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위계·위력 간음죄 — 의제강간과 요건·처벌은 어떻게 다를까
미성년자 위계·위력 간음죄 — 의제강간과 요건·처벌은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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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위계·위력 간음죄 — 의제강간과 요건·처벌은 어떻게 다를까 

강대현 변호사

미성년자가 관련된 성범죄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와 '의제강간'을 사실상 같은 죄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죄 모두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심지어 겉으로는 상대가 응한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이 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두 죄는 처벌하는 '이유'의 축이 전혀 다릅니다. 하나는 어떤 수단으로 성관계에 이르렀는지를 문제 삼고, 다른 하나는 상대방의 나이만으로 성립합니다. 그 결과 적용 연령, 동의의 의미, 그리고 법정형의 폭이 크게 달라집니다.

어느 죄명으로 의율되느냐에 따라 방어의 방향 자체가 달라지므로, 사건 초기에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두 죄의 차이와, 실제 재판에서 무엇을 다투게 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위계·위력 간음죄 — '수단'을 문제 삼는 범죄

형법 제302조는 미성년자 또는 심신미약자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하거나 추행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위계'와 '위력'이라는 수단입니다. 이 수단이 있어야 죄가 성립하고, 없으면 이 조문으로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

위계란 상대방을 속여 오인·착각·부지에 빠뜨리는 것을 말하고, 위력이란 상대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유형·무형의 힘을 뜻합니다. 위력에는 물리력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관계상 지위를 이용한 압박도 포함됩니다. 폭행이나 협박의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지위나 관계를 이용해 상대가 거절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면 위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피해자가 아동·청소년(19세 미만)인 경우에는 형법 제302조가 아니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7조 제5항이 특별법으로 우선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이 조항은 위계·위력으로 아동·청소년을 간음한 경우를 강간죄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형법 제302조와는 형량의 차원이 다릅니다. 형법 제302조가 주로 문제되는 국면은 피해자가 성인 심신미약자이거나 아청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안입니다.

위계·위력 간음죄는 '나이'가 아니라 '어떤 수단으로 성관계에 이르렀는가'를 다투는 범죄입니다.

의제강간 — '나이'만으로 성립하는 범죄

의제강간은 폭행·협박이나 위계·위력 같은 수단을 전혀 따지지 않습니다. 형법 제305조는 일정 연령 미만의 사람과 성관계를 하면, 그 자체를 강간이나 강제추행과 같은 것으로 '의제'하여 처벌합니다. 상대가 겉으로 동의했더라도, 심지어 상대가 먼저 적극적으로 응했더라도 결론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제305조는 두 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1항13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추행한 경우로, 나이가 몇 살이든 행위자를 강간죄(형법 제297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등의 예로 처벌합니다. 제2항은 2020년 5월 19일 신설된 조항으로,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19세 이상인 사람이 간음·추행한 경우를 마찬가지로 강간 등의 예로 처벌합니다.

제2항 신설로 의제강간의 연령 기준이 사실상 16세까지 올라갔다는 점은 특히 유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20세인 사람이 15세인 상대와 서로 사귀는 사이에서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더라도, 수단을 따지지 않는 제305조 제2항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서로 좋아해서, 동의하에 만났다'는 사정은 의제강간에서는 방어 논리로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두 죄의 결정적 차이 — 요건·동의·연령

같은 '동의가 있어도 처벌될 수 있다'처럼 보여도, 그 이유는 정반대입니다. 위계·위력 간음죄는 속임이나 제압 탓에 진정한 동의가 없었다고 보아 처벌하고, 의제강간은 동의 자체를 아예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처벌합니다. 아래 축으로 나눠 보면 구별이 분명해집니다.

  • 요건의 축 — 위계·위력 간음죄는 '수단'(속임 또는 제압)이 반드시 있어야 성립하고, 의제강간은 '연령'만 충족하면 성립합니다.

  • 동의의 의미 — 위계간음은 '속아서·눌려서 한 동의라 무효'라는 구조이고, 의제강간은 '그 나이의 동의는 법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구조입니다.

  • 적용 연령 — 위계·위력 간음죄(형법 제302조·아청법 제7조 제5항)는 19세 미만 미성년자 전반에 걸치고, 의제강간은 13세 미만 또는 13세 이상 16세 미만이라는 구체적 구간에서 작동합니다.

  • 행위자 요건 — 의제강간 제2항은 행위자가 19세 이상일 것을 요구하지만, 위계·위력 간음죄에는 그런 행위자 연령 제한이 없습니다.

위계간음은 '동의가 왜곡됐다'는 죄이고, 의제강간은 '동의를 따지지 않는다'는 죄입니다.

'위계'는 어디까지 인정되나 — 2020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위계·위력 간음죄에서 가장 다툼이 많은 부분이 '위계'의 범위입니다. 종전 판례는 위계의 대상을 좁게 보아, 간음행위 그 자체에 대한 오인·착각(예: 성관계라는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경우)만 위계로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성관계를 하게 된 동기'를 속인 것만으로는 처벌이 어렵다는 해석이 오래 유지됐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5도9436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기준을 변경했습니다. 대법원은 행위자가 간음할 목적으로 상대에게 오인·착각·부지를 일으키고 그 심리 상태를 이용해 간음에 이르렀다면, 성관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나 조건에 관한 기망도 위계에 해당하고, 위계와 간음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의 사안은 성인이 채팅앱에서 자신을 또래 학생으로 속여 14세 피해자와 교제하던 중, 거짓 상황을 꾸며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가장해 성관계에 이른 경우였습니다. 이 판례 이후로는 '상대의 동일성', '성관계의 대가나 조건'처럼 결심에 결정적인 사정을 속인 경우도 위계간음으로 포섭될 수 있게 되어, 처벌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처벌 수위는 얼마나 차이 나나

죄명이 갈리면 형량의 하한과 상한이 통째로 달라집니다. 순수하게 형법 제302조가 적용되는 경우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으로, 벌금형은 없지만 상한이 비교적 낮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어서 아청법 제7조 제5항이 적용되면,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은 강간죄의 예에 따라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차원이 다른 형으로 올라갑니다.

의제강간 역시 가볍지 않습니다. 형법 제305조는 강간·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하므로, 간음의 경우 강간죄(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준하고, 특히 13세 미만 피해자는 성폭력처벌법상 더 무거운 특칙이 별도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즉 '수단이 없었다', '동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가볍게 끝나는 사건이 아닙니다.

같은 미성년자 대상 사건이라도, 형법 제302조인지 아청법 제7조 제5항인지 의제강간인지에 따라 형의 폭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실무에서 무엇을 확인하고 다투나

사건을 받으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어떤 죄명으로 의율되고 있는가'입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피해자의 정확한 나이, 행위자의 나이, 위계·위력의 존부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다퉈야 할 지점이 완전히 갈리기 때문입니다.

위계·위력 간음죄로 의율됐다면 방어의 축은 '수단'에 있습니다. 상대를 속이거나 제압한 사실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것이 성관계 결심에 실제로 인과적으로 작용했는지를 다투게 됩니다. 반면 의제강간으로 의율됐다면 수단 다툼은 의미가 적고, 피해자의 나이에 관한 사실관계, 그리고 제305조 제2항 사안이라면 행위자가 상대의 연령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등이 쟁점이 됩니다.

또한 아청법이 적용되는 사건은 형벌 그 자체 외에도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공개·고지명령 같은 부수처분이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형량뿐 아니라 이런 부수효과까지 함께 고려해 초기 진술과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수사 초기의 진술 하나가 이후 죄명과 양형을 좌우할 수 있으므로, 조사에 응하기 전에 사안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서로 좋아해서 동의하에 만났는데도 의제강간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의제강간은 상대의 동의 여부를 따지지 않고 나이만으로 성립하기 때문입니다. 13세 미만이거나,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상대와 19세 이상인 사람이 성관계를 했다면 동의가 있었더라도 형법 제305조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위계·위력 간음죄는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성립하나요?

A. 아닙니다. 위계(속임)나 위력(의사를 제압할 만한 힘)만 있으면 성립하고, 폭행·협박의 정도에 이르지 않아도 됩니다. 지위나 관계를 이용한 무형의 압박도 위력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강간죄와 구별됩니다.

Q. 상대의 나이를 몰랐다면 의제강간에서 벗어날 수 있나요?

A. 나이에 대한 인식(고의)은 중요한 쟁점입니다. 다만 '몰랐다'는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고, 외모·정황·대화 내용 등에 비추어 미성년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지를 법원이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막연한 부인만으로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Q. 위계간음에서 '동기를 속인 것'도 처벌되나요?

A. 2020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5도9436) 이후에는 성관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나 조건에 관한 기망도 위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과거보다 위계의 범위가 넓어졌으므로, 종전 기준을 전제로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는 원칙적으로 합의만으로 공소가 취소되는 반의사불벌 구조가 아니어서, 합의가 곧 불처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진지한 반성과 피해 회복 노력은 양형에서 중요한 참작 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 절차와 시점을 신중하게 검토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맺음말

위계·위력 간음죄와 의제강간은 겉보기에 비슷해 보여도, '수단을 문제 삼는 죄'와 '나이만으로 성립하는 죄'라는 전혀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구별을 놓치면 엉뚱한 방어 논리를 세우게 되고, 특히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인 사건은 아청법 적용 여부에 따라 형량의 차원이 달라진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건 초기에 정확한 죄명과 쟁점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응 방향을 세우는 일입니다. 수사 초기의 진술이 이후 절차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조사에 임하기 전 사안의 구조를 차분히 정리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수원·경기남부 지역을 비롯해 가까운 곳의 형사 전문 변호사와 초기 단계에서 상의해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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