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팔아넘겼다면 — 특가법 가중과 감형의 갈림길
사건 개요
A씨는 생활비가 급하던 시기, 지인의 부탁으로 필로폰을 조금씩 구해다 되팔기 시작했습니다.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아는 사람 몇몇에게, 몇 달에 걸쳐 십여 차례 소량씩 넘긴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번에 오간 돈은 많아야 수십만 원 남짓이었고, A씨 스스로도 "이 정도면 큰 사건은 아니겠지"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A씨의 거래 내역을 전부 모아 합산했습니다. 개별 거래 하나하나는 소액이었지만, 몇 달간의 판매액을 더하니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제11조가 정한 가액 기준을 넘겼고, 검찰은 단순히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 아니라 특가법 위반으로 기소했습니다. A씨는 "따로따로 판 건데 왜 다 합쳐서 계산하느냐"며 억울해했지만, 이미 공소장에는 무기 또는 징역 7년 이상이라는 무거운 법정형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런 사건의 결과는 마약을 팔았다는 사실 자체보다, 여러 차례의 판매행위를 하나로 묶어 가액을 합산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가액 산정의 근거가 타당한지에서 갈립니다. 여기에 더해 형이 무거워지는 것이 불가피한 국면이라 해도, 감경인자를 얼마나 촘촘히 준비했는지가 실제 선고형을 좌우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시기를 달리한 여러 번의 매매행위를 포괄일죄로 묶어 가액을 합산할 수 있는지—즉 범의의 단일성과 계속성, 범행 방법의 동일성이 인정되는지입니다. 둘째, 합산된 가액이 특가법 제11조가 정한 기준(500만 원, 5천만 원)의 어느 구간에 속하는지, 그리고 그 가액 산정의 근거가 실제 거래가에 부합하는지입니다. 셋째,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가 별도로 정한 영리목적·상습성 요건이 이 사건에 충족되는지입니다. 넷째, 가중이 불가피하더라도 어떤 감경인자를 얼마나 갖추어 두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앞의 두 지점에서 적용 법조 자체를 낮출 여지가 있는지 먼저 다투고, 그럼에도 특가법 적용이 유지된다면 남은 승부는 전적으로 감경인자를 쌓는 싸움으로 넘어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가액 합산과 포괄일죄 성립을 다투어 적용 법조 자체를 낮추기
특가법 제11조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등에 규정된 범죄를 범한 자가 취급한 마약류의 가액을 기준으로, 5천만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 500만 원 이상 5천만 원 미만이면 무기 또는 징역 7년 이상으로 가중합니다. 문제는 이 가액을 어떻게 산정하느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지점을 다음 순서로 다룹니다.
1) 개별 거래 사이의 독립성을 증거로 세웁니다.
여러 차례의 매매라 해서 당연히 하나로 합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상 포괄일죄로 묶이려면 범의의 단일성·계속성과 범행 방법의 동일성이 함께 인정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각 거래 사이의 시간 간격, 상대방이 매번 달랐는지, 거래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매번 독립적이었는지를 통신기록·거래 상대방 진술을 토대로 재구성해, 하나의 계획된 범의가 아니라 그때그때 별개로 이루어진 거래였음을 뒷받침합니다. 이 부분이 인정되면 합산 대상 자체가 줄어들어 특가법 기준액에 못 미치게 될 여지가 생깁니다.
2) 검찰이 산정한 마약 가액의 근거를 다툽니다.
공소장에 적힌 가액은 실제 거래대금이 아니라 압수된 마약의 순도·중량을 토대로 한 추정 시가인 경우가 많습니다. 산정에 쓰인 감정 방법론, 적용된 단가와 순도, 실제로 오간 금액과의 괴리를 하나하나 짚어 산정 근거를 다툽니다. 합산액이 특가법 500만 원 또는 5천만 원 기준을 근소하게 넘긴 사안일수록, 이 산정 근거 다툼만으로 적용 법조가 특가법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로 낮아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3) 영리목적·상습성 요건이 별도로 충족되는지 다툽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는 영리목적이나 상습성이 인정되면 그 자체로 형이 사형·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까지 올라갑니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산발적으로 소량을 되판 것과, 이윤을 남기려 조직적으로 유통망을 구축한 것은 전혀 다른 사안입니다. 판매 대금의 흐름(생활비로 소진되었는지, 재투자되었는지), 거래 규모의 일관성, 조직적 역할 분담 유무를 정리해 이 사건이 영리목적의 상습 유통이 아니라는 점을 별도로 다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가중이 불가피할 때 감경인자를 쌓아 실질 형량을 낮추기
가액 다툼에도 불구하고 특가법 적용이 유지되는 경우가 실제로 더 많습니다. 그렇다고 하한 형량이 곧 선고형인 것은 아닙니다. 법정형의 하한이 아무리 높아도, 형법 제53조의 정상참작감경이나 양형기준상 감경인자가 충분히 쌓이면 선고형은 그보다 훨씬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준비합니다.
1) 상선(공급책) 관련 수사협조를 기록으로 남깁니다.
양형기준상 자수 및 수사협조는 대표적인 특별감경인자입니다. 다만 이미 수사기관이 인지한 상태에서 진술하면 자수로 인정받기 어려우므로, 진술 시점과 경위를 정확히 정리해 자수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최소한 실질적인 수사협조로 구성할 수 있는지를 가려냅니다. 상선의 신원·연락 경로·거래 방식에 관해 수사기관이 몰랐던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하고, 그 협조 사실이 조서나 별도 확인서에 명확히 남도록 합니다.
2) 마약류 중독 치료 이력과 계획을 준비합니다.
기소 이후라도 마약류 중독 전문 치료기관에서 진단을 받고 치료 프로그램을 시작하면, 그 경과보고서는 재범 위험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자료로 법원에 제출할 수 있습니다. 단순 판매만 한 경우라도 본인의 사용력·의존도를 함께 점검해, 치료 의지가 형식적 제스처가 아니라 실제 진행 중인 과정임을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조직성·반복성을 부정하는 정상관계 자료를 갖춥니다.
양형기준의 가중인자인 '조직적·상습적 범행', '대량 유통'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단독범행이었다는 점, 판매 대상이 한정된 지인 범위였다는 점, 미성년자나 다크웹·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유통이 아니었다는 점—을 진술과 통신기록으로 뒷받침합니다. 초범인지 여부, 생계형 범행이었다는 정황, 가족관계와 재범 방지를 위한 구체적 계획도 함께 정리해 정상관계 자료로 제출합니다. 이 요소들이 쌓이면 같은 특가법 적용 사건이라도 선고형이 법정형 하한 근처로 수렴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결론
마약 판매·유통 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소량씩 몇 번 판 것뿐"이라는 생각으로 방어를 미루는 때입니다. 개별 거래가 아무리 소액이었어도, 합산되는 순간 법정형의 하한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가액 합산과 산정 근거를 다툴 여지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그럼에도 가중이 불가피하다면 상선 협조·치료 이력·정상관계 자료를 얼마나 촘촘히 준비했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수사 초기 단계일수록 다툴 수 있는 지점이 많으니, 지금 상황이 특가법 적용 여지가 있는 사건이라면 대응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