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이나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인플루언서에게 협찬을 맡겼는데, 정작 그 인플루언서가 올린 후기가 나중에 문제로 번지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협찬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마치 자비로 구매해 써본 것처럼 꾸미거나, 실제로는 써보지도 않은 제품을 오랫동안 애용한 것처럼 소개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후기가 적발되면 정작 조사와 제재의 대상이 되는 쪽은 글을 올린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협찬을 준 광고주인 경우가 많습니다. "인플루언서가 알아서 쓴 글인데 왜 우리 책임이냐"는 항변은 표시광고법 앞에서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협찬 후기 조작이 광고주 책임으로 이어지는 구조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이 규제하는 대상은 "사업자등"입니다. 인플루언서 개인은 대개 이 법이 말하는 사업자에 해당하지 않지만, 협찬을 의뢰하고 대가를 지급한 광고주, 그리고 캠페인을 기획·중개한 광고대행사는 사업자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게시물의 문장을 실제로 쓴 사람은 인플루언서라 해도, 광고주의 의뢰와 대가지급에 따라 올라간 글인 이상 법적으로는 광고주의 표시·광고 행위로 취급됩니다.
후기 조작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협찬·대가를 받은 사실 자체를 숨기는 이른바 "뒷광고"이고, 다른 하나는 대가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실제로 써보지 않은 제품을 마치 오래 써온 것처럼 꾸미는 허위 체험 후기입니다. 두 유형 모두 소비자로 하여금 "이건 광고가 아니라 진짜 이용자의 솔직한 후기"라고 잘못 믿게 만든다는 점에서 표시광고법이 금지하는 기만적 표시·광고로 다뤄집니다.
협찬 계약서에 "후기 작성 방식은 인플루언서 재량에 맡긴다"는 문구를 넣어뒀다 해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대가를 지급한 쪽이 광고주인 이상, 결과물이 법 기준에 어긋났을 때 일차적인 조사·제재 대상은 광고주가 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표시광고법 제3조와 경제적 이해관계 표시 의무, 과징금·형사책임의 기준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행위로서 허위·과장, 기만적, 부당하게 비교하는, 비방적인 표시·광고를 금지합니다. 그리고 이 조항은 사업자등이 그런 행위를 직접 하는 경우뿐 아니라 "다른 사업자등으로 하여금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까지 규정합니다. 광고주가 인플루언서나 광고대행사를 거쳐 우회적으로 부당한 광고를 하게 한 경우도 그대로 광고주의 책임 범위에 들어온다는 뜻입니다.
경제적 이해관계 표시 의무는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인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이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협찬·무상 제공·수수료 등 경제적 대가를 받은 인플루언서는 게시물에 그 사실을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밝혀야 합니다. 2024년 개정(2024년 12월 시행)으로 표시 위치 기준이 한층 엄격해져, 종전처럼 게시물 맨 끝에만 적어두는 방식으로는 부족하고 제목 또는 게시물 첫 부분에, 글자 크기나 색상을 본문과 구분해 표시해야 합니다. "수수료를 받을 수도 있음"처럼 애매하게 조건부로 흐리는 표현도 규제 대상에 포함됩니다.
광고대행사 역시 이 법의 사업자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다수의 인플루언서를 모집해 게시물 작성지침을 내려주고 게재를 요구했다면, 콘텐츠를 직접 쓰지 않았더라도 광고를 기획한 주체로 인정되어 광고주와 함께 책임을 지는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실무 태도입니다.
실제 제재 사례를 보면 유형이 뚜렷합니다. 화장품·소형가전·다이어트보조제 등을 판매하는 다수의 사업자가 인플루언서에게 경제적 대가를 지급하고도 그 사실을 게시물에 공개하지 않은 채 자발적 후기처럼 꾸며 광고한 사안이 기만적 표시·광고로 제재를 받았습니다. 또 다른 사안에서는 전자제품 제조·판매업자가 광고대행업자를 통해 아르바이트생에게 제품 구매를 하게 한 뒤 실제로는 빈 상자를 발송하고, 마치 정식 구매자인 것처럼 꾸민 후기를 게재하도록 한 행위가 허위·과장 광고로 적발됐습니다. 인플루언서 후기 대행을 맡은 업체가 경제적 이해관계를 은폐하는 동시에 실제 사용 경험이 없는 제품을 사용한 것처럼 광고한 사안 역시 시정명령·공표명령·과징금 대상이 됐습니다.
제재 수위는 두 갈래로 갈립니다.
행정 제재 — 표시광고법 제9조에 따라 관련 매출액의 100분의 2 이하(매출액 산정이 곤란한 경우 5억 원 이하)의 과징금, 여기에 시정명령·공표명령이 함께 부과될 수 있습니다.
형사 책임 — 표시광고법 제17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숫자로 체감해 보면, 연간 관련 매출이 20억 원인 온라인 판매업체가 뒷광고로 적발돼 과징금 상한이 적용되면 매출액의 2%인 약 4천만 원까지 산정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위반 사실을 공표하라는 명령까지 더해지면 과징금 액수보다 브랜드 신뢰도 손상이 더 큰 타격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해배상 책임도 별도로 따라붙습니다. 표시광고법 제10조는 부당한 표시·광고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게 사업자등이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들어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무과실책임에 가깝게 운용된다는 뜻으로, "인플루언서가 알아서 조작한 줄 몰랐다"는 항변만으로는 소비자에 대한 배상책임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단계에서는 표시광고법 제5조에 따라 광고 내용 중 사실관련 사항을 30일 이내에 실증할 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이를 제출하지 못하면 표시·광고 중지명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협찬 계약 설계부터 조사 대응까지 다섯 단계
구조와 기준을 이해했다면, 실제로는 다음 순서로 준비하고 대응합니다.
협찬 계약서에 표시 의무를 못박기 — 경제적 이해관계를 어디에(제목 또는 첫 부분), 어떤 방식으로(글자 크기·색상 구분) 표시해야 하는지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인플루언서에게 게시 전 사전 고지합니다. 표시 방법을 지키지 않으면 콘텐츠 수정·재게시를 요구할 수 있는 조항도 함께 넣어둡니다.
게시 전 사전 검수 절차 마련 — 인플루언서가 초안을 올리면 경제적 이해관계 표시 여부와 위치, 실제 사용 여부(사용 인증·후기 근거)를 확인한 뒤에만 게재를 승인하는 내부 프로세스를 갖춥니다. 사후 적발보다 사전 점검 비용이 훨씬 적게 듭니다.
실증자료를 미리 쌓아두기 — 제품 발송 내역, 실제 수령 확인, 후기의 근거가 되는 사용 정황을 계약 단계부터 기록해 둡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시작되면 실증자료 제출 기한이 30일로 정해져 있어, 자료가 없으면 그 기간 안에 소명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조사 착수 시 신속한 소명·자진시정 — 시정명령이 확정되기 전 단계에서 의견 제출과 자진시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과징금·공표명령 등 제재 수위를 낮출 여지가 있습니다. 초기 대응 방향을 잘못 잡으면 되돌리기가 어려워지므로 조사 통지를 받은 즉시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인플루언서 귀책 시 구상 조항 마련 — 계약서에 표시 의무를 명시했음에도 인플루언서가 독단적으로 후기를 조작한 경우, 그로 인한 과징금·손해배상액을 인플루언서에게 구상 청구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미리 남겨 책임 분담 관계를 명확히 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협찬 캠페인은 시작 전 점검이 가장 저렴합니다
협찬 마케팅에서 벌어진 후기 조작은 인플루언서 개인의 일탈로 끝나지 않고, 대가를 지급하고 콘텐츠를 기획한 광고주의 표시광고법 책임으로 돌아옵니다. 적발된 뒤 대응하는 것보다 계약 단계에서 표시 의무와 실증자료를 미리 갖춰두는 쪽이 비용도, 리스크도 훨씬 적습니다.
이미 진행 중인 협찬 캠페인의 표시 방식이 걱정되거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 통지를 받으셨다면 초기 단계에서부터 대응 방향을 함께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