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나 자전거를 타다 사고가 나면, 자동차 사고와 달리 <누가 얼마를 물어줘야 하는지>부터 막막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무보험이 자동으로 걸려 있는 자동차와 달리 개인형 이동장치(PM)와 자전거는 보험 사각지대가 넓어, 피해자도 가해자도 손해를 온전히 떠안기 쉽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2026년 들어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한 면허와 안전모 규제가 한층 정비되면서, 이를 지키지 않은 사정이 과실비율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전동킥보드와 자전거 사고에서 책임의 근거가 무엇인지, 과실비율은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지, 그리고 보험으로 어디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전동킥보드와 자전거 — 법적 지위부터 나눠 봐야 한다
같은 <바퀴 달린 이동수단>처럼 보여도, 전동킥보드와 자전거는 법이 부여한 지위가 다릅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19호의2는 개인형 이동장치(PM)를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1인용 교통수단으로,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최고속도 시속 25km 미만, 총중량 30kg 미만인 것>으로 정의합니다. 전동킥보드, 세그웨이 같은 전동이륜평행차, 그리고 페달 없이 전동기 힘만으로 달리는 스로틀 방식 전기자전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즉 전동킥보드는 <면허가 필요한 원동기장치자전거의 한 종류>라는 점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반면 페달을 밟아야 모터가 보조하는 방식(PAS)의 전기자전거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상 <자전거>로 취급되어 일반 자전거와 동일하게 다뤄집니다. 이 구분이 실무에서 중요한 이유는, PM이냐 자전거냐에 따라 면허와 안전모 의무, 통행 방법, 그리고 사고가 났을 때의 과실 판단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스로틀 킥보드를 무면허로 몰다 사고를 내면 무면허라는 사정이 과실과 형사책임에 곧바로 반영되지만, 일반 자전거에는 애초에 면허 의무가 없어 그 쟁점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개인형 이동장치(PM): 전동킥보드, 스로틀 방식 전기자전거 등 —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이상 필요, 도로 통행 원칙
자전거(일반·PAS 전기자전거): 면허 불요, 자전거도로 통행 가능
공통점: 둘 다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해 원칙적으로 보도(인도) 통행이 금지됩니다
전동킥보드는 면허가 필요한 개인형 이동장치이고, 페달 보조 전기자전거는 자전거로 취급됩니다. 이 구분이 과실과 보험을 따지는 출발점입니다.
사고가 나면 누가, 무슨 근거로 책임지나
전동킥보드든 자전거든, 운전하다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면 그 배상책임의 뿌리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입니다.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하게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며, 여기에 PM이나 자전거라고 하여 예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치료비 같은 적극적 손해뿐 아니라, 일을 못 해 잃은 소득(일실수입)과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배상 범위에 들어옵니다.
책임의 크기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누가 어떤 교통 규칙을 어겼는가>입니다.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보도 주행, 안전모 미착용, 무면허 운전 같은 도로교통법 위반은 과실을 인정하는 근거이자 그 크기를 키우는 사정으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상대방에게도 규칙 위반이 있으면 그만큼 책임이 나뉘는데, 이를 과실상계라고 하며 민법 제396조(제763조에서 불법행위에 준용)가 그 근거입니다.
형사책임도 별도로 따라올 수 있습니다.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차>에 해당하므로, 보행자를 다치게 하면 과실치상 등의 형사문제가 생깁니다. 다만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특례가 PM·자전거에는 사실상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그런 보험에 들어 있지 않은 데다, 무면허나 신호위반처럼 이른바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면 보험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PM·자전거 사고에서는 피해자와의 형사합의가 양형에서 특히 무겁게 작용합니다.
과실비율은 어떻게 산정되나 — 손보협회 PM 기준
PM 사고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유형이라 예전에는 과실비율을 두고 다툼이 잦았습니다. 이를 정리하기 위해 손해보험협회는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와 자동차 사이의 과실비율 비정형 기준 38개를 마련해 공개했습니다. 여기에는 신호위반과 중앙선 침범, 보도 주행에 관한 도로교통법 규정뿐 아니라, 급출발과 급가속, 급회전이 가능한 PM 특유의 운행 특성까지 반영돼 있습니다.
구체적인 기준은 상황별로 다음과 같이 갈립니다. 아래 수치는 기본 과실비율이며, 실제 사건에서는 속도와 전방주시 정도, 안전모 착용 여부 등에 따라 가감될 수 있습니다.
보도 주행 중 충돌: 보도에서 달리던 전동킥보드와 자동차가 부딪치면 킥보드 40% 대 자동차 60% — 보도는 원칙적으로 PM 통행이 금지된 구역이라는 점이 반영됩니다
적색 신호 횡단: 적색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PM과 자동차가 충돌하면 PM 과실 100%
녹색 보행신호 횡단: 녹색 보행신호에 PM을 타고 건너다 자동차에 부딪히면 자동차 과실 100%
교차로 신호위반(자동차 황색·PM 적색): PM 60% 대 자동차 40%
양측 모두 적색 진입: PM 30% 대 자동차 70%
자전거 사고에도 자전거 대 자동차, 자전거 대 보행자 등의 과실 기준이 마련돼 있어 큰 틀은 비슷하게 판단됩니다. 여기에 안전모 미착용, 무면허, 정원 초과 탑승 같은 법규 위반은 기본 과실에 얹어지는 가산 요소로 작동합니다. 예를 들어 보도에서 안전모도 없이 2명이 함께 탄 킥보드가 사고를 냈다면, 기본 과실에 여러 위반이 겹쳐 운전자 책임이 상당히 커질 수 있습니다.
과실비율은 <누가 움직였나>가 아니라 <누가 어떤 규칙을 어겼나>로 정해집니다. 보도 주행, 신호위반, 안전모 미착용 같은 사정이 그대로 숫자에 반영됩니다.
내가 보행자나 상대 차량을 다치게 했다면
PM이나 자전거 운전자가 가해자가 된 경우, 피해자의 치료비와 일실수입, 위자료 등을 배상해야 합니다. 특히 상대가 보행자라면 과실 대부분이 운전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보행자는 도로에서 가장 보호받는 지위에 있고, 보도나 횡단보도처럼 보행자가 우선인 공간에서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배상 재원입니다. 자동차라면 대인배상 보험이 곧바로 작동하지만, 개인 소유 전동킥보드나 자전거는 의무보험이 없어 보험 처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 기대려는 분들이 있는데, 상당수 약관이 개인형 이동장치 운행 중 발생한 사고를 면책으로 두고 있어 실제로는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가입한 보험의 보상 범위를 사고 전에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형사적으로는 과실치상 등이 문제 되고,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면 앞서 본 특례에서 배제됩니다. 피해가 크다면 형사합의와 공탁이 양형에 중요하게 작용하므로, 배상과 형사 대응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컨대 보도에서 전동킥보드로 보행자를 충격해 골절상을 입혔다면, 민사 배상과 형사 처벌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어 초기 대응 방향을 빨리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피해자라면 — 무보험차상해로 받는 길
반대로 내가 전동킥보드나 자전거에 치인 피해자인데 가해자가 무보험이라면, 배상을 직접 받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상 개인형 이동장치에는 의무보험 규정이 없어, 가해자가 배상 능력이 없으면 회수가 어려운 사각지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본인 또는 가족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무보험차상해 담보입니다.
무보험차상해는 자동차 운행과 관계없이, 자동차보험 가입자나 그 가족이 보행 중 무보험 차량 등에 상해를 입었을 때 보상하는 담보입니다. 개인형 이동장치도 그 대상에 포함되므로, 전동킥보드에 치여 다친 피해자는 이 담보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보상 한도가 무제한은 아니며,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제3조가 정한 범위, 즉 대인배상Ⅰ 수준으로 제한된다는 점을 알아 두어야 합니다.
무보험차상해: 본인·가족 자동차보험으로 PM 가해 상해를 보상 — 다만 대인배상Ⅰ 한도로 제한
자전거보험·개인형이동장치보험: 별도 가입돼 있으면 치료비와 배상금을 보전
공유 킥보드: 대여업체의 배상책임보험이 적용되는 범위를 반드시 확인
뺑소니 주의: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으면 무보험차상해도 면책되어 보상받기 어렵습니다
특히 유의할 것이 뺑소니입니다. 가해 킥보드가 그대로 달아나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하면, 무보험차상해 담보조차 면책 사유에 걸려 적용되지 않습니다. 자동차 뺑소니는 정부보장사업으로 최소한의 보상을 받을 길이 있지만, PM은 자동차가 아니어서 그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고 직후 가해자와 기기를 특정해 두는 것이 보상의 성패를 가릅니다.
의무보험 없는 사각지대, 어떻게 대비하나
정리하면 전동킥보드 사고의 근본 문제는 <의무보험의 부재>입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 자동차에는 책임보험 가입을 강제하는 것과 달리, 개인 소유 킥보드에는 그런 강제가 없습니다. 그 결과 가해자는 배상 능력이 없으면 전액을 자비로 물어야 하고, 피해자는 회수할 재원을 찾기 어려운 이중의 공백이 생깁니다.
대비책은 결국 스스로 보험을 갖춰 두는 것입니다. 개인형 이동장치 특약이나 자전거보험, 그리고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의 보상 범위를 미리 점검해, PM 운행 중 사고가 면책 대상은 아닌지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을 위해 단체로 가입해 둔 시민안전보험이나 자전거보험이 있는 경우도 있으니, 거주지 제도를 함께 살펴볼 만합니다.
2026년 들어 면허와 안전모 의무가 정비된 흐름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규정을 지키는 것은 단순한 단속 회피가 아니라, 사고 자체를 줄이고 사고가 나더라도 자신의 과실을 방어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입니다. 특히 안전모 착용은 머리 부상을 줄여 손해 확대를 막는다는 점에서, 과실상계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사고 직후 무엇부터 해야 하나 — 실무 체크포인트
사고가 났다면 가장 먼저 상대방과 기기를 특정하고 현장을 보존해야 합니다. 가해·피해 여부를 떠나 인적사항과 연락처, 기기(공유 킥보드라면 대여 업체와 기기 번호)를 확보하고,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 목격자를 확인해 두는 것이 뒤에 벌어질 다툼을 좌우합니다. 다친 곳이 있다면 곧바로 병원에서 진단서와 치료기록을 남겨, 손해의 범위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게 준비합니다.
다음으로 자신의 법규 준수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개인형 이동장치 운전자가 안전모를 쓰지 않으면 2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되고, 승차정원(1명)을 넘겨 함께 타면 4만원의 범칙금 대상이 됩니다. 이런 위반은 그 자체로 제재일 뿐 아니라, 사고가 났을 때 과실을 키우고 형사 국면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사정입니다.
마지막은 배상과 합의의 흐름입니다. 손해 규모와 과실비율에 관한 자료를 모아 상대방과의 합의를 먼저 시도하고, 합의가 결렬되면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과실상계로 배상액이 조정되므로, 상대방의 규칙 위반을 입증할 자료를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최종 금액을 좌우합니다.
상대방 인적사항·연락처, 기기 정보(공유 킥보드는 업체·기기 번호)를 확보
CCTV, 블랙박스, 목격자 등 과실 판단 증거를 즉시 확보
병원 진단서·치료기록으로 손해 범위를 객관화
본인·가족의 무보험차상해, 개인형이동장치보험 등 활용 가능한 담보를 점검
자주 묻는 질문
Q. 전동킥보드는 자전거처럼 아무나 탈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개인형 이동장치라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이상이 있어야 합니다. 이 면허는 만 16세부터 취득할 수 있어, 16세 미만은 전동킥보드를 운전할 수 없습니다. 면허 없이 몰면 무면허 운전으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Q. 자전거를 타다 보행자를 다치게 하면 형사처벌도 받나요?
A. 자전거도 도로교통법상 <차>라서 보행자를 다치게 하면 과실치상 등의 형사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상해 정도와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가 처벌 수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신호위반 같은 12대 중과실이 겹치면 특례가 배제돼 더 무겁게 다뤄집니다.
Q. 상대 킥보드 운전자가 보험이 없어요. 저는 어떻게 보상받나요?
A. 본인이나 가족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무보험차상해 담보로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형 이동장치도 이 담보의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보상 한도는 대인배상Ⅰ 수준으로 제한되고, 가해자가 특정돼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Q. 안전모를 안 썼는데 제 과실이 더 커지나요?
A. 안전모 미착용은 그 자체로 2만원의 범칙금 대상입니다. 나아가 머리 부상 같은 손해를 키우는 데 기여한 사정으로 보아, 과실상계에서 피해자에게 불리하게 반영될 수 있습니다. 규정 준수가 배상 다툼에서도 방어막이 되는 셈입니다.
Q. 공유 전동킥보드 사고는 대여업체가 책임지나요?
A. 기기 자체의 결함으로 사고가 났다면 업체의 책임을 물을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운전 과실로 인한 사고는 원칙적으로 이용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업체가 가입한 배상책임보험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 대여 약관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뺑소니를 당했는데 가해자를 못 찾으면요?
A. 무보험차상해 담보는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으면 면책되어 적용되지 않습니다. 자동차 뺑소니와 달리 개인형 이동장치는 정부보장사업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즉시 신고하고 CCTV 등으로 가해자를 특정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맺음말
전동킥보드와 자전거 사고는 <가벼운 접촉>처럼 보여도 법적으로는 자동차 사고 못지않게 복잡합니다. 둘 다 도로교통법상 차로서 손해배상책임과 형사책임이 따르고, 과실비율은 누가 어떤 규칙을 어겼는지에 따라 손해보험협회 기준으로 세밀하게 갈립니다. 무엇보다 의무보험이 없어 보상 경로가 자동차와 달라, 무보험차상해 같은 대체 수단을 미리 알아 두지 않으면 피해자도 가해자도 곤경에 빠지기 쉽습니다.
대비의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면허와 안전모 등 규정을 지켜 사고와 과실 가산을 줄이는 것, 둘째, 무보험차상해와 개인형이동장치보험 등 활용 가능한 담보를 사고 전에 점검해 두는 것, 셋째, 사고가 나면 기기와 가해자를 특정하고 증거를 확보해 배상과 형사 대응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사고의 결과는 초기 대응에서 상당 부분 결정됩니다. 수원과 경기남부 지역에서 전동킥보드나 자전거 사고로 배상과 형사 문제를 함께 안게 되셨다면, 과실비율과 보험 적용 관계가 얽히기 전에 조기에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잡아 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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