, 상황에 대한 주관적 해석의 차이, 상대방과의 소통 방식 차이에서 비롯된 인식 차이는 ‘허위성 인식’과는 구별됩니다.
무고 역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는 신고 당시 어떤 근거로 그렇게 믿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신고 전후의 문자, 대화 기록, 진술 경위를 정리해 “그 시점에 그렇게 인식할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어야 고의가 부정될 여지가 커집니다.
신고 당시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었다면, 결과적으로 혐의없음 처분이 나왔더라도 무고의 고의는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신고 내용 중 일부가 부정확해도 곧바로 무고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핵심 내용이 진실에 부합한다면, 정황의 과장이나 세부 사실의 오류만으로는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성범죄나 사기 고소 사건에서는 시간, 장소, 경위 등 세부 정황에 대한 진술이 조사 과정에서 다소 부정확했던 것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상대방은 “세부 사실이 다르니 전체가 허위”라는 논리로 무고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신고 내용의 일부가 사실과 다르더라도, 그것이 범죄 성립 여부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 정황의 과장에 불과하다면 무고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신고내용 중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독립하여 형사처분 등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거나 허위 부분이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는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무고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대법원 2004. 1. 16. 선고 2003도7178 판결).
다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허위 사실이 신고 내용 전체의 성질을 바꿔버릴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라면, 즉 그 부분이 빠지면 애초에 범죄가 성립하지 않았을 정도의 핵심 사실이라면 무고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세부 사실 하나하나가 아니라, 신고 내용의 핵심 또는 중요 부분이 진실에 부합하는지입니다.
세부 정황의 과장이나 기억 오류가 아니라, 신고 내용의 핵심 부분이 진실에 부합하는지가 무고죄 판단의 기준입니다.
4. 무고죄는 10년 이하 징역까지 가능한 중한 범죄로 다뤄집니다
벌금형에 그치더라도 전과와 민사 분쟁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닙니다.
형법 제156조는 무고죄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비교적 무거운 법정형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무고죄가 단순히 개인 사이의 다툼이 아니라,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을 그르치고 무고한 사람을 형사처분의 위험에 빠뜨리는 범죄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원 사건이 성범죄나 재산범죄처럼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일수록, 무고 사건에서도 실형 여부와 양형 수준이 첨예하게 다퉈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 사건에서 이미 상당한 수사·재판을 거친 이력이 있다면 그 경위가 무고 사건의 양형에서도 함께 고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고죄로 벌금형이 선고되더라도 수사·재판을 받은 이력 자체는 남고, 원래 고소당했던 상대방이 별도로 명예훼손이나 손해배상 등 민사상 청구를 함께 진행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형사 절차와 민사 절차를 함께 염두에 두고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5. 혐의없음까지 가는 절차와 준비 순서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원 사건 기록부터 확보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무고 역고소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원 사건 관할이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피고소인, 즉 원래 고소인이었던 사람에 대한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될 경우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무고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 사건의 불기소이유서를 발급받아 혐의없음, 증거불충분, 죄가안됨 등 정확히 어떤 사유로 종결됐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최초 신고·고소 당시 작성한 진술서와 그 무렵 주고받은 문자·메신저 대화 기록을 정리해, 그 시점에 그렇게 인식할 만한 근거가 있었는지 재구성합니다.
무고 고소장에서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을 허위라고 주장하는지 대조해, 핵심 사실에 대한 주장인지 정황상 세부 사실에 대한 주장인지 구분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무고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원 사건 수사기록과 연계해 혐의없음 처분을 이끌어낼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원 사건에서 이미 오랜 수사와 조사를 거친 상태에서 무고 고소장까지 받으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어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고 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는 신고 당시 어떤 근거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침착하게 재구성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원 사건에서 억울하게 고소당했던 입장에서도,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무고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고려하며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성범죄와 재산범죄 고소·피고소 사건, 그리고 그로부터 이어지는 무고 사건까지 양쪽 입장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어떤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원 사건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으면 자동으로 무고죄가 되나요?
A. 아닙니다. 무고죄는 검사가 신고사실의 허위성을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성립하며, 혐의없음은 증거불충분·죄가안됨 등 다양한 사유로 나올 수 있어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Q. 무고죄로 조사받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경찰 출석 통보를 받은 즉시가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신고 당시 믿었던 근거를 명확히 밝혀야 고의가 부정될 여지가 커집니다.
Q. 신고 내용 중 일부가 과장됐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것만으로 무고가 되나요?
A. 아닙니다. 판례는 정황을 다소 과장하거나 세부 사실에 오류가 있어도 핵심 내용이 진실에 부합하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핵심 내용 자체가 허위라면 다릅니다.
Q. 무고죄로 벌금형만 받으면 가볍게 넘어갈 수 있나요?
A. 벌금형도 수사·재판을 받은 이력이 남고, 상대방이 별도로 손해배상 등 민사 청구를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닙니다.
Q. 원 사건과 무고 사건을 같은 변호사가 맡아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원 사건 수사기록과 불기소이유서를 가장 잘 아는 변호사가 무고 사건의 방어 논리를 세우는 데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Q. 무고 고소를 당했다는 사실만으로 원 사건 결과가 바뀌나요?
A. 아닙니다. 원 사건과 무고 사건은 별개 절차로 진행되며, 무고 고소 자체가 원 사건 처분을 뒤집는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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