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내용
의뢰인은 중학생으로, 친구 사이에서 오간 사회관계망 대화 때문에 학교폭력 신고를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의뢰인은 다른 학생으로부터 피해 학생에게 관심 표현을 대신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다소 부적절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질문과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이후 피해 학생은 해당 대화 내용으로 불쾌감을 느꼈고, 이를 학교폭력으로 신고하였습니다.
의뢰인과 보호자는 사건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다만 의뢰인이 처음부터 피해 학생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려는 의도로 접근한 것은 아니었고, 친구의 부탁과 학생들 사이의 미숙한 대화가 사건으로 확대된 측면이 있었습니다.
사건의 특징
제가 이 사건에서 중요하게 본 부분은 대화의 내용 자체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대화가 어떤 경위로 시작되었는지였습니다.
사회관계망 대화는 문장만 떼어 보면 매우 불리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른 학생의 반복된 부탁이 있었고, 의뢰인은 그 말을 그대로 전달하거나 중간에서 분위기를 풀어보려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게 된 사안이었습니다.
또한 의뢰인과 피해 학생은 전혀 모르는 사이가 아니라 평소 어느 정도 친분이 있던 관계였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장난스럽고 거친 표현이 오가던 흐름도 있었기 때문에, 문제 된 대화가 곧바로 의뢰인의 주도적인 가해 의사에서 비롯된 것인지 신중히 따져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변호사의 조력
저는 의뢰인과 보호자를 만나 먼저 대화의 전체 흐름을 확인했습니다.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일부 메시지만 발췌되어 제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앞뒤 맥락을 보지 않으면 의뢰인이 처음부터 피해 학생을 괴롭히려고 한 것처럼 오해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제 된 대화를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누가 먼저 어떤 부탁을 했는지, 의뢰인이 어떤 말을 그대로 전달했는지, 어느 지점에서 피해 학생이 불쾌감을 느끼게 되었는지, 이후 의뢰인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를 나누어 검토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저는 무조건 부인하는 방향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의뢰인이 피해 학생에게 상처를 준 부분은 인정하고 반성하되, 의뢰인의 행위가 처음부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려는 목적이나 계획 아래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설명해야 했습니다.
특히 다른 학생의 부탁이 사건의 출발점이었다는 점, 의뢰인이 일부 질문은 선을 넘는다고 판단하여 직접 전달하지 않았던 점, 피해 학생의 요구에 따라 대화 내용을 전달하면서 오히려 문제가 확대된 점을 정리했습니다.
단순히 “장난이었다”고만 말하면 책임을 회피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의뢰인의 잘못과 참작 사유를 구분하여 의견을 구성했습니다.
또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문제 되는 것은 단순히 메시지의 불쾌함만이 아니라, 행위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선도 가능성이라는 점을 중심으로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이 사건은 장기간 반복된 괴롭힘이 아니라 특정 대화에서 비롯된 일이었고, 의뢰인이 사건 이후 반성문과 사과의 뜻을 준비하며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있다는 점도 함께 설명했습니다.
저는 피해 학생이 느꼈을 불쾌감은 가볍지 않게 보되, 의뢰인에게 과도한 처분이 내려지면 교육적 목적보다 낙인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의뢰인이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지도와 반성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사건의 결과
학폭위는 행위의 경위,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의뢰인에게 가장 낮은 수준의 조치인 1호 처분, 즉 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조치를 결정했습니다.
사건의 의의
이 사건을 진행하면서 제가 다시 느낀 점은, 사회관계망 대화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겁게 평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친구 사이의 장난, 부탁, 전달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상대방이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꼈다면 학교폭력 절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성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이 포함되면, 단순한 말실수로만 정리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모든 사건에서 같은 처분이 내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화의 전체 맥락, 가해 의사의 정도, 반복성 여부, 사건 이후 태도, 피해 학생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정도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잘못을 인정하되, 의뢰인이 주도적이고 지속적인 가해를 한 사안은 아니라는 점을 차분히 설명한 것이 중요했습니다.
학교폭력 사건에서는 억울함만 강조하거나 반대로 모든 것을 인정해 버리는 방식 모두 위험할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세밀하게 나누어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백지예 변호사의 한마디
학생들 사이의 사회관계망 대화는 삭제하거나 숨긴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체 대화 맥락을 정확히 확인하고, 어떤 부분을 인정해야 하는지, 어떤 부분은 설명이 필요한지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특히 성적 표현이 포함된 대화라면 “친구끼리 장난이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피해 학생이 느낀 감정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면서도, 의뢰인의 실제 의도와 사건 경위를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교폭력 신고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연락하거나 따지기보다, 대화 내용과 관련 자료를 보존한 뒤 초기 단계에서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담 문의를 주시면 구체적인 상황에 맞춰 차분히 안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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