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여러 명이 함께 상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면, 개인이 홀로 항명한 경우와 처벌 수위가 같을 거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군형법은 '집단'으로 항명죄를 범한 경우를 별도 조문으로 두어 형을 크게 가중합니다. 단체 채팅방에서 명령을 거부하자는 이야기가 오갔거나 여러 동료가 함께 지시를 거부한 정황이 있다면, 단순 항명이 아니라 집단항명죄로 입건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항명죄와 집단항명죄의 처벌 수위가 어떻게 다른지, '집단'과 '수괴'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되는지, 조사 단계에서 어떤 방어 전략을 준비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항명죄와 집단항명죄 — 처벌 수위부터 다르다
군형법은 제44조(항명)와 제45조(집단항명)를 나란히 두고 있지만 형량은 전혀 다릅니다.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반항하거나 복종하지 아니한 경우 성립하는 항명죄(군형법 제44조)는 적전인 경우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전시·사변 또는 계엄지역인 경우 1년 이상 7년 이하의 징역, 그 밖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평시 근무 중 벌어지는 대부분의 항명 사안은 '그 밖의 경우'에 해당해 3년 이하의 징역이 상한입니다.
반면 여러 사람이 집단을 이루어 항명죄를 저지르면 군형법 제45조(집단항명)가 적용되어 형이 대폭 무거워집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수괴(주동자)와 그 밖의 가담자를 나눠 처벌한다는 점입니다. 적전인 경우 수괴는 사형, 그 밖의 사람도 사형 또는 무기징역까지 가능합니다. 전시·사변 또는 계엄지역이면 수괴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 그 밖의 사람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평시 근무 중 대부분의 사례에 해당하는 '그 밖의 경우'에도 수괴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단순 가담자조차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어 집행유예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중죄로 분류됩니다.
항명죄(군형법 제44조) — 그 밖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벌금형 규정 없이 징역형만 규정돼 있습니다.
집단항명죄(군형법 제45조) — 그 밖의 경우 수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그 밖의 사람 7년 이하의 징역.
전시·사변·계엄지역 — 항명죄는 1년 이상 7년 이하, 집단항명죄는 수괴가 무기 또는 7년 이상.
적전(敵前) — 항명죄도 사형까지 가능하지만, 집단항명죄는 수괴에게 사형만 규정돼 재량 폭이 더 좁습니다.
같은 명령 거부라도 혼자 했는지 여럿이 함께했는지에 따라 군형법상 적용 조문과 형량의 하한 자체가 달라집니다.
'집단'으로 인정되는 기준 — 몇 명이 모이면 해당될까
조문은 '집단을 이루어'라고만 규정할 뿐 구체적인 인원수를 못박지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최소 2명 이상이 공동의 의사로 명령 불복종에 가담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단순히 물리적으로 여러 명이 한 자리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서로 사전에 뜻을 모았거나 현장에서 공동의 목적으로 결집한 사정이 있어야 '집단'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대원 여러 명이 부당하다고 느낀 훈련 지시에 대해 각자 시차를 두고 따로따로 항의하며 불이행했다면, 개별적으로 항명죄가 성립할 뿐 집단항명죄로 묶이지 않을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단체 채팅방에서 '다 같이 지시를 따르지 말자'는 말이 오가고 실제로 여러 명이 동시에 명령을 거부했다면, 사전 공모와 집단성이 모두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수사기관은 통신 기록, 진술 순서, 행동의 동시성 등을 근거로 개별 항명이 우연히 겹친 것인지 조직적인 집단행동인지를 가려냅니다.
사전 공모 정황 — 메신저·통화 기록으로 확인되는 사전 모의 여부.
행동의 동시성 — 같은 시점·같은 장소에서 함께 거부했는지.
가담 인원 — 최소 2인 이상, 인원이 많을수록 조직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목적의 공통성 — 같은 명령을 같은 이유로 거부했는지.
여러 명이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각자 항명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집단항명죄가 성립하지 않고, 공동의 의사에 따른 결집이 확인돼야 합니다.
수괴와 단순 가담자 — 형량은 어떻게 갈리나
수괴는 집단행동을 계획·주도하거나 다른 사람을 그 행위에 끌어들인 사람을 가리킵니다. 지시를 먼저 제안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참여를 권유한 사람, 실행 단계를 조직한 사람은 수괴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고, 단지 그 흐름에 동참해 명령을 따르지 않은 사람은 그 밖의 가담자로 구분됩니다. 이 구분은 감정적 평가가 아니라 누가 계획하고 누구를 끌어들였는지에 대한 구체적 사실관계로 판단됩니다.
실무상 계급이나 근무 경력 등 지휘체계상 지위도 수괴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가령 병장이 후임 여러 명에게 먼저 '오늘 작업 지시를 따르지 말자'고 제안하고 이를 조직했다면 수괴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고, 그 제안을 듣고 뒤늦게 따라간 이등병들은 단순 가담자로 구분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 구분은 형량의 하한 자체가 다르므로('그 밖의 경우' 기준 수괴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그 밖의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 수사·재판 단계에서 다투는 실익이 큽니다.
정당한 명령이 아니었다면 — 항명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항명죄와 집단항명죄 모두 전제는 '상관의 정당한 명령'입니다. 명령이 직무와 관련이 없거나 위법한 내용이라면 애초에 항명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고, 이는 여러 명이 함께 거부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사적인 심부름을 강요하거나 규정에 반하는 부당 지시, 인격을 모욕하는 지시 등은 정당한 명령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명령이 다소 불합리하게 느껴진다는 주관적 판단만으로 거부가 정당화되지는 않습니다. 직무와 관련된 명령이고 그 내용이 법령이나 상급 규정을 벗어나지 않는 이상, 명령의 당부당을 스스로 판단해 거부할 권한은 없다는 것이 군 조직의 기본 전제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방어 전략을 세울 때는 '명령이 부당했다고 느꼈다'는 감정적 호소보다, 그 명령이 직무 관련성·적법성 요건을 실제로 갖추지 못했다는 구체적 사정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사와 재판 절차 — 어디서, 어떻게 진행되나
항명죄와 집단항명죄는 군형법이 정한 순정 군사범죄로, 2022년 7월 1일 시행된 개정 군사법원법 아래에서도 여전히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습니다. 개정법으로 성폭력범죄, 군인 등의 사망사건 관련 범죄, 신분 취득 전 범죄는 일반 법원으로 재판권이 넘어갔지만, 지휘·명령 체계 유지와 직결된 항명·반란 등 범죄는 이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수사는 통상 군사경찰(헌병) 조사로 시작해 군검찰 송치, 군사법원 기소 순으로 진행됩니다. 집단항명 사건은 관련자가 여러 명이라 조사도 병렬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먼저 조사받는 사람의 진술이 뒤에 조사받는 사람의 지위(수괴인지 단순 가담자인지)를 사실상 결정짓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조사 단계부터 자신의 가담 경위와 역할을 정확하게, 다른 가담자의 진술과 불필요하게 배치되지 않는 선에서 구체적으로 밝혀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준비할 수 있는 방어 전략
집단항명죄로 조사 대상이 됐다면, 사실관계를 정리해 다음과 같은 쟁점을 중심으로 대응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공모관계 다투기 — 사전 모의 없이 우연히 같은 시점에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이라면 '집단성' 자체를 다툴 수 있습니다.
가담 정도 다투기 — 수괴가 아니라 단순히 따라간 정황을 대화 시점·발언 내용 등 구체적 자료로 소명합니다.
명령의 정당성 다투기 — 거부한 명령이 직무 관련성·적법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사정을 입증합니다.
양형 자료 준비 — 복무 태도, 초범 여부, 반성문, 지휘관 의견 등 형량을 낮출 자료를 미리 모읍니다.
어느 전략이 유효한지는 사건마다 다르므로, 조사 초기 진술 전에 변호인과 함께 자신이 처한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뒤늦게 진술을 바꾸는 것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관 지시가 부당하다고 느껴 여러 명이 함께 거부했는데, 무조건 집단항명죄인가요?
A. 아닙니다. 명령이 직무와 무관하거나 위법한 내용이라면 애초에 항명죄가 성립하지 않고, 집단으로 거부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명령이 단지 불합리하게 느껴진다는 주관적 판단만으로는 부족하고, 직무 관련성·적법성이 실제로 결여됐다는 구체적 사정을 소명해야 합니다.
Q. 저는 먼저 제안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따라간 건데도 처벌받나요?
A. 단순 가담자도 처벌 대상이지만 형량 하한이 수괴보다 낮게 규정돼 있습니다. 평시 기준으로 수괴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인 반면, 그 밖의 가담자는 7년 이하의 징역으로 규정돼 있어 같은 사건 안에서도 형량 폭에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Q. 단체 채팅방에서 대화만 했을 뿐 실제로 지시를 거부하지는 않았다면요?
A. 항명죄와 집단항명죄는 실제로 명령에 반항하거나 복종하지 않는 행위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대화만 오가고 실행 행위가 없었다면 곧바로 이 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다른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집단항명죄로 조사받으면 반드시 구속되나요?
A. 구속 여부는 죄의 중대성뿐 아니라 도주·증거인멸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되므로, 조사 대상이 됐다는 사정만으로 구속이 자동으로 뒤따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법정형이 무거운 범죄인 만큼 초기 대응에서 신중한 진술 관리가 필요합니다.
Q. 집단항명죄 사건도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군사법원 절차에서도 피의자·피고인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고, 조사 초기 단계부터 변호인과 함께 진술 방향과 방어 전략을 정리하는 것이 이후 재판 결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Q. 항명죄와 집단항명죄로 동시에 기소될 수도 있나요?
A. 아닙니다. 집단항명죄(군형법 제45조)는 항명죄(제44조)를 집단으로 범한 경우에 적용되는 별도 조문으로, 집단성이 인정되면 제45조가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같은 행위를 두고 두 조문이 함께 적용되는 관계가 아닙니다.
맺음말
집단항명죄는 여러 명이 함께 명령을 거부했다는 사정만으로 자동 성립하는 범죄가 아닙니다. 사전 공모와 공동의 의사에 따른 결집이라는 '집단성' 요건, 그리고 애초에 그 명령이 정당한 명령이었는지가 함께 다뤄져야 하는 사안입니다. 수괴와 단순 가담자의 구분에 따라 법정형의 하한 자체가 달라지므로, 자신이 어떤 역할로 평가되고 있는지를 조사 초기부터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사 단계의 진술은 이후 군검찰의 기소 여부와 군사법원의 양형 판단에 계속 영향을 미칩니다.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사실관계와 법리를 근거로 자신의 가담 경위를 정리해 대응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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