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진행되다 보면 어느 날 조합 사무실로부터 "추가분담금 000만원을 언제까지 납부하라"는 통지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공사비가 올랐다거나 사업이 지연됐다는 설명만 붙어 있을 뿐, 그 금액이 언제 어떤 절차로 정해졌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특히 임시총회를 열었다는 기억이 없거나, 서면결의서에 서명한 적이 없는데도 분담금이 통보되는 경우 조합원 입장에서는 이를 그대로 내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역주택조합의 추가분담금 부과는 원칙적으로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이고, 이를 거치지 않은 부과나 그 근거가 된 계약·약정은 무효로 다툴 여지가 큽니다. 아래에서 그 법적 근거와 실제로 무효를 다투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지역주택조합 추가분담금, 왜 발생하나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이 스스로 사업 주체가 되어 토지를 매입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기 때문에, 최초 가입 당시 안내받은 분담금만으로 사업이 끝나는 경우가 오히려 드뭅니다. 토지 매입이 늦어지면 금융비용이 늘고, 공사비 단가가 오르거나 설계가 변경되면 예산이 초과됩니다. 조합원 중 일부가 자격을 상실하거나 탈퇴하면 그 부담이 남은 조합원에게 재배분되는 구조도 추가분담금이 발생하는 흔한 원인입니다.
문제는 이런 사정 변경이 생겼다고 해서 조합이 곧바로 개별 조합원에게 추가 납부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 전원이 총유(總有) 형태로 재산을 보유하는 비법인사단의 성격을 가지므로, 조합원에게 새로운 금전적 부담을 지우는 결정은 조합장이나 이사회가 단독으로 정할 수 없고 조합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총회를 거쳐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비로소 추가분담금의 효력을 다툴 실익이 생깁니다.
총회 의결이 필요한 법적 근거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과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3호는 지역주택조합이 반드시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으로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계약이란 조합이 애초 정해둔 예산의 항목과 범위를 벗어나 돈을 지출하거나 채무를 짐으로써 결과적으로 조합원 개개인에게 비용 부담을 지우는 모든 약정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추가분담금을 확정하는 결의나 그 분담금 납부의 근거가 되는 시공사·업무대행사와의 변경계약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규정의 취지는 단순히 조합 내부의 절차를 정한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조합원들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지출이 계속 누적되면 사업 전체가 좌초될 위험이 있고, 무엇보다 조합원 각자의 재산적 부담에 관한 사항이므로 다수결에 의한 정당성을 갖춰야 한다는 데 근거가 있습니다. 그래서 조합규약에서 "이사회 의결로 추가분담금을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고 있더라도, 그 조항 자체가 법령이 정한 총회 전속 의결사항을 임의로 이사회에 넘긴 것이라면 그 범위에서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규약 변경 — 조합원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규약 개정
자금 차입 — 차입 여부와 방법·이자율·상환방법 결정
예산 외 부담 계약 — 추가분담금을 발생시키는 시공사·업무대행사 계약 변경
업무대행자·시공자의 선정 및 변경
조합 임원의 선임·해임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은 지역주택조합 총회의 전속 의결사항이며, 이를 거치지 않은 계약은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총회 의결 없이 부과된 추가분담금, 무효라고 본 판결
대법원 2022. 8. 25. 선고 2021다231734 판결은 지역주택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그 계약은 주택법 시행규칙 제7조 제5항을 위반한 것으로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결은 나아가 지역주택조합과 계약을 체결하려는 상대방(시공사·업무대행사·대여자 등 제3자)에게도 사전에 총회 의결이 실제로 있었는지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즉 계약 상대방이 총회 결의가 없었다는 사정을 과실 없이 알지 못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계약이 유효하다고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이 법리를 추가분담금 사안에 적용하면, 조합이 시공사와 공사비 증액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 증액분을 조합원에게 추가분담금으로 전가하기로 한 약정 자체가 총회 의결 없이 이뤄졌다면, 조합원은 그 약정의 무효를 이유로 추가분담금 납부 의무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미 낸 금액이 있다면 법률상 원인 없는 급부로 보아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합니다. 다만 조합이 실제로는 서면결의 등 다른 형식으로 의결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무효를 다투려면 총회 소집 통지, 의결 정족수, 서면결의서의 진정성립 여부까지 함께 살펴야 실효성 있는 대응이 됩니다.
법원이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나
법원은 우선 문제된 지출이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해당하는지를 봅니다. 애초 조합 예산에 공사비 변동에 대비한 예비비 항목이 있고 그 범위 내의 지출이라면 별도 총회 의결이 필요 없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예비비를 초과하거나 애초 예산에 없던 신규 항목이라면 총회 의결 대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음으로 실제 총회가 열렸는지, 열렸다면 정족수를 충족했는지를 확인합니다. 지역주택조합 총회는 원칙적으로 조합원의 100분의 1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하고,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항(규약 변경, 자금 차입 등 중요사항)을 의결하는 총회는 100분의 2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합니다. 서면결의서로 대체 출석을 인정받는 경우에도 이 직접출석 요건은 별도로 충족돼야 합니다.
또한 법원은 계약 상대방의 선의·무과실 여부도 살핍니다. 예컨대 시공사가 조합 측으로부터 총회 의결서 사본을 제출받고 계약을 체결했는데 그 서류가 나중에 위조로 밝혀진 경우라면, 시공사에게 결의 부존재를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었다고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조합장의 구두 설명만 믿고 거액의 계약을 체결했다면 확인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조합원이 추가분담금 무효를 다툴 때도 이런 사정을 함께 파악해두면, 조합이 "상대방은 선의였다"는 항변을 하더라도 그 계약 자체가 총회 의결 없이 체결됐다는 사실관계는 별도로 조합원의 분담금 납부 거부 근거가 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나
조합장이 임시총회 소집 공고도 없이 "이사회 결의로 세대당 800만원씩 추가로 걷기로 했다"는 문자메시지만 보낸 경우를 생각해봅니다. 이는 애초부터 총회 자체가 열리지 않았으므로, 그 근거가 된 계약이나 결정이 무엇이든 총회 의결이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 명백합니다. 이런 경우 조합원은 추가분담금 고지 자체에 대해 납부 거부 의사를 서면으로 통지하고, 조합이 소송을 제기하거나 조합원 자격 박탈 등 불이익 조치를 취할 경우 위 대법원 법리를 근거로 방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제 임시총회가 소집 공고를 거쳐 열렸고, 직접 출석 조합원이 정족수를 충족한 상태에서 공사비 증액 안건이 가결된 경우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이 경우에는 형식적 요건은 갖춘 것이므로, 조합원이 다툴 수 있는 지점은 소집 통지의 하자(일부 조합원에게 통지가 누락됐는지), 의결 정족수 미달, 서면결의서 위조나 대리행사 요건 위반 등으로 좁혀집니다. 총회가 열렸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유효하다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통지·정족수·결의 내용이 실제로 규약과 법령에 부합했는지를 조합 측에 회의록과 서면결의서 원본 열람을 요구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무에서 주의할 점
회의록·결의서 확보 — 조합원에게는 총회 회의록, 서면결의서 등 조합 업무 관련 서류의 열람·복사를 청구할 권리가 있으므로, 추가분담금 근거를 다투기 전에 관련 서류부터 확보해두는 것이 순서입니다.
납부 거부 시점의 의사표시 — 무효를 다툴 계획이라면 추가분담금을 납부하기 전 이의를 서면으로 명확히 남겨두는 편이, 나중에 "이의 없이 납부해 추인한 것"이라는 조합 측 주장을 막는 데 유리합니다.
신의칙 항변 가능성 — 조합원이 총회 결의 부존재를 알면서도 사업 진행에 편승해 여러 차례 분담금을 납부해왔다면, 뒤늦은 무효 주장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는 항변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무효를 다투려면 가급적 초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합원 자격 상실 리스크 — 추가분담금 납부를 거부하면 조합이 규약을 근거로 제명·자격상실 절차를 밟을 수 있으므로, 무효 주장과 별개로 자격상실 처분에 대한 대응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이미 납부한 금액의 반환 — 무효인 계약에 근거해 이미 납부한 추가분담금은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구할 수 있으나, 조합의 재정 상태에 따라 실제 회수가 지연될 수 있어 가압류 등 보전조치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합장이 문자메시지로만 추가분담금을 통보했는데 반드시 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추가분담금 부과의 근거가 된 계약이나 결정이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면 대법원 2021다231734 판결의 법리상 원칙적으로 무효이므로, 문자메시지 통보만으로는 납부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실제로 서면결의 등 다른 방식의 총회 절차가 있었는지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서면결의서에 서명했다면 총회 의결로 인정되나요?
A. 서면결의서도 요건을 갖추면 총회 의결로 인정될 수 있지만, 지역주택조합 총회는 중요사항의 경우 조합원의 일정 비율(원칙 10%, 규약이 정한 중요사항은 20%)이 직접 출석해야 하는 요건이 별도로 있어 서면결의만으로 이 요건을 대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면결의서 자체의 진정성립 여부도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이미 낸 추가분담금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부과 근거가 된 계약이나 결의가 무효로 인정되면, 이미 납부한 금액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이므로 부당이득반환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오랜 기간 이의 없이 납부해온 경우 신의칙 위반 항변이 제기될 수 있어, 이의 제기 시점과 경위를 정리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Q. 총회는 열렸는데 정족수를 못 채운 것 같습니다. 이것도 다툴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총회가 형식적으로 개최됐더라도 직접출석 정족수 등 법령·규약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면 그 결의는 효력이 없다고 다툴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회의록과 참석자 명부, 위임장·서면결의서 원본을 확인해 실제 직접출석 비율을 따져보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Q. 시공사가 계약 상대방인 경우에도 조합원이 무효를 주장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은 시공사 등 계약 상대방에게도 총회 의결 존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으므로, 상대방이 선의·무과실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계약은 무효로 남습니다. 조합원은 이 무효를 근거로 그로부터 파생된 추가분담금 납부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Q. 추가분담금 납부를 거부하면 조합원 자격이 박탈되나요?
A. 규약에 따라 조합이 자격상실이나 제명 절차를 시도할 수는 있으나, 그 근거가 된 분담금 부과 자체가 무효라면 이를 이유로 한 자격상실 처분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절차가 별도로 진행되므로 분담금 무효 주장과 함께 자격상실 처분에 대한 대응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지역주택조합의 추가분담금은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정이지만, 그 부과가 정당하려면 반드시 총회라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주택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과 시행규칙 제7조 제5항 제3호가 이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 2022. 8. 25. 선고 2021다231734 판결은 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계약이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총회가 형식적으로는 열렸는지, 정족수를 충족했는지, 서면결의서가 진정하게 작성됐는지 등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추가분담금 통보를 받았다면 우선 조합에 총회 회의록과 결의서 열람을 요구해 절차적 하자 여부를 확인하고, 무효 소지가 있다면 납부 전 이의를 명확히 남겨두는 것이 이후 대응에 유리합니다. 수원·광교권을 비롯해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활발한 지역일수록 이런 분쟁이 잦은 만큼, 관련 서류를 갖춰 미리 검토받아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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