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협 변호사: 디지털 증거 사건에서 상담을 받다 보면 "내 정보인데 왜 나는 압수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참여권은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그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증거 자체가 무효(위법수집증거)가 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제3자가 자기 저장매체에 파일을 복사해 임의제출한 경우에는 원본 정보의 주인(피의자)에게까지 참여권을 줄 필요는 없다고 정리했습니다. 다만 원본 기기 자체가 압수된 경우는 다릅니다. 헷갈리기 쉬운 이 경계를 정리해 드립니다. (아래는 전자정보 압수 절차와 참여권이라는 형사절차 법리를 설명하는 글로, 사안에 문제 된 범죄 자체는 매우 중대한 것임을 먼저 밝혀 둡니다.)
참여권이 뭐길래 증거가 무효까지 되나요
수사기관이 휴대폰·PC 같은 전자정보를 뒤질 때, 그 정보의 주인은 탐색·복제·출력 과정을 지켜보고 참여할 권리를 가집니다. 사건과 무관한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들여다보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만약 이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고 확보한 전자정보라면,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위법수집증거가 되어 재판에서 쓸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디지털 증거 사건에서는 누구에게 참여권이 있었는가가 승패를 가르는 핵심이 됩니다.
상황을 두 가지로 나눠 보세요
이상협 변호사: 이번 대법원 판단의 핵심은, 압수된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 참여권의 주인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① 내 기기(원본) 자체가 압수·분석된 경우 피의자 소유의 PC·휴대폰 등이 그대로 제출되어 포렌식된 경우라면, 그 정보의 주인인 피의자에게 참여권이 있습니다. 이때 참여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그 전자정보는 위법수집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② 제3자가 자기 매체에 '복사'해서 낸 경우 누군가가 내 파일을 자신의 USB 등에 골라 복사해 경찰에 임의제출한 경우라면, 원칙적으로 그 제출자(제3자)에게만 참여 기회를 주면 충분합니다. 복사본과 원본의 내용이 완전히 같더라도, 그 동일성만으로 원본 주인(피의자)에게까지 참여권을 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대법원 2024. 12. 24. 선고 2023도3626 판결, 2025. 10. 16. 선고 2025도1549 판결).
왜 복사본은 제출자에게만 참여권을 줄까요
이상협 변호사: 제3자가 임의제출한 USB는 그 제3자의 소유·관리에 속하는 물건이고, 그 안의 파일도 제3자가 스스로 골라 담은 것입니다. 그러니 그 매체와 정보에 대해서는 제출한 사람에게 참여 기회를 주고 압수목록을 건네주면 절차가 충분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즉, "원본이 내 것이니 나도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은, 복사본이 제3자의 매체에 담겨 제출된 이상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예외는 있습니다
이상협 변호사: 다만 대법원은 예외를 열어 두었습니다. 원본을 그대로 제출할 수도 있었는데, 오직 원본 주인의 참여를 배제하려는 목적으로 일부러 복사본만 제출하는 것처럼, 제출자에게만 참여 기회를 주는 것이 현저히 부당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원본 주인(피의자)에게도 참여권을 인정해야 합니다.
결국 방어의 관건은 이런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입니다.
실제 사건은 이렇게 갈렸습니다
이상협 변호사: 한 사건에서 지인이 피의자의 PC 자체와, 그 PC에서 일부 파일을 자신의 USB에 복사한 것을 함께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대법원의 결론은 다음과 같이 나뉘었습니다.
PC와 그 안의 정보 : 피의자가 참여권의 주인인데 참여 기회가 없었으므로 → 증거능력 배제(피의자에게 유리)
제3자의 USB 복사본 : 제출자에게 참여 기회와 목록을 주었으므로 → 적법(원본 주인 참여권 불요)
즉, 같은 내용의 정보라도 어떤 형태로 압수되었는지에 따라 증거능력이 정반대로 갈렸습니다. 참고로 이 판결은 무죄 확정이 아니라 파기·환송으로, 다시 심리가 이루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상협 변호사:
Q. 참여권이 안 지켜지면 증거가 무조건 버려지나요? 피의자가 참여권의 주인인데 그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위법수집증거로 배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누구에게 참여권이 있었는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Q. 제 휴대폰·PC가 압수됐는데 참여를 못 했습니다. 피의자 기기 자체가 압수·분석된 경우라면, 피의자가 참여권을 가지므로 그 미보장을 다툴 수 있습니다.
Q. 지인이 제 파일을 복사해서 냈는데 저는 참여권이 없나요? 원칙적으로 제출자(지인)에게만 참여 기회를 주면 충분합니다. 원본이 내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참여권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Q. 복사본과 원본이 똑같아도 그런가요? 네. 내용이 동일해도 그 동일성만으로 원본 주인을 실질적 피압수자로 보아 참여권을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Q. 그럼 다툴 방법이 없나요? 원본 제출이 가능했는데 오직 피의자 참여를 배제할 목적으로 복사본을 제출한 것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다툴 수 있습니다. 또 위법 증거에 기초한 2차 증거의 증거능력도 함께 검토합니다.
Q. 증거가 배제되면 무죄인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른 적법한 증거가 있으면 유죄가 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이 걸린 사건, 절차 분석이 관건입니다
이상협 변호사: 전자정보 사건은 참여권, 임의제출, 압수 범위, 압수목록 교부 같은 절차적 쟁점 하나로 증거의 운명이 갈립니다. 특히 '원본 기기냐, 제3자 복사본이냐'에 따라 참여권의 주인과 증거능력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압수 경위를 초기에 정확히 분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놓치면 되돌리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제가 압수·포렌식 절차 기록을 하나하나 검토하여, 어떤 증거를 어떤 근거로 다툴 수 있는지 방향을 잡아 드리겠습니다.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이 문제 되는 사건으로 조사나 재판을 앞두고 계신다면, 로톡 상담 요청 또는 로톡에 기재된 연락처로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실제 선고된 판결과 관련 법령·대법원 판례에 기초한 일반적 법률정보로, 등장인물은 익명 처리하였고 사실관계는 절차 법리 설명을 위해 추상화하였으며 구체적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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