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부모 재산 상속 — 전혼 자녀도 상속인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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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부모 재산 상속 — 전혼 자녀도 상속인이 되나 

강대현 변호사

재혼으로 새 가정을 꾸린 뒤, 배우자가 데려온 자녀와 오랫동안 한 지붕 아래 살며 실제 부모 자식처럼 지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배우자, 즉 계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전혼 자녀는 상속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당황하는 일이 많습니다. 함께 산 세월이 길고 가족관계증명서에 한 가족으로 기재되어 있어도, 상속은 그런 사실만으로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계부모 쪽에서 전혼 자녀에게 자기 재산을 남기고 싶어도 아무런 조치 없이는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글에서는 계부모와 전혼 자녀 사이에 상속권이 왜 인정되지 않는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재산을 물려줄 수 있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상속의 전제는 혈족관계 — 계부모와 전혼 자녀는 왜 남남인가

민법 제1000조는 상속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의 범위와 순위를 정하고 있습니다. 1순위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자녀·손자녀 등)과 배우자, 2순위는 직계존속, 3순위는 형제자매, 4순위는 4촌 이내의 방계혈족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배우자를 제외하면 나머지 순위가 모두 혈족, 즉 자연혈족이거나 법률상 혈족으로 인정되는 관계를 전제로 한다는 점입니다. 계부모와 전혼 자녀 사이에는 이런 혈연이 전혀 없습니다.

민법 제769조는 배우자의 혈족, 혈족의 배우자 등을 인척으로 정의합니다. 재혼한 배우자가 데려온 전혼 자녀는 나에게는 '배우자의 혈족'에 해당하므로 인척일 뿐, 혈족이 아닙니다. 인척 관계는 부양의무나 촌수 계산 등 일부 법률관계에서는 의미를 가지지만, 상속에 관한 한 인척이라는 사실만으로는 상속인의 지위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계부모가 사망해도 전혼 자녀는 유산에 대해 아무런 법정 지분을 주장할 수 없고, 반대로 전혼 자녀가 먼저 사망해도 계부모는 그 자녀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습니다.

상속은 혈족관계 또는 법적으로 인정된 친자관계를 전제로 하며, 계부모와 전혼 자녀처럼 혼인으로 맺어진 인척관계만으로는 아무리 오래 함께 살았어도 상속권이 발생하지 않는다.

재혼 가정 자녀의 상속권, 누가 받고 누가 못 받나

재혼 가정의 상속 문제가 복잡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자녀'라는 한 단어 안에 실제로는 서로 다른 법적 지위가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남성 A와 여성 B가 재혼했고, B에게는 전혼에서 낳은 자녀 C가 있으며 A와 B 사이에 새로 낳은 자녀 D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가 사망했을 때 D는 A의 친생자이므로 당연히 1순위 상속인입니다. 그러나 C는 A와 혈연관계가 전혀 없는 인척이므로, A가 아무리 C를 자기 자식처럼 키웠어도 법정상속인이 되지 못합니다.

이 구도에서 흔히 오해가 생기는 지점은 '전혼 자녀도 데려온 지 오래됐고 가족관계증명서에도 같이 올라 있으니 상속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짐작입니다. 가족관계등록부에 세대원으로 함께 기재되어 있다거나, 실제 생활에서 부모 자식으로 지낸 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그 자체가 법률상 친자관계를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C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낳은 생부(전남편)의 재산에 대해서는 재혼 여부와 무관하게 상속권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재혼했다고 해서 생부·생모에 대한 상속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이를 구체적인 상속분 계산으로 풀어보면 차이가 더 분명해집니다. A가 사망했고 상속인이 배우자 B와 친생자 D뿐이라면, 민법 제1009조 제2항에 따라 배우자는 직계비속 상속분의 5할을 가산받으므로 B와 D의 상속분 비율은 1.5 대 1이 됩니다. 예컨대 A의 재산이 5억원이라면 B가 3억원(5억×1.5/2.5), D가 2억원(5억×1/2.5)을 상속받는 구조입니다. 이 계산 어디에도 전혼 자녀 C가 들어갈 자리는 없습니다. C는 애초에 이 상속분 배분의 분모(공동상속인 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계부모의 친생자(D) — 혈연관계가 있으므로 직계비속으로서 1순위 상속인.

  • 배우자가 데려온 전혼 자녀(C) — 계부모와는 인척일 뿐이므로 원칙적으로 상속인 아님.

  • 전혼 자녀(C)의 생부·생모에 대한 상속권 — 재혼 여부와 무관하게 그대로 유지됨.

입양하면 달라진다 — 일반입양과 친양자입양의 차이

계부모와 전혼 자녀 사이에 상속권을 발생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입양입니다. 민법 제772조는 입양으로 인한 친족관계가 입양이 성립한 때부터 발생한다고 정하고 있어, 입양 신고를 마치면 그 순간부터 계부모와 전혼 자녀 사이에 법률상 친자관계, 즉 법정혈족 관계가 생깁니다. 이렇게 되면 전혼 자녀는 계부모의 직계비속으로서 다른 친생자와 동일한 순위·비율로 상속받는 상속인이 됩니다.

다만 입양의 종류에 따라 효과의 폭이 다릅니다. 일반입양(보통양자)의 경우 양부모와의 사이에 법정친자관계가 생기지만, 생부·생모와의 친족관계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즉 전혼 자녀가 계부모의 일반입양으로 입적되면 계부모 재산과 생부(또는 생모) 재산 양쪽 모두에 대해 상속인이 되는 것입니다. 반면 친양자입양(민법 제908조의2 이하)은 훨씬 강력합니다. 친양자 입양이 확정되면 입양 전의 친족관계가 종료되어 친양자와 생부·생모 및 그 친족 사이에는 더 이상 부양·상속 등의 법률관계가 발생하지 않고, 양부모의 혼인 중 출생자와 같은 신분을 갖게 됩니다.

다만 재혼 가정에는 중요한 예외 하나가 적용됩니다. 배우자의 친생자를 그 배우자와 함께 공동으로 친양자 입양하는 경우, 즉 계부(또는 계모)가 배우자의 자녀를 친양자로 들이는 경우에는 그 배우자와 자녀 사이의 친족관계는 종료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됩니다. 끊어지는 것은 자녀와 외부의 생부(또는 생모) 사이의 관계이지, 함께 살고 있는 친생부모 쪽 관계가 아닙니다. 다만 친양자 입양은 원칙적으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고 생부모의 동의 등 법원의 심리를 거쳐야 확정되므로, 전혼 자녀가 이미 성년이 되었다면 친양자입양보다는 일반입양이 실무에서 더 자주 검토되는 경로입니다.

입양 없이 재산을 남기려면 — 유증·증여와 유류분의 벽

입양 절차를 밟지 않고도 계부모가 전혼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방법은 있습니다. 유언으로 특정 재산을 남기는 유증이나 생전에 재산을 넘기는 증여는 상대방이 법정상속인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가능합니다. 인척이나 혈연관계가 전혀 없는 제3자에게도 유증은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실제로 재혼 가정에서 계부모가 정든 전혼 자녀에게 재산을 남기고 싶을 때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계부모에게 배우자나 친생자 등 법정상속인이 따로 있는 경우입니다. 민법 제1112조는 직계비속과 배우자에게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과 형제자매에게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유류분으로 보장합니다. 계부모의 유증이나 생전 증여가 이 유류분을 침해하면, 침해당한 상속인은 민법 제1115조에 따라 재산을 받은 전혼 자녀를 상대로 유류분 부족분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즉 전혼 자녀가 법정상속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유류분반환청구의 상대방이 되는 것까지 막아주지는 않습니다.

산입 범위도 챙겨야 할 부분입니다. 민법 제1114조에 따르면 상속개시 전 1년간 이루어진 증여는 유류분 산정에 포함되고, 증여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했다면 1년 이전의 것도 산입됩니다. 반환 순서 역시 정해져 있어, 유증을 먼저 반환받은 다음에야 증여 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결국 유증이나 증여만으로는 다른 법정상속인과의 분쟁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며, 재산 규모와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을 미리 계산해 두지 않으면 전혼 자녀가 나중에 반환 청구를 받는 처지에 놓일 수 있습니다.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액 자체도 민법 제1113조가 정한 공식에 따라 정해집니다. 피상속인이 상속개시 당시 가진 재산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더하고, 상속채무 전액을 공제해 기초재산을 확정한 뒤 여기에 유류분 비율을 곱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계부모가 사망 1년 이내 전혼 자녀에게 2억원을 증여해, 상속개시 당시 남은 재산이 1억원뿐이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기초재산은 1억원에 증여재산 2억원을 더한 3억원이 되고, 유일한 법정상속인인 친생자의 유류분은 그 2분의 1인 1억 5천만원입니다. 그런데 친생자가 실제로 상속받는 금액은 남은 재산 1억원뿐이므로 5천만원이 유류분에 미치지 못하고, 이 부족분만큼 전혼 자녀를 상대로 반환을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

상속인이 전혀 없다면 — 특별연고자 분여청구

드물지만, 계부모에게 배우자도 자녀도 부모도 형제자매도 4촌 이내 방계혈족도 전혀 남아 있지 않아 법정상속인이 단 한 명도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상속재산관리인 선임과 상속인 수색 공고 등 일정한 절차를 거친 뒤에도 상속권을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민법 제1057조의2에 따라 특별연고자가 가정법원에 상속재산의 분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특별연고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에는 피상속인과 생계를 같이 하고 있던 사람, 피상속인을 요양간호한 사람, 그 밖에 피상속인과 특별한 연고가 있던 사람이 포함됩니다. 계부모와 오랜 기간 한집에 살며 실질적으로 부양하거나 병간호를 도맡았던 전혼 자녀라면 이 요건에 해당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 절차는 상속인 수색공고 기간이 끝난 뒤 정해진 기간 안에 가정법원에 청구해야 하고, 법정상속인이 단 한 명이라도 나타나면 특별연고자 분여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활용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은 분명히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재혼 가정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것들

재혼 가정에서 상속 문제로 다투지 않으려면, 계부모와 전혼 자녀 사이의 관계를 '가족관계증명서에 함께 기재되어 있는가'가 아니라 '법률상 친자관계가 성립했는가'로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함께 산 기간, 학비나 생활비를 부담한 사실, 정서적 유대는 실제 삶에서는 의미가 크지만 상속에서는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합니다. 전혼 자녀에게 재산을 남기고 싶다면 입양·유증·증여 중 어느 경로를 택할지, 그리고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을 얼마나 침해하게 되는지를 미리 계산해 두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유언을 남길 계획이라면 자필유언보다는 공정증서 유언처럼 방식 요건을 갖추지 못해 무효가 될 위험이 적은 형태를 검토할 필요가 있고, 유증할 재산의 가액과 다른 상속인들의 유류분 예상액을 함께 계산해 두면 사후 분쟁의 소지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입양을 고려한다면 전혼 자녀의 나이(성년·미성년 여부)와 생부·생모의 동의 가능 여부에 따라 일반입양과 친양자입양 중 어느 쪽이 현실적인지가 갈리므로,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한 뒤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혼한 배우자가 데려온 자녀와 20년을 함께 살았습니다. 상속받을 수 없나요?

A. 함께 산 기간과 무관하게, 입양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계부모와 전혼 자녀 사이에는 법률상 친자관계가 없어 상속인이 되지 못합니다. 다만 계부모가 유언(유증)이나 생전 증여로 재산을 남기는 것은 가능하며, 상속인이 전혀 없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특별연고자 분여를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Q. 전혼 자녀를 일반입양했는데, 그 자녀가 생부 재산도 상속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일반입양은 양부모와 법정친자관계가 생기는 것일 뿐 생부·생모와의 친족관계를 끊지 않으므로, 입양된 자녀는 양부모와 생부모 양쪽의 상속인 지위를 모두 갖습니다. 이 점이 생부모와의 관계를 완전히 종료시키는 친양자입양과 가장 크게 다른 부분입니다.

Q. 계부모가 저에게 재산을 유증했는데, 계부모의 친자녀가 반환을 요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계부모의 친자녀는 직계비속으로서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유류분을 보장받으므로, 유증으로 그 유류분이 침해됐다면 유증받은 전혼 자녀를 상대로 부족분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유증받을 당시 다른 상속인이 있는지, 유류분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인지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친양자입양을 하면 전혼 자녀와 원래 생부 사이의 관계는 완전히 끊기나요?

A. 원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친양자 입양이 확정되면 생부·생모 및 그 친족과의 부양·상속 관계가 모두 종료됩니다. 다만 배우자의 친생자를 그 배우자와 함께 공동으로 친양자 입양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그 배우자(함께 살고 있는 생부 또는 생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Q. 전혼 자녀가 성년입니다. 그래도 친양자입양이 가능한가요?

A. 친양자입양은 원칙적으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도라 이미 성년이 된 전혼 자녀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생부모의 동의를 얻어 일반입양 절차를 진행하는 방법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됩니다.

Q. 상속인이 없는 계부모의 재산, 전혼 자녀라면 누구나 특별연고자로 인정받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생계를 같이했거나 요양간호를 했다는 등 실질적인 연고 관계를 법원에서 인정받아야 하고, 상속인 수색공고 절차를 거친 뒤 법정상속인이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아야 합니다. 상속인이 한 명이라도 존재한다면 특별연고자 분여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맺음말

계부모와 전혼 자녀는 법적으로는 인척일 뿐 혈족이 아니어서, 아무리 오래 한 가족으로 지냈어도 별도의 조치 없이는 상속권이 생기지 않습니다. 상속권을 확실히 만들고 싶다면 입양이, 입양 없이 재산만 남기고 싶다면 유증·증여가 각각의 방법이 되지만 두 경로 모두 고려해야 할 조건과 한계가 분명합니다. 특히 유증·증여는 다른 법정상속인의 유류분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계산해 두어야 합니다.

재혼 가정의 상속 설계는 가족관계증명서상의 관계가 아니라 법률상 친자관계의 유무에서 출발해야 하고, 상황마다 유리한 방법이 다르므로 재산 규모와 가족 구성을 함께 놓고 판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원과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재혼 가정의 상속·입양 상담이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재산 관계를 정리해 미리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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