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장에 상대 정보를 적는 것, 죄가 될까요?
고소장에 상대 정보를 적는 것, 죄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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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장에 상대 정보를 적는 것, 죄가 될까요? 

이상협 변호사

상담을 하다 보면 "내가 피해자라서 고소했는데, 고소장에 상대방 주민등록번호를 적었다는 이유로 도리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당했다"는 황당한 사례를 종종 만납니다. 업무상 상대방의 개인정보를 보관하고 있던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고소·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필요해서 상대방의 개인정보를 수사기관·법원에 제출한 것이라면, 형식적으로는 개인정보 유출에 해당하더라도 정당행위(형법 제20조)로 처벌을 면할 수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도 이런 취지로 유죄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아래에서 정리해 드립니다.


개인정보를 '함부로' 유출하면 처벌됩니다 — 그런데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사람이 정당한 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권한을 넘어 남의 개인정보를 유출하면,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고소를 하려면 상대방을 특정할 정보를 적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성명·주소·전화번호는 물론 주민등록번호까지 기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유출'로 몰리면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정당행위 법리가 등장합니다.


대법원이 인정한 '정당행위'의 두 갈래

대법원은, 개인정보 유출 금지에도 불구하고 다음의 경우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고 정리했습니다(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3도3673 판결, 2023도17590 판결 등).

  • 재판에서 주장을 증명하거나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 개인정보가 담긴 소송서류·증거를 법원에 제출하는 경우

  • 고소·고발이나 수사절차에서 범죄혐의를 소명하거나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 개인정보가 담긴 증거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경우

즉, 정당한 고소나 방어를 위한 제출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무조건'은 아닙니다 — 이런 기준으로 봅니다

정당행위인지 아닌지는 여러 요소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 그 정보를 왜, 어떻게 수집·보유하고 제출했는지(경위와 목적)

  • 누구에게 제출했는지(수사기관·법원인지, 무관한 제3자인지)

  •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이었는지

  • 비실명화 등 안전조치가 가능했고, 실제로 했는지

  • 제출한 정보의 성격(민감정보 여부)과 양

  • 상대방이 입는 피해의 정도

  • 그 정보를 낼 다른 방법이 있었는지,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결국 '꼭 필요한 만큼만, 제대로 된 상대(수사기관·법원)에게' 냈는지가 관건입니다.


실제 사건은 이렇게 판단됐습니다

한 주민자치회 사업 책임자가, 사업 신청서류에 주민등록번호를 적어 낸 신청자를 명예훼손·모욕으로 고소하면서, 고소장에 그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해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1심·2심은 '권한을 넘은 유출'이라며 유죄로 봤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 목적 : 피고소인을 특정하기 위한 것이었고, 고소 자체의 정당성·공익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 정보의 성격 : 주민등록번호는 수사기관이 피고소인 특정에 쓰는 주된 정보다

  • 상대방 : 수사기관에 낸 것이어서 다른 용도로 오용될 위험이 크지 않다

  • 취득 경위 : 사업 운영을 위해 적법하게 보유하고 있었다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유죄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5도6070 판결). 다만 이는 무죄 확정이 아니라, 정당행위 여부를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소장에 상대방 주민등록번호를 적으면 처벌되나요? 형식적으로는 개인정보 유출이 될 수 있으나, 피고소인 특정을 위한 최소한의 제출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하면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왜 정당행위로 봐줄 수 있나요? 고소는 범죄 피해를 알리는 정당한 행위이고, 상대를 특정하려면 개인정보 기재가 불가피하며, 수사기관에 낸 것이어서 오용 위험이 낮기 때문입니다.

Q. 그럼 어떤 정보든 다 적어도 되나요? 아닙니다. 사건과 무관한 정보나 민감정보(건강·성생활 등)를 과도하게 적거나, 불법으로 얻은 정보를 내면 정당행위로 보기 어렵습니다.

Q. 수사기관이 아니라 상대 회사나 지인에게 넘겼다면요? 정당행위로 보호되는 것은 수사기관·법원에 대한 제출입니다. 무관한 제3자에게 유포하면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재판에서 상대방 개인정보를 증거로 내는 것도 같나요? 네. 주장 증명이나 방어권 행사를 위해 법원에 제출하는 것도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습니다.

Q. 개인정보 유출은 얼마나 처벌되나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고소·소송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 문제가 얽혔다면

고소장이나 소송 자료에 상대방 정보를 적었다는 이유로 거꾸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당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상대가 내 개인정보를 함부로 유포했다면 그 책임을 물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건은 제출 목적·최소성·상대방·민감정보 여부 같은 요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정당행위 인정 여부가 갈립니다.

제가 자료의 성격과 제출 경위를 하나하나 검토하여, 방어(무혐의·무죄)든 피해 회복이든 가장 유리한 방향을 함께 찾아 드리겠습니다. 고소·소송을 하다가 오히려 개인정보 문제로 얽히셨다면, 로톡 상담 요청 또는 로톡 기재 연락처로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실제 선고된 판결과 관련 법령·대법원 판례에 기초한 일반적 법률정보로, 등장인물은 익명 처리하였으며 구체적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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