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거짓말도 이혼사유가 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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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거짓말도 이혼사유가 될 수 있나요? 

유지은 변호사

결혼생활은 신뢰를 바탕으로 유지됩니다. 그래서 배우자의 거짓말이 반복되면 정말 이 사람과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이혼 상담에서도 외도나 폭행보다 먼저 거짓말이 문제였다고 말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사업을 그만두고도 계속 출근하는 척하거나, 거액의 빚을 숨기거나, 연락을 끊고 다른 생활을 하면서도 사실을 부인하는 등 거짓말의 형태도 다양합니다.

처음에는 사소한 변명인 줄 알았던 것이 나중에는 학력, 직업, 재산 상태, 심지어 과거의 이혼 경력까지 속인 거대한 기만이었음을 알게 되었을 때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바람을 피운 것도, 때린 것도 아닌데 오직 '배우자의 거짓말'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법적인 이혼사유가 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혼이 인정될만한 거짓말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이혼이 가능할까요?

일상생활에서 부부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거짓말이나 임기응변식 변명만으로는 곧바로 법원에서 이혼을 허락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민법 제840조 제6호는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를 재판상 이혼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대법원은 부부간의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대화와 노력으로 극복해야 할 의무가 기본적으로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늦게 귀가한 이유를 둘러대거나, 비상금을 숨겼다가 들통난 정도의 일회성 거짓말이라면 법원은 이혼 청구를 기각하고 부부상담 등을 권유하는 편입니다.

때문에 법원이 중요하게 보는 것은 거짓말의 내용과 반복성, 그리고 그로 인해 혼인관계의 신뢰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깨졌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거액의 채무를 숨긴 채 결혼했거나, 지속적으로 경제상황을 속여 가족 재산에 손해를 입힌 경우, 외도 사실을 숨기기 위해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한 경우처럼 혼인의 기초가 되는 신뢰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린 사정이라면 재판상 이혼사유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법원은 '거짓말을 했는지'보다 그 거짓말이 혼인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더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단순한 거짓말과 법원이 문제 삼는 거짓말은 무엇이 다른가요?

핵심은 혼인을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인지입니다.

예를 들어 배우자의 학력이나 직장, 소득, 채무, 범죄 전력, 가족관계처럼 혼인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겼다면 단순한 말실수와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한 번의 거짓말보다 반복적인 기망행위가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실무에서는 배우자가 계속해서 같은 거짓말을 하며 상대방을 속였고, 그 결과 경제적 손해를 입거나 부부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르렀다는 점이 인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즉 법원은 거짓말의 횟수보다 그 내용의 중대성과 혼인 파탄과의 관련성을 함께 살펴봅니다.

배우자의 거짓말은 어떻게 입증해야 하나요?

거짓말은 폭행처럼 눈에 보이는 증거가 남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재판에서는 말이 거짓이었다는 사실보다, 객관적인 자료와 실제 사실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대화, 계좌거래 내역, 대출 관련 서류, 부동산 계약서, 회사 자료, 병원 기록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배우자가 여러 차례 같은 내용을 다르게 이야기한 녹취나 메시지가 있다면 신빙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단순히 거짓말을 많이 했다는 주장만으로는 법원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언제, 무엇을, 왜 숨겼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거짓말이 인정되면 위자료도 받을 수 있을까요?

이혼이 인정된다고 해서 위자료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자료는 배우자의 책임 있는 행위로 인해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거짓말이 단순한 다툼 수준이 아니라, 혼인의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하고 혼인 파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위자료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소한 거짓말이나 일시적인 오해 수준에 그친다면 이혼사유나 위자료 책임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위자료 여부 역시 거짓말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해 혼인관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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