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승인 후 세금 먼저 갚으면 안 되나요?
한정승인 후 세금 먼저 갚으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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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승인 후 세금 먼저 갚으면 안 되나요? 

유지은 변호사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한정승인을 마쳤다면, 상속인들이 가장 먼저 해결하려는 것이 세금입니다. 고지서에 납부기한이 적혀 있고, 연체하면 가산세가 붙는다는 안내까지 받다 보니 다른 채권보다 세금을 먼저 내야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한정승인 사건에서는 세금이라고 해서 무조건 가장 먼저 변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변제 순서를 잘못 판단하면 다른 채권자와 새로운 분쟁이 발생하거나, 상속재산 청산 절차 자체가 꼬일 수도 있는데요,

오늘은 한정승인 후 세금은 언제 납부해야 하는지, 실제로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한정승인했는데도 세금 먼저 내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분들이 국가에 내는 세금은 다른 빚보다 항상 우선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은 상속재산을 자기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변제해서는 안 되는 '청산인'의 지위를 갖습니다. 상속재산은 오직 모든 채권자에게 정해진 순위와 비율에 따라 공평하게 나누어 주어야 할 '공동의 재산'이기 때문입니다.

세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상속재산이 1억 원인데 국세를 먼저 모두 납부해 버려 다른 채권자에게 돌아갈 재산이 부족해진다면, 다른 일반 채권자들로부터 '왜 특정 채권자에게만 특혜를 주었느냐"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이를 '상속재산의 부정 소비'나 '처분 행위'로 보아 법원이 한정승인의 효력을 박탈하고 단순승인으로 판결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한정승인을 했다면 세금이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납부하기보다 상속재산의 규모와 전체 채무, 채권자의 범위부터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럼 세금은 영원히 안 내고 기다려야 하나요?

세금도 갚아야 할 빚의 일종이지만, '변제 순서'와 '방법'을 지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다행히 실무와 판례에서는 상속재산을 관리하고 청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조세(취득세, 재산세, 양도소득세 등)는 '상속비용'으로 보아, 다른 일반 채권보다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금을 우선 변제하고 싶다면 반드시 법에서 정한 청산 절차(공고, 최고, 배당표 작성 등)를 밟아야 합니다. 채권자들에게 한정승인 사실을 알리고, 신고 기간을 준 뒤, 정당하게 작성된 '배당표'에 따라 세금을 먼저 배당하는 형식을 취해야 안전합니다.

세금 고지서가 계속 날아오는데, 어떻게 대응할까요?

세금 고지서가 계속 날아온다고 해서 상속인 개인 돈으로 납부하거나, 상속재산을 함부로 인출해 납부하면 안됩니다.

한정승인을 해도 세금 납부 의무는 사라지지 않지만, 오직 상속받은 재산 안에서만 내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세금고지서가 도착했다면 한정승인 수리 후 반드시 채권자들에게 신문 공고와 최고(신고 독촉) 절차를 진행하세요. 이 과정에서 국세청도 채권자로서 신고하게 하고, 그 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배당하면 됩니다.

특히 기억해야할 점은 한정승인은 '신청'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청산'까지 마쳐야 비로소 끝이 난다는 겁니다 배당표를 잘못 작성해 다른 채권자로부터 소송을 당하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으니, 청산 단계만큼은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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