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에도 배우자 퇴직금과 연금, 재산분할 받을 수 있을까
사건 개요
이혼을 준비하는 상담자 중 상당수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남편이 아직 퇴직을 안 했으니 퇴직금 얘기는 나중 문제 아닌가요", "국민연금은 원래 본인 명의니까 저는 손댈 수 없는 거 아닌가요." 20년 넘게 함께 살림을 꾸리고 자녀를 키우는 동안, 정작 배우자 명의로 쌓인 퇴직금과 국민연금·공무원연금은 마치 이혼과 무관한 별개의 영역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상담해 보면 두 가지 오해가 겹쳐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나는 "아직 받지 않은 퇴직금은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오해이고, 다른 하나는 "연금은 재산분할이 아니라 그냥 각자 알아서 받는 것"이라는 오해입니다. 두 가지 모두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아직 퇴직하지 않았어도 퇴직급여채권은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고, 국민연금·공무원연금은 재산분할심판과는 별도의 법정 절차를 밟아야 실제로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퇴직금(퇴직급여채권)은 재직 중이라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고,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은 요건을 갖추면 '분할연금'이라는 별도의 청구권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두 트랙을 구분하지 못하고 재산분할 판결문 하나로 모든 게 끝난 줄 알았다가, 정작 연금공단에 분할연금을 청구하는 절차를 놓쳐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실제로 발생합니다.
핵심 쟁점
이 문제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배우자가 아직 재직 중이어서 퇴직금을 받지 않은 상태라도 그 장래의 퇴직급여채권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입니다. 둘째, 이미 받았거나 받고 있는 국민연금·공무원연금이 재산분할심판의 대상인지, 아니면 별도의 '분할연금청구'라는 절차로 다뤄야 하는지입니다. 이 둘은 법적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셋째, 분할연금을 청구하려면 혼인기간 5년 이상이라는 요건과 정해진 청구기한을 지켜야 한다는 점입니다. 넷째, 분할 대상이 되더라도 전체 재직기간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부분만 분할된다는 점입니다.
이 네 가지를 미리 정리해 두지 않으면, 이혼 소송이나 조정 단계에서 퇴직금·연금을 아예 분할 대상에서 빠뜨리거나, 재산분할은 마쳤는데 정작 연금공단에 별도 청구를 하지 않아 분할연금을 받을 기회 자체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재직 중인 배우자의 퇴직급여채권을 재산분할 대상에 끌어들이기
과거 판례는 이혼 당시 배우자가 아직 퇴직하지 않았다면, 장차 퇴직금을 받을 개연성이 있다는 사정을 재산분할의 액수·방법을 정하는 참작 사유로만 볼 뿐, 그 자체를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시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2012므2888 전원합의체 판결로 이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에 이미 잠재적으로 존재하고 경제적 가치의 현실적 평가가 가능한 재산인 퇴직급여채권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이 현재의 확립된 법리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대응합니다.
1) 이미 발생한 퇴직급여는 분할 대상으로 명확히 확정합니다.
배우자가 이미 퇴직해 퇴직금을 수령했거나, 퇴직연금계좌에 적립돼 있는 경우라면 그 액수는 다툼의 여지 없이 분할 대상입니다. 통장 내역, 퇴직연금사업자(보험사·증권사)의 적립금 조회서, 중간정산 내역을 확보해 혼인 중 형성된 재산임을 먼저 확정합니다.
2) 아직 재직 중이라면 사실조회·문서제출명령으로 예상 퇴직급여를 끌어냅니다.
배우자가 계속 근무 중이라 아직 퇴직금을 받지 않았다면, 재판부에 사실조회신청 또는 문서제출명령을 통해 근무처(회사·공무원연금공단 등)에 "이혼소송 사실심 변론종결일 기준으로 그 시점에 퇴직할 경우 지급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급여 상당액"을 조회하도록 요청합니다. 취업규칙이나 퇴직연금규약상 산정방식도 함께 확보해, 임의로 낮게 잡히지 않도록 산정 근거를 검증합니다.
3) 혼인 전 재직기간은 분할 대상에서 걷어냅니다.
퇴직급여는 전체 재직기간에 대한 대가이므로, 혼인 전부터 근무해 온 배우자라면 혼인기간에 대응하는 부분만을 분할 대상으로 산정해야 합니다. 근속연수 대비 혼인기간의 비율로 안분하는 방식이 실무상 널리 쓰이며, 이 계산 근거를 미리 정리해 두면 상대방이 "전체 재직기간을 기준으로 과다 청구한다"는 반박을 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국민연금·공무원연금은 '분할연금청구'라는 별도 트랙으로 확보하기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지점이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무원연금은 재산분할심판에서 그 존재를 언급하고 분할 비율을 정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연금법 제64조가 정한 '분할연금'은 재산분할과는 별개로, 요건을 갖춘 사람이 국민연금공단에 직접 청구해야 비로소 지급되는 독립된 수급권입니다. 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도 각 연금법에 유사한 분할연금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재산분할과 분할연금청구가 별개 절차임을 먼저 확인시킵니다.
재산분할 조정조서나 판결문에 연금 관련 내용을 기재했다 해도, 그것만으로 연금공단이 자동으로 분할연금을 지급하지는 않습니다. 2017년 개정된 국민연금법은 당사자 간 협의나 재판을 통해 연금분할 비율을 별도로 정할 수 있도록 했으므로, 재산분할 절차에서 이 비율을 명시적으로 다투고 조정·판결에 반영해 두어야, 이후 연금공단에 청구할 때 균등분할(1/2)이 아닌 다른 비율을 주장할 근거가 생깁니다.
2) 분할연금 청구 요건을 혼인기간 기준으로 미리 점검합니다.
분할연금을 받으려면 배우자였던 사람의 국민연금 가입기간 중 혼인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하고, 배우자가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되어야 하며, 본인도 지급개시연령(60세 이상)에 도달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혼인기간은 혼인신고일부터 이혼신고일까지를 기준으로 하되,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이미 파탄에 이르러 별거가 장기화된 기간은 혼인기간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검토해, 상대방이 이를 다툴 경우에 대비합니다.
3) 청구기한을 이원화해서 관리합니다.
분할연금은 원칙적으로 수급요건을 모두 갖춘 때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다만 이혼한 배우자와의 혼인기간 중 가입기간이 5년 이상이라면, 본인이 아직 60세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이혼의 효력이 발생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미리 청구(선청구)해 둘 수 있습니다. 협의이혼이든 재판상 이혼이든 이혼이 확정되는 즉시 이 선청구 기한부터 역산해 일정을 관리하고, 공무원연금 등 다른 연금도 동일하게 3년의 청구기한이 걸려 있으므로 놓치지 않도록 챙깁니다.
결론
퇴직금과 연금은 "아직 받지 않았으니 나중 문제"라거나 "명의자 것이니 손댈 수 없다"는 생각으로 미뤄 둘 문제가 아닙니다. 재직 중인 퇴직급여채권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고, 국민연금·공무원연금은 재산분할과 별도로 정해진 요건과 기한 안에 분할연금을 청구해야 실제로 손에 쥘 수 있습니다.
특히 분할연금청구는 재산분할 판결이 확정됐다고 저절로 따라오지 않고, 정해진 기한을 넘기면 그대로 소멸한다는 점에서 재산분할 못지않게, 어떤 경우엔 그보다 더 시급히 챙겨야 할 문제입니다. 이혼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이혼했지만 배우자의 퇴직금·연금을 정리하지 못하셨다면, 지금 어떤 절차가 남아 있고 기한이 얼마나 남았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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