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예금·주식, 형제가 먼저 인출했다면 — 분할과 반환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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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예금·주식, 형제가 먼저 인출했다면 — 분할과 반환청구 

김강희 변호사


상속 예금·주식, 형제가 먼저 인출했다면 — 분할과 반환청구


사건 개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장례를 치르고 나면, 형제자매들은 곧 예금통장과 증권계좌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데 막상 은행에 가 보면 잔액이 생각보다 적거나, 이미 누군가 인출해 간 흔적이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부모님 생전에 함께 살거나 통장을 관리하던 자녀가 사망 직전·직후에 예금을 찾아 자신의 계좌로 옮겨 놓았거나, 심지어 사망신고를 미루면서 계속 인출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주식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아버지 명의로 있던 증권계좌를 두고 "장남이 사업을 물려받았으니 주식도 장남 몫"이라거나 "명의만 아버지였지 사실은 내가 관리하던 계좌"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정작 누가 얼마만큼 나눠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는 뒷전으로 밀립니다. 예금은 통장을 스캔해 확인하면 되지만, 주식은 시세가 매일 바뀌고 배당·유상증자 같은 변수까지 겹쳐 셈이 더 복잡해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예금·주식 같은 금융재산은 원칙과 예외가 갈라지는 지점이 분명한 영역입니다. 예금(가분채권)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와 동시에 법정상속분대로 당연히 나뉘어 각자에게 귀속되지만, 특별수익 등으로 형평이 깨지는 사정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분할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주식은 처음부터 공동상속인들의 공유 상태로 남아 분할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 이미 인출해 써 버린 돈은 또 다른 문제, 즉 부당이득·손해배상의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갈피를 잡아야 하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예금채권처럼 성질상 나눌 수 있는 가분채권이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지입니다. 대법원 2016. 5. 4.자 2014스122 전원합의체 결정은 가분채권은 상속개시와 동시에 법정상속분에 따라 당연히 분할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초과특별수익자가 있는 등 형평을 기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둘째, 주식은 예금과 달리 어떤 법적 지위에 있는지입니다. 민법 제1006조에 따라 공동상속재산은 분할 전까지 공동상속인의 공유(주식은 준공유)에 속하므로, 주식은 당연분할되지 않고 분할 절차를 거쳐야 확정됩니다. 셋째, 이미 인출되어 없어진 돈은 분할심판에서 다룰 수 있는지입니다. 인출·소비되어 현금화된 재산은 원칙적으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아니고, 부당이득반환이나 불법행위 손해배상이라는 별도의 청구 형태로 다투어야 합니다. 넷째, 생전 증여·인출 내역을 특별수익·기여분으로 반영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얽혀 있어, 예금은 그대로 두고 인출된 부분만 문제 삼을지, 아니면 예금·주식 전체를 분할심판으로 끌고 갈지에 따라 절차와 증거 준비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예금·주식을 분할 대상으로 올바르게 구성하기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이 재산이 애초에 분할심판의 대상이 맞는가"입니다. 대상 자체를 잘못 잡으면 뒤의 다툼은 전부 헛수고가 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재산의 성격을 나눠 다룹니다.

1) 예금은 원칙과 예외를 구분해 청구 취지를 세웁니다.

예금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와 동시에 법정상속분대로 당연히 분할되어 각자에게 귀속되므로, 그 자체를 분할심판의 대상으로 청구해도 원칙적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다만 공동상속인 중에 생전 증여를 많이 받은 초과특별수익자가 있어 예금까지 법정상속분대로 나누면 형평이 깨지는 사정이 있다면, 대법원 전원합의체 법리에 따라 예금도 예외적으로 분할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담 초기에 생전 증여·대출금 대납·사업자금 지원 같은 특별수익 자료부터 모읍니다.

2) 주식은 준공유 재산임을 전제로 분할 방법을 설계합니다.

주식은 가분채권과 달리 당연분할되지 않고, 분할 전까지 공동상속인들의 공유(준공유)로 남습니다. 협의가 되면 특정 상속인이 주식을 모두 가져가고 나머지에게 그 가액 상당을 정산하는 가액배상(대상분할) 방식이 실무상 많이 쓰입니다. 협의가 안 되면 가정법원의 상속재산분할심판으로 넘어가고, 이때 주식 가치는 협의·조정일 또는 심판일에 가까운 시점의 시세로 다시 평가해야 하므로, 시세 변동이 큰 시기라면 평가 기준일을 어떻게 잡을지부터 다툽니다.

3) 상속재산분할협의서와 은행·증권사 실무 요건을 미리 맞춥니다.

협의가 이루어져도 은행·증권사는 상속인 전원의 동의서, 인감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요구하므로, 서류가 한 명이라도 빠지면 인출·이체 자체가 막힙니다. 그래서 협의 단계부터 각 기관이 요구하는 서류 목록을 확인해 분할협의서에 반영하고, 정부24 안심상속원스톱서비스로 피상속인 명의 계좌·증권을 먼저 전부 조회해 누락된 재산이 없는지 확인한 뒤 협의를 진행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이미 인출된 돈, 되찾아 오는 절차


문제는 협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누군가 예금을 이미 인출해 써 버린 경우입니다. 이때는 "나눠 갖자"가 아니라 "돌려 달라"는 별도의 청구로 접근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을 순서대로 챙깁니다.

1) 인출 경위부터 금융거래내역으로 확인합니다.

막연히 "형이 다 가져갔다"는 진술만으로는 청구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각 금융기관에 피상속인 명의 계좌의 거래내역서 발급을 청구해 인출 일시·금액·인출 방법(창구·자동화기기·계좌이체)을 특정하고, 사망 시점 전후로 인출이 몰려 있는지, 인감·비밀번호를 누가 관리했는지를 함께 확인합니다. 사망 직전 인출이라면 상속재산 자체에서 빠진 것인지, 생전 증여인지도 함께 가려야 뒤의 특별수익 주장과 충돌하지 않습니다.

2) 부당이득반환 또는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청구를 구성합니다.

이미 현금화되어 사라진 상속재산은 원칙적으로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아니라 별도의 민사소송으로 다툽니다. 정당한 권한 없이 예금을 인출해 보유한 공동상속인을 상대로, 나머지 상속인들은 각자의 법정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당이득반환청구로, 또는 고의로 다른 상속인의 몫까지 가져간 사정이 뚜렷하면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로 구할 수 있습니다. 두 청구권은 요건과 입증책임이 달라, 사안의 정황에 맞추어 어느 쪽으로 구성할지, 또는 병합해 주장할지를 먼저 정합니다.

3) 소멸시효를 고려해 청구 시점을 관리합니다.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일반채권으로 청구할 수 있는 날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고,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인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언제 그 사실을 알았는지를 기록해 두고, 협의가 길어질 조짐이 보이면 시효가 끊기기 전에 내용증명 발송이나 소 제기 등 시효 중단 조치를 먼저 취해 둡니다.


결론


상속 예금과 주식은 "그냥 똑같이 나누면 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예금과 주식의 법적 성격이 다르고, 이미 인출된 돈은 또 다른 절차를 밟아야 하는 별개의 영역입니다. 이 구분을 모른 채 협의를 시작하면, 정작 받아야 할 몫을 놓치거나 받을 수 없는 것을 붙들고 시간만 흘려보내기 쉽습니다.

통장 잔액이 예상과 다르거나 형제 중 누군가 먼저 손을 댄 흔적이 보인다면, 그 시점이 바로 금융거래내역부터 확보해 두어야 할 때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어떤 재산이 분할 대상이고 어떤 부분이 반환청구의 대상인지, 그 경계를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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