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용역대금 못 받았다면 — 미지급 대응법
사건 개요
공사를 다 마치고 준공까지 넘겼는데, 혹은 용역을 끝까지 이행하고 결과물까지 넘겼는데 정작 대금은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발주자는 처음엔 "곧 정산하겠다"고 하다가 점점 연락이 뜸해지고, 나중에는 "공사에 하자가 있다", "결과물이 계약과 다르다"며 대금 자체를 다투기 시작합니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다며 노골적으로 버티는 경우도 있고, 아예 잠적하듯 연락을 끊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은 대개 공통된 실수를 하고 있습니다. "설마 떼어먹겠나" 하는 마음으로 독촉만 반복하며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상대방의 재산이 이미 다른 곳으로 넘어가거나 시효가 임박한 뒤에야 법적 조치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미수금은 시간이 내 편이 아닙니다. 받아야 할 돈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채권을 얼마나 이른 시점에 특정·보전·회수 절차로 옮겨 놓았는가가 실제 회수 여부를 가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공사대금이든 용역대금이든 미지급 상태 자체는 법적으로 명확히 다툴 수 있는 문제입니다. 다만 채권의 종류에 따라 적용되는 소멸시효와 회수 수단이 다르고, 상대방의 반박 논리(하자 주장, 상계 주장 등)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승소하고도 실제로는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그 채권이 공사대금인지 용역대금인지, 그리고 소멸시효가 얼마나 남았는지입니다. 공사대금 채권은 민법 제163조 제3호에 따라 공사가 끝나 대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 때부터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고, 이는 공사에 부수하는 채권까지 포함합니다. 반면 용역대금은 계약의 성격(상행위 여부, 위임·도급 여부)에 따라 상사채권이면 5년, 그 외 채권이면 더 긴 기간이 적용될 수 있어 개별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둘째, 상대방이 지급 거부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항변—하자보수비 상당액을 공제하겠다거나, 이미 지급한 선급금·기성금과 상계하겠다는 주장—이 실제로 얼마나 인정될 수 있는지입니다. 셋째, 소송에서 이겨도 상대방에게 회수할 재산이 남아 있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가 처음부터 함께 준비되지 않으면, 시효가 지나 채권 자체가 소멸하거나, 재판에 이겨도 집행할 재산이 없어 승소가 서류로만 남는 결과가 생깁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채권을 특정하고 시효가 끝나기 전에 붙잡아 두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받을 돈이 있다"는 느낌을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채권으로 바꾸는 작업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건을 정리합니다.
1) 계약서·기성고·세금계산서로 채권 액수를 특정합니다.
계약서, 시공 내역서나 용역 결과물 인수 기록, 기성고 확인서, 세금계산서, 대금 청구서 등을 시점별로 모아 미지급 채권의 액수와 발생 시점을 문서로 못박습니다. 구두로만 오간 정산 합의는 나중에 다시 다투게 되므로, 정산 과정에서 오간 문자·이메일까지 함께 확보해 액수에 대한 다툼의 여지를 줄여 둡니다.
2) 소멸시효를 점검하고 시효 중단 조치를 취합니다.
공사대금이면 공사 완료 후 3년, 용역대금이면 계약 성격에 따라 정해지는 시효 기간이 언제 끝나는지부터 계산합니다. 시효 만료가 임박했다면 내용증명으로 최고(催告)를 보내 시효를 임시로 멈추고, 최고일로부터 6개월 안에 지급명령이나 소를 제기해 시효 중단을 확정 짓습니다. 협상만 믿고 시간을 끌다 시효가 지나 채권 자체를 잃는 사례가 실제로 있어, 이 계산은 초기에 반드시 해 두어야 합니다.
3) 상대방 재산을 파악해 가압류로 선제 확보합니다.
소송에서 이겨도 그 시점에 상대방 재산이 남아 있지 않으면 판결은 종이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소 제기 전이나 직후에 상대방의 부동산, 예금채권, 제3자에 대한 매출채권 등을 가압류해 처분·은닉을 막아 둡니다. 상대방이 자금난을 이유로 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밝힌 경우라면, 재산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더 빠를 수 있으므로 가압류 착수 시점을 더 서둘러 판단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강제로라도 회수할 수 있는 수단을 설계하기
채권을 특정하고 보전했다면, 다음은 실제로 돈을 손에 쥐는 단계입니다. 소송에서 이기는 것과 실제로 받아내는 것은 다른 문제이므로, 김강희 변호사는 채권의 성격에 맞는 회수 수단을 함께 설계합니다.
1) 목적물을 점유하고 있다면 유치권을 행사합니다.
공사한 건물이나 시공 목적물을 아직 점유하고 있는 상태라면, 민법 제320조에 따른 유치권을 근거로 대금을 지급받을 때까지 목적물의 인도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유치권은 점유를 잃으면 사실상 소멸하므로, 점유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사진·현장 기록 등으로 남겨 두는 것이 실무상 중요합니다.
2) 부동산공사라면 저당권설정청구권을 활용합니다.
이미 목적물을 인도해 유치권을 쓸 수 없더라도, 부동산공사의 수급인은 민법 제666조에 따라 공사대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그 부동산에 저당권을 설정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발주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저당권설정등기절차 이행을 구하는 소송으로 강제할 수 있어, 다른 채권자보다 앞서 그 부동산에서 대금을 회수할 근거를 마련하는 수단이 됩니다.
3) 하수급인이라면 발주자에 대한 직접지급을 청구합니다.
원수급인에게서 대금을 받지 못한 하수급인이라면,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에 따라 원수급인이 하도급대금 지급을 2회 이상 지체했거나 원수급인의 파산 등으로 지급이 불가능해진 경우 발주자에게 직접 지급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 요건에 해당한다는 사실—지체 횟수, 지급 요청 이력—을 서면으로 남겨 두면 원수급인의 자력과 무관하게 발주자로부터 직접 회수하는 길이 열립니다.
4) 지급명령·소송과 지연손해금으로 압박합니다.
협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지급명령이나 민사소송으로 넘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는 연 12%의 지연손해금이 원금에 더해 계산되므로, 시간을 끌수록 상대방의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소송 진행과 함께 상대방에게 명확히 알려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합니다.
결론
공사대금이든 용역대금이든, 미지급 상태를 "언젠가는 주겠지"라는 마음으로 방치하는 순간부터 불리해지기 시작합니다. 시효는 계속 흘러가고, 상대방의 재산은 조용히 다른 곳으로 옮겨질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하자 주장이나 상계 주장 같은 항변은 더 정교해집니다.
중요한 것은 채권을 문서로 특정해 두는 일, 시효를 계산해 중단 조치를 취하는 일, 그리고 유치권·저당권설정청구권·직접지급청구권 등 실제로 돈을 회수할 수 있는 수단을 채권의 성격에 맞게 골라 쓰는 일입니다. 지금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어떤 수단을 어떤 순서로 써야 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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