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성범죄의 혐의와 방어 전략
약물 성범죄의 혐의와 방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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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성범죄의 혐의와 방어 전략 

박상석 변호사

약물 성범죄 의심으로 고소당했는데 증거가 없으면 무혐의가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단순한 의심이나 불안감만으로 강간예비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형법상 강간예비죄는 강간, 유사강간, 준강간 등 일정 성범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경우에 성립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범행을 생각했다는 막연한 심증이 아니라, 실제 범죄 실행으로 나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준비행위가 객관적 증거로 확인되는지다.

정리하면 강간예비 성립요건은 네 가지다. 첫째, 강간이나 준강간 등 법이 정한 기본범죄를 범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 둘째, 실행의 착수 전 단계에서 범행을 위한 준비행위가 있어야 한다. 셋째, 그 준비행위가 단순한 상상이나 우발적 행동이 아니라 범죄 실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질적 위험성을 가져야 한다. 넷째, 이 모든 내용이 진술, 압수물, 포렌식, CCTV, 통신기록 등 객관자료로 증명되어야 한다. 이 요건 중 하나라도 약하면 사건은 달라진다.

약물 성범죄 의심 사건에서는 물증의 존재가 핵심

약물 성범죄 의심 사건에서 수사기관은 보통 몇 가지를 집중적으로 본다. 현장에서 약물이 발견되었는지, 피의자의 가방이나 차량, 주거지에서 관련 물품이 나왔는지, 전자기기 포렌식에서 약물 구입 검색기록이나 구매 경로가 확인되는지, 피해자에게 약물을 투여하려는 대화나 모의가 있었는지, 술자리나 만남 과정에서 이상한 행동이 있었는지를 본다.

반대로 이런 자료가 전혀 없다면 강간예비 성립은 쉽게 인정되기 어렵다. 피해자가 불안감을 느꼈다는 사정은 수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유죄의 결론은 별개의 문제다. 현장에서 약물이 발견되지 않았고, 피해자의 신체에서도 관련 성분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피의자의 휴대전화에서 약물 구입이나 범행 모의 흔적이 나오지 않았다면 방어의 중심은 객관적 증거 부족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억울하다는 감정 표현이 아니다. 수사기관이 의심하는 범행 준비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약물을 샀다는 것인지, 가져갔다는 것인지, 음료에 넣으려 했다는 것인지, 피해자를 특정 장소로 유인했다는 것인지가 분리되어야 한다.

피해자 진술은 중요하지만, 객관자료와 맞아야 한다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은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강간예비 사건에서는 피해자 진술만으로 모든 요건이 채워지는지 더 세밀하게 봐야 한다. 특히 약물 성범죄 의심 사건은 실제 범행이 발생하지 않은 예비 단계가 문제 되는 경우이므로, 피해자가 느낀 불안감과 피의자의 범행 목적 사이를 연결할 객관자료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음료 맛이 이상했다고 진술하더라도, 해당 음료가 확보되었는지, 감정 결과가 있는지, 주변 CCTV상 피의자가 음료에 무언가를 넣는 장면이 있는지, 피의자의 휴대전화에서 관련 검색기록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피해자가 피의자의 행동이 수상했다고 말하는 경우에도, 그 행동이 실제로 강간이나 준강간 범행을 위한 준비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지 따져야 한다.

방어 과정에서 피해자 진술을 무조건 거짓으로 몰아가는 방식은 위험하다. 피해자가 불안을 느낀 상황 자체는 존중하되, 그 불안이 형사처벌로 이어지려면 객관적 증거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포렌식 결과가 범행 목적을 부정하는 결정적 자료가 될 수 있다

강간예비 사건에서 전자기기 포렌식은 매우 중요하다. 약물 성범죄 의심 사건이라면 수사기관은 휴대전화 검색기록, 쇼핑몰 구매내역, 메신저 대화, 삭제 파일, 위치기록, 통화내역, 사진첩, 메모장까지 확인하려 할 수 있다. 이 자료에서 범행 모의, 약물 구입, 투여 방법 검색, 피해자와의 만남 계획, 범행 장소 선정 등이 나온다면 사건은 불리해진다.

반대로 포렌식 결과가 깨끗하다면 강한 방어자료가 된다. 관련 약물 검색기록이 없고, 구입 경로가 없고, 공범과의 모의 대화가 없고, 피해자를 상대로 한 범행 계획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강간예비의 목적과 준비행위를 다툴 수 있다. 특히 고소인이 주장한 시점 전후의 검색기록과 대화 내용이 혐의와 맞지 않는다면 보완수사 단계에서 불송치 또는 혐의없음 판단을 이끌어낼 여지가 커진다.

다만 포렌식 결과가 유리하다고 해서 조사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수사기관은 포렌식 외에도 CCTV, 카드 결제내역, 동선, 주변인 진술, 피해자의 진술 일관성을 종합한다. 따라서 변호인은 포렌식 결과만 따로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약물이 없었다는 점, 구입 경로가 없다는 점, 피해자에게 투여 또는 접근하려는 객관적 행동이 없었다는 점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야 한다.

보완수사요구가 내려왔다면 쟁점은 더 좁혀야 한다

성범죄 객관적 증거 부족 사건에서 처음부터 바로 종결되지 않고 보완수사요구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고소인 진술은 있지만 물증이 부족하거나, 경찰이 불송치 의견을 냈으나 검찰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는 경우다. 이때 피의자 입장에서는 사건이 다시 시작된 것처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보완수사요구는 반드시 불리한 신호만은 아니다. 오히려 수사기관이 아직 유죄를 뒷받침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특정 부분을 더 확인하라는 의미일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쟁점을 넓히면 안 된다. 약물이 있었는지, 구매 경로가 있는지, 범행 모의가 있었는지, 실행으로 나아갈 준비행위가 있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변호인은 보완수사 단계에서 수사기관이 요구한 항목을 역으로 활용해야 한다. 약물 감정 결과가 없는지, 현장 압수물이 없는지, 포렌식에서 관련 흔적이 없는지, CCTV상 의심 행동이 확인되지 않는지를 정리해 제출해야 한다. 보완수사는 불안해할 단계가 아니라, 부족한 증거를 더 선명하게 드러낼 기회가 될 수 있다.

강간예비 방어의 핵심은 목적과 준비행위를 분리하는 것이다

강간예비 성립요건에서 가장 중요한 두 축은 목적과 준비행위다. 피의자에게 강간이나 준강간 범행의 목적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목적을 실행하기 위한 객관적 준비행위가 있었는지를 각각 따져야 한다. 목적이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준비행위가 인정되는 것도 아니고, 수상한 행동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강간 목적이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약물 성범죄 의심 사건에서는 특히 이 분리가 중요하다. 현장에서 약물이 발견되지 않았고, 피해자에게 약물 성분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전자기기 포렌식에서 범행 모의나 약물 구입 경로가 나오지 않았다면 고소인의 심증만으로 강간예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수사기관이 의심하는 장면이 실제로 범죄 실행으로 이어질 구체적 위험성을 가진 준비행위인지 따져야 한다.

결국 강간예비 사건은 무서운 죄명에 압도되면 안 된다. 성범죄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피의자는 극심한 압박을 받지만, 형사절차의 기준은 여전히 증거다. 피해자의 불안과 의심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유죄 판단은 객관적 물증과 합리적 의심 없는 증명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방어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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