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위탁교육을 받고 학위나 전문 자격을 취득했지만, 개인 사정이나 건강 문제로 의무복무를 다 채우지 못한 채 전역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군은 그동안 지급한 등록금·체재비 등 교육비의 전액 또는 일부 반납을 요구할 수 있고, 아직 가산된 의무복무기간이 남아 있다면 전역 자체가 제한되기도 합니다. "얼마를 돌려줘야 하나", "지금 당장 나갈 수는 없는 건가"라는 물음 앞에서 막막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군인사법과 군위탁생규정을 근거로 교육비 반납 기준, 반납 연기·면제 요건, 전역 제한의 실제 의미와 불복 절차를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위탁교육을 받으면 왜 복무기간이 늘어날까 — 가산복무기간의 법적 근거
위탁교육은 군이 비용을 부담해 소속 인원을 국내외 교육기관에 보내 학위나 전문 자격을 취득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국가 예산으로 개인의 전문성을 키워주는 대신, 그 투자만큼을 복무로 돌려받겠다는 취지가 제도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군인사법 제7조는 위탁교육이나 그 밖의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 교육 형태별로 정해진 기간을 원래의 의무복무기간에 가산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가산되는 기간은 교육을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받았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계산 시점도 중요한데, 의무복무 연한 내에 교육을 마쳤다면 그 연한 만료일 다음 날부터, 연한이 지난 뒤에 교육을 마쳤다면 교육 종료일 다음 날부터 가산기간이 새로 시작됩니다. 즉 원래 채워야 할 복무기간에 가산기간이 그대로 얹히는 구조여서, 위탁교육 기간이 길수록 실제 전역 가능 시점도 그만큼 뒤로 밀립니다.
외국에서 6개월 이상 위탁교육을 받은 경우 — 교육기간의 2배에 상당하는 기간을 가산
국내 군 외의 교육기관에서 6개월 이상 위탁교육을 받은 경우 — 교육기간과 같은 기간을 가산
국내에서 주간 근무를 하며 일과 후 또는 주말에 6개월 이상 교육을 받은 경우 — 교육기간의 2분의 1에 상당하는 기간을 가산
군인사법 제7조는 위탁교육을 받은 사람에게 교육 형태에 따라 정해진 기간을 의무복무기간에 가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복무의무 위반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인가
군위탁생규정 제12조가 반납 대상으로 정한 상황은 "소정의 과정을 마친 후 의무복무기간 중에 전역 또는 제적 등의 사유가 발생하여 복무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입니다. 실무에서는 개인 사정으로 조기 전역을 신청하는 경우, 징계 사유로 제적되는 경우, 자진 퇴교하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본인이 원해서 그만두는 상황만 문제 되는 것은 아니고, 결과적으로 가산된 복무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면 반납 문제가 불거집니다.
교육 자체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는 경우와, 교육은 정상적으로 마쳤지만 그 이후 복무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는 경우는 근거 조문이 조금 다릅니다. 전자는 성적 미달이나 개인 사정으로 인한 중도 포기가 흔한 사례이고, 후자는 교육을 마치고 복귀해 복무하다가 몇 년 뒤 전역을 지원하면서 남은 가산복무기간이 문제 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2년간 위탁교육을 받아 4년의 가산복무기간이 생겼는데, 귀국 후 3년 만에 개인 사정으로 전역을 지원한다면 아직 채우지 못한 1년치 가산복무기간에 대응하는 교육비가 반납 대상으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다만 반납 여부와 액수는 사안마다 다르게 산정되므로, 통지받은 사유가 정확히 어느 조항에 근거한 것인지, 그리고 본인의 사정이 뒤에서 살펴볼 면제·연기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교육비, 얼마나 반납해야 하나 — 지급경비 반납의 범위와 방식
반납 대상은 군위탁생규정 제12조가 말하는 "지급경비"입니다. 등록금·수업료 등 교육기관에 낸 비용은 물론, 위탁교육 기간 중 지급된 체재비, 해외 위탁교육이라면 왕복 항공료 등 부대 비용까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정확히 어떤 항목이 반납 대상에 포함되는지는 위탁교육 선발 당시 작성한 서약서·복무 약정서에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통지서에 적힌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본인이 서명한 약정 문구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반납 의무를 지는 주체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2021년 4월 20일 개정 전에는 본인 또는 연대보증인에게 반납을 명할 수 있었지만, 개정 이후에는 종전의 연대보증인 제도가 폐지되었습니다. 본인이 반납하지 않을 경우 보증인(「보험업법」에 따라 보증보험 증권을 발행한 보험회사를 포함)에게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군인의 가족 등 주변인이 연대보증으로 과도한 경제적 피해를 입는 사례를 막기 위한 취지입니다.
등록금·수업료 — 위탁교육기관에 실제로 납부된 학비
체재비·생활비 — 교육 기간 중 지급된 수당성 경비
해외 교육 부대 비용 — 항공료 등 파견에 수반한 비용(해외 위탁교육의 경우)
군위탁생규정 제12조는 소정 과정을 마친 후 의무복무기간 중 복무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에게 지급경비 반납을 명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반납을 미루거나 면제받을 수 있는 경우
모든 반납이 예외 없이 강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군위탁생규정 시행령 제12조제1항 단서와 군위탁생규정 시행규칙 제13조는 지급경비 반납을 면제할 수 있는 사유를 별도로 정하고 있습니다. 위탁교육을 받는 중에 사망한 경우, 소정 과정을 마친 후 의무복무기간 중에 사망한 경우, 군의료기관의 신체검사 결과 심신장애로 수학 또는 군복무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정된 경우가 대표적이고, 그 밖에 반납을 면제할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면제 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곧바로 전액을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급경비의 환수가 곤란하거나 면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면 각군 참모총장이 국방부장관의 승인(준사관·부사관은 예외)을 받아 반납을 6개월의 범위에서 연기하거나 일부 또는 전부를 면제할 수 있습니다. 목돈을 한 번에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 연기 제도를 활용할 여지가 있는지부터 검토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심신장애를 이유로 면제를 다투려면 — 군의료기관의 신체검사 결과와 진단서·소견서
연기를 신청하려면 — 소득·재산 상황 등 즉시 상환이 곤란함을 보여주는 자료
어느 경우든 — 위탁교육 당시 작성한 서약서·약정서 원본 확보가 출발점
전역 자체가 막힐 수 있다 — 가산복무기간과 전역 제한
가산복무기간은 원래의 의무복무연한과 별개로 그 뒤에 붙는 기간이어서, 이 기간이 남아 있는 한 원칙적으로 전역을 지원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장기복무장교는 의무복무기간이 10년이되, 임용된 날로부터 5년이 되는 해에 한 차례 전역을 지원할 수 있는 이른바 '5년차 전역'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유권해석에 따르면, 의무복무기간 중 해외에서 6개월 이상 위탁교육을 받은 장기복무장교는 그 가산복무기간까지 포함한 기간을 채워야 하므로, 임용 5년 시점에 가산기간을 단순히 합산해 전역일자를 정한다고 해도 이를 의무복무기간을 다한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5년차 전역 지원권이 있다고 해서 가산복무기간까지 자동으로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물론 전역이 100% 봉쇄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본 심신장애 판정 등 면제 사유에 해당하면 예외적으로 전역이 가능하고, 지급경비를 반납한다고 해서 전역이 자동으로 허용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반납 문제와 전역 허용 여부는 별개의 절차로, 소속 부대와 각군 참모총장의 인사 절차를 각각 거쳐야 합니다.
반납 통지·전역 제한에 불복하려면 — 인사소청과 행정소송
지급경비 반납 명령이나 전역 제한(전역 지원 불허) 처분에 이의가 있다면 군인사법 제50조·제51조에 따른 인사소청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인사소청은 군인이 인사에 관한 불이익 처분에 불복해 상급 기관에 재심을 구하는 절차로, 처분을 다투는 첫 단계입니다.
군인사법 제51조의2는 행정심판전치주의를 정하고 있어, 인사소청을 거치지 않으면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즉 반납 명령이나 전역 제한 처분을 법원에서 다투고 싶어도, 먼저 인사소청 절차를 밟아야 그 결과를 바탕으로 행정법원에 처분 취소 등을 구하는 소송을 낼 수 있는 구조입니다. 소청 청구 기한을 넘기면 이후 행정소송에서도 다투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처분 통지를 받은 시점부터 기한을 챙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분 통지서 — 반납 사유와 금액, 전역 제한 근거가 적힌 원본
산정 근거자료 — 지급경비 항목별 내역서
소명자료 — 질병·가정사정 등 본인의 사정을 뒷받침하는 자료
서약서·약정서 — 위탁교육 신청 당시 작성한 원본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
위탁교육을 신청할 때 작성하는 서약서·복무 약정서에는 반납 범위와 산정 방식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쟁이 생기면 통지서의 금액보다 이 약정 문서부터 확인해야, 실제로 반납 대상이 되지 않는 항목이 포함돼 있지는 않은지 가려낼 수 있습니다.
보증인이 지정돼 있던 옛 방식으로 위탁교육을 받았거나, 보증보험 증권을 발행한 보험회사가 있는 경우라면 본인에 대한 반납 절차와 별개로 보증인·보험회사에 대한 청구 절차가 함께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보증계약의 책임 범위까지 함께 살펴야 전체 그림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급경비 산정에 이의가 있다면 항목 하나하나의 근거를 따져보는 것이 반납액을 줄이는 실질적인 방법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위탁교육을 받다가 성적이 안 좋아 중도에 탈락하면 교육비를 반납해야 하나요?
A. 소정의 과정을 마치지 못하고 중도 탈락한 경우도 반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심신장애로 수학이 불가능하다고 판정된 경우처럼 시행규칙 제13조가 정한 면제 사유에 해당하면 반납이 면제될 수 있으므로, 탈락 사유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반납해야 할 교육비에는 어떤 항목이 포함되나요?
A. 통상 등록금·수업료 등 교육기관에 낸 비용과 체재비, 해외 교육이라면 항공료 등 위탁교육을 위해 지급된 경비 전반이 포함됩니다. 다만 정확한 항목과 산정 방식은 위탁교육 선발 당시 작성한 서약서·약정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Q. 반납할 돈이 당장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즉시 전액 상환이 곤란한 사정이 있으면 반납 연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각군 참모총장이 국방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6개월의 범위에서 반납 시기를 늦출 수 있고, 사안에 따라 일부 또는 전부 면제도 가능합니다.
Q. 보증인에게도 책임이 돌아가나요?
A. 2021년 4월 20일 개정으로 종전의 연대보증인 제도는 폐지됐습니다. 본인이 반납하지 않으면 보증인(보증보험 증권을 발행한 보험회사 포함)에게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으므로, 보증인이라면 보증계약 내용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가산복무기간이 남았는데 그냥 전역할 수는 없나요?
A. 원칙적으로 가산복무기간을 포함한 의무복무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전역을 지원할 수 없습니다. 장기복무장교의 5년차 전역처럼 중간에 전역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도, 해외 위탁교육으로 붙은 가산복무기간까지는 별도로 채워야 한다는 유권해석이 나와 있습니다.
Q. 반납 통지나 전역 거부에 이의가 있으면 바로 소송을 낼 수 있나요?
A. 아니요. 군인사법 제51조의2에 따라 행정심판전치주의가 적용되어, 먼저 같은 법 제50조·제51조에 따른 인사소청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소청 결과에도 불복할 때 비로소 행정법원에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위탁교육은 국가 비용으로 전문성을 쌓을 기회이지만, 그만큼 가산복무기간과 반납 의무라는 책임이 뒤따릅니다. 복무의무를 다 채우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면, 반납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면제·연기가 가능한 사정은 아닌지, 전역 제한이 실제로 어디까지 적용되는지를 먼저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통지받은 반납 금액이나 전역 제한 처분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서약서 내용과 시행규칙상 면제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검토하고, 처분에 이의가 있다면 인사소청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정 근거가 불명확하거나 본인의 사정이 면제·연기 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이른 시점에 조력을 구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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