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후 상속분 가액청구권 — 이미 분할된 재산 받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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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후 상속분 가액청구권 — 이미 분할된 재산 받는 법 

강대현 변호사

뒤늦게 아버지로부터 자녀로 인지를 받았지만, 정작 상속재산은 이미 몇 년 전 다른 자녀들끼리 다 나눠 가진 뒤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지가 확정되면 혼외자도 처음부터 상속인이었던 것으로 인정받지만, 그렇다고 이미 끝난 분할을 무효로 돌리거나 재산을 다시 나누자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은 이런 상황을 위해 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돈으로 청구할 수 있는 별도의 권리를 마련해두고 있는데, 이 권리에는 독자적인 산정 기준과 행사 기간 제한이 있어 시기를 놓치면 청구 자체가 막힐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인지 후 상속재산분할이 이미 끝난 상황에서 혼외자가 어떤 근거로, 얼마를,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인지, 혼외자가 상속인이 되는 첫 단추

혼인 외의 출생자가 아버지의 상속인이 되려면 먼저 법률상 친자관계를 확정하는 절차인 인지를 거쳐야 합니다. 민법 제855조는 혼인외의 출생자를 그 부 또는 모가 인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인지에는 아버지가 스스로 가족관계등록 신고를 하는 임의인지와, 아버지가 인지해주지 않거나 이미 사망한 경우 법원에 소를 제기해 확정받는 재판상 인지 두 갈래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사망한 뒤라면 민법 제864조에 따라 그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이내에 검사를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해야 하고, 이 기간을 넘기면 인지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인지가 확정되는 시점입니다. 아버지가 살아있을 때 인지가 이루어졌다면 혼외자는 처음부터 다른 자녀들과 함께 공동상속인으로 협의분할이나 심판분할 절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속이 이미 개시된 뒤, 즉 아버지가 사망하고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인지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실무에서는 훨씬 흔합니다. 이때는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이미 상속재산을 나누고 각자 명의로 등기까지 마쳤을 가능성이 높고, 바로 이 지점에서 이 글이 다루는 문제가 시작됩니다.

인지에는 소급효가 있다 — 그러나 무한정은 아니다

민법 제860조는 인지가 그 자녀의 출생시로 소급하여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즉 인지가 확정되면 법적으로는 태어난 순간부터 아버지의 자녀였던 것으로 취급되고, 아버지가 사망한 시점에도 당연히 상속인 지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미 끝난 상속재산분할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 것처럼 보이지만, 같은 조문 단서는 제3자가 이미 취득한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이 단서가 실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협의분할이나 심판분할을 거쳐 상속재산을 나누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것은, 그 시점에는 적법하게 취득한 권리이기 때문에 나중에 인지로 상속인이 추가됐다는 사정만으로 뒤집히지 않습니다. 결국 인지된 자는 법적으로는 상속개시 당시부터 상속인이었지만, 현실에서는 이미 나뉜 재산을 되찾아올 수 없는 모순적인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민법이 마련한 장치가 다음 항목에서 설명할 가액지급청구권입니다.

인지의 소급효는 상속인 지위를 인정하는 데 그칠 뿐,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적법하게 취득한 상속재산 자체를 되돌리지는 못한다.

상속재산이 이미 분할됐다면 벌어지는 일 — 재분할청구는 막힌다

많은 분들이 인지만 받으면 당연히 상속재산을 새로 나눠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협의분할이든 가정법원의 심판분할이든 일단 유효하게 절차가 끝났다면, 그 분할의 효력 자체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인지된 자가 뒤늦게 나타나 "나도 상속인이니 처음부터 다시 나누자"고 요구하는 것은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취득한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다만 상속재산분할 자체가 아직 진행 중이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인지가 확정된 시점에 다른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나 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 인지된 자도 그 절차에 공동상속인으로 참여해 원래 지분대로 현물을 나눠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는 것은 어디까지나 분할이 이미 끝난 뒤에 인지가 확정되는 경우이고, 이때 법이 인정하는 구제수단은 재분할청구가 아니라 상속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청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피상속인에게 배우자와 친생자 2명이 있었고, 이들이 상속개시 후 협의분할로 아파트와 예금을 나눠 각자 명의로 등기·이전까지 마쳤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로부터 3년 뒤 생전에 관계를 맺었던 혼외자가 재판상 인지에 성공했다면, 이 혼외자는 이미 등기까지 끝난 아파트 지분을 되찾아오거나 분할 자체를 무효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대신 자신이 법정상속분대로 받았어야 할 몫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미 재산을 취득한 배우자와 친생자를 상대로 청구하게 됩니다.

상속분 가액지급청구권 — 민법 제1014조가 여는 길

민법 제1014조는 "상속개시후의 인지 또는 재판의 확정에 의하여 공동상속인이 된 자가 재산분할을 청구할 경우에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분할 기타 처분을 한 때에는 그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이 바로 인지 후 상속재산이 이미 분할된 상황에서 혼외자가 기댈 수 있는 핵심 근거입니다.

이 청구권이 성립하려면 몇 가지 요건이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청구 상대방은 이미 상속재산을 나눠 가진 다른 공동상속인들이고, 각자 자신이 받은 상속분 비율에 따라 가액 지급 의무를 나눠 부담합니다. "처분"에는 협의분할이나 심판분할뿐 아니라 상속재산을 매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등의 처분행위도 포함되는 것으로 봅니다.

혼외자가 인지되면 상속인 전체의 법정상속분 자체가 다시 계산된다는 점도 함께 짚어야 합니다. 예컨대 배우자와 친생자 2명만 있을 때는 배우자 1.5, 자녀 각 1의 비율로 상속분이 정해지지만, 혼외자가 인지되어 자녀로 추가되면 자녀 몫이 셋으로 늘어나면서 배우자와 기존 자녀들의 법정상속분 비율도 함께 줄어듭니다. 가액지급청구권의 금액은 바로 이렇게 다시 계산된 혼외자의 법정상속분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 요건 1 — 상속개시 후에 인지 또는 재판 확정으로 비로소 공동상속인이 된 사람일 것.

  • 요건 2 — 다른 공동상속인이 그 사이 상속재산을 협의분할·심판분할하거나 처분했을 것.

  • 청구 상대방 — 이미 상속재산을 취득한 다른 공동상속인 전원(각자 취득 비율만큼 분담).

  • 청구 내용 — 원물반환이 아니라 상속분에 상당하는 금액의 지급.

이 권리는 유류분반환청구권과 자주 혼동되지만 발생 원인 자체가 다릅니다. 유류분반환청구권은 피상속인이 생전 증여나 유증으로 특정 상속인의 몫을 침해했을 때 문제되는 반면, 제1014조의 가액지급청구권은 애초에 상속인 자격 자체를 인정받지 못해 분할 절차에서 완전히 배제됐던 사람이 뒤늦게 상속인 지위를 인정받았을 때 문제됩니다. 다만 두 권리 모두 상속분을 금전으로 환산해 청구한다는 점에서 실무상 함께 검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액은 언제 기준으로 계산하나 — 처분 당시가 아니라 지금 시가

가액지급청구권을 행사할 때 실무에서 가장 자주 다투는 지점이 산정 기준시점입니다. 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2 판결은 이 가액이 다른 공동상속인이 실제 처분한 금액이나 처분할 당시의 시가가 아니라, 사실심 변론종결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상속재산분할이 몇 년 전에 끝났더라도, 소송이 진행되어 판결이 확정되기 직전 시점의 시세를 기준으로 계산한다는 뜻입니다.

이 기준은 실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부동산처럼 시간이 지나며 가격이 오르는 자산이라면, 분할 당시보다 훨씬 높아진 현재 시가를 기준으로 청구금액이 산정되어 인지된 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판례의 취지상 상속재산에서 그동안 발생한 임대수익 같은 과실은 별도의 부당이득 문제일 뿐, 이 가액 산정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앞서 든 예로 다시 설명하면, 분할 당시 3억원이던 아파트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5억원으로 올랐다면 혼외자의 가액지급청구권은 3억원이 아니라 5억원을 기준으로 자신의 법정상속분 비율만큼 계산됩니다. 반대로 시세가 떨어졌다면 그만큼 청구금액도 줄어들 수 있어, 소송을 서두를지 시세 흐름을 좀 더 지켜볼지 판단할 때 이 기준시점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청구할 수 있는 기간도 정해져 있다 —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

민법 제1014조에 따른 가액지급청구권은 성질상 상속회복청구권의 일종으로 취급되어, 민법 제999조 제2항이 정한 제척기간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 조항은 상속회복청구권이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침해를 안 날"은 인지된 자가 자신이 진정한 상속인이라는 사실과 자신이 상속에서 제외된 채 분할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안 때를 가리킵니다. "침해행위가 있은 날"은 다른 공동상속인이 실제로 상속재산을 분할하거나 처분한 날을 뜻합니다. 인지청구 소송 자체가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정작 인지가 확정되고 나서 살펴보면 분할이 있은 날로부터 이미 10년이 임박했거나 지나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인지가 늦어질수록 이 기간 계산부터 서둘러 점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10년이라는 장기 제척기간을 두고는, 인지가 확정되기도 전에 침해행위일부터 기간이 흘러버려 정작 상속인이 되고 나서는 청구할 방법이 없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문제 제기가 꾸준히 있어 왔습니다. 헌법재판소도 이 조항의 위헌 여부를 여러 차례 심사하며 합헌으로 결론 내린 바 있지만, 인지가 늦어진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10년을 적용하는 데 대해서는 학계와 실무에서 이견이 있는 만큼, 인지 절차 자체를 서두르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응입니다.

가액지급청구권의 제척기간은 인지가 확정된 날이 아니라 다른 공동상속인의 분할·처분이 있은 날부터 계산되므로, 인지 절차가 길어질수록 기간 확인이 급해진다.

실제로 어떻게 청구하나 — 준비할 자료와 절차

가액지급청구권은 협의로 해결되기도 하지만,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응하지 않으면 결국 민사소송으로 상속분가액지급을 청구하는 절차로 넘어갑니다. 상속재산분할심판이 아니라 민사소송으로 다투는 절차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상속재산분할 사건과 진행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소송을 준비하려면 자신이 진정한 상속인임을 증명하는 인지 확정 관련 자료와, 피상속인의 상속재산 내역 및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언제 분할·처분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를 함께 갖춰야 합니다. 제척기간이 임박했다면 소송 제기 전이라도 내용증명 등으로 청구 의사를 먼저 명확히 표시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절차상 구분도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인지청구 자체는 가사소송법상 조정을 먼저 거쳐야 하는 가사소송사건이지만, 인지가 확정된 뒤 상속분 가액을 청구하는 절차는 통상의 민사소송으로 진행되어 조정전치 절차가 강제되지 않습니다. 두 절차의 성격이 다른 만큼, 인지청구 소송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가액지급청구를 위한 자료 정리는 미리 병행해두는 편이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 가족관계증명서·인지 관련 재판서 등 상속인 지위를 증명하는 자료.

  • 상속재산 목록과 분할 내역(등기부등본, 협의분할서, 심판문 등).

  • 분할·처분 시점 및 현재 시가를 뒷받침할 자료(감정평가서 등).

  • 제척기간이 임박한 경우 청구 의사를 명확히 하는 내용증명 발송.

자주 묻는 질문

Q. 혼외자가 인지받으면 자동으로 상속재산을 다시 나눠주나요?

A. 아니요. 상속재산분할이 이미 끝난 경우에는 재분할을 요구할 수 없고, 민법 제1014조에 따라 상속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돈으로 청구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이미 분할받은 다른 상속인들의 권리 자체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Q.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인지가 이루어졌다면 상황이 다른가요?

A. 네, 다릅니다. 상속개시 전에 인지가 이미 확정됐다면 처음부터 공동상속인 자격으로 협의분할이나 심판분할에 함께 참여할 수 있어 이 글에서 다루는 문제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민법 제1014조는 상속개시 후에 인지되거나 재판이 확정된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Q. 가액은 어느 시점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나요?

A. 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2 판결은 다른 공동상속인이 처분한 때가 아니라 사실심 변론종결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삼도록 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그 사이 올랐다면 청구금액도 함께 늘어날 수 있습니다.

Q. 청구할 수 있는 기간에 제한이 있나요?

A. 있습니다. 이 청구권은 상속회복청구권의 일종으로 취급되어 민법 제999조 제2항의 제척기간이 그대로 적용되며,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습니다. 인지 절차가 오래 걸렸다면 기간 계산부터 서둘러 확인해야 합니다.

Q.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상속받은 부동산을 팔아버렸다면요?

A. 처분 여부와 관계없이 가액지급청구권 자체는 발생하고, 청구 상대방은 처분 당시 상속재산을 취득했던 공동상속인들입니다. 다만 상속재산에서 발생한 임대수익 같은 과실 부분은 이 가액 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Q. 협의로 해결할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소송 전에 다른 공동상속인들과 가액 규모를 협의로 정리하는 경우도 많지만, 합의가 안 되면 결국 민사소송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제척기간이 임박했다면 협의를 시도하면서도 내용증명으로 청구 의사를 먼저 밝혀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인지로 상속인 지위를 인정받는 것과, 이미 끝난 상속재산분할을 되돌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민법은 이미 분할을 마친 다른 상속인들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인지된 자에게는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을 금전으로 청구할 권리를 별도로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다만 이 권리는 상속회복청구권의 일종으로 취급되어 제척기간이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으로 제한되고, 가액 산정 기준시점도 처분 당시가 아니라 소송이 끝나갈 무렵을 기준으로 하는 등 일반적인 재산분할과는 다른 규칙이 적용됩니다. 인지청구와 가액지급청구가 별개 절차로 진행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두 절차를 따로 준비하기보다는 처음부터 함께 그림을 그려두는 편이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길입니다.

인지가 확정된 뒤라면 상속재산이 이미 분할됐는지, 분할된 지 얼마나 지났는지부터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특히 인지 확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사건일수록 제척기간 계산이 까다로울 수 있는 만큼, 수원·경기남부에서 이런 상황에 놓이신 분이라면 자료부터 정리해 초기에 점검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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