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투자법인 경영권 분쟁 해결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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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투자법인 경영권 분쟁 해결 방법 

하정림 변호사

합작투자법인, 이른바 JV는 처음에는 같은 목표에서 출발한다. 한쪽은 기술을 제공하고, 다른 한쪽은 자본이나 영업망을 제공한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법인을 세우고, 지분을 나누고, 이사도 함께 선임한다.

문제는 사업이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한 뒤에 생긴다. 추가 투자 유치를 해야 하는데 상대 주주가 반대한다. 사업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이사회가 열리지 않는다. 외부 투자자와 논의해야 하는데 상대방이 자료 제공을 거부한다. 대표이사의 권한을 둘러싸고 충돌하고, 주주간 계약서 해석을 두고 서로 다른 말을 한다. 회사는 영업을 해야 하는데, 주주들은 의사결정권을 붙잡고 싸운다.

합작투자법인 경영권 분쟁의 무서운 점은 여기에 있다. 상대방을 이기는 문제가 아니라 회사가 멈추는 문제가 된다. 소송을 시작하면 몇 년씩 걸릴 수 있고, 그 사이 투자 기회나 사업 타이밍은 지나간다. 경영권 분쟁에서 가장 비싼 비용은 변호사 비용이 아니라 시간이다.

경영권 분쟁이라고 곧바로 소송부터 할 필요는 없다

동업자 경영권 분쟁 소송을 먼저 떠올리는 대표들이 많다. 주주간 계약서 위반, 이사 해임, 주주총회결의 취소,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회계장부 열람, 손해배상청구까지 검토할 수 있는 수단은 많다. 그러나 모든 사건에서 소송이 첫 번째 수단이 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법 분쟁에서 먼저 봐야 할 것은 법원이 아니라 회사 내부 문서다. 정관, 주주명부, 주주간 계약서, 이사회 의사록, 주주총회 의사록, 투자계약서, 의결권 위임장, 종류주식 조건, 대표이사 선임 방식이 먼저다. 이 자료 안에 이미 판을 바꿀 수 있는 열쇠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특히 주주간 계약서 갈등이 생겼다고 해서 그 계약서만 붙잡고 싸우면 안 된다. 주주간 계약서는 당사자 사이의 약속이고, 정관은 회사의 기관 운영을 정하는 기본 규칙이다. 실제 경영권을 움직이는 것은 의결권, 소집권, 이사회 구성, 대표권이다. 계약 위반을 따지는 것과 회사를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다른 문제다.

소송은 필요할 때 해야 한다. 그러나 소송 없이 정관과 상법상 절차만으로 경영권을 안정화할 수 있다면, 굳이 전면전을 먼저 열 이유는 없다. 경영권 분쟁에서 가장 좋은 공격은 때로 조용한 절차 진행이다.

정관과 지분 구조부터 살펴보기

합작법인 분쟁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현재 지분 구조다. 단순히 50 대 50인지, 51 대 49인지, 의결권 없는 주식이 있는지, 전환권이나 상환권이 붙은 종류주식이 있는지, 주주간 계약서상 의결권 행사 제한이 있는지 봐야 한다. 겉으로는 비슷한 지분율처럼 보여도 실제 의결권 구조는 전혀 다를 수 있다.

다음은 정관이다. 이사 선임과 해임, 대표이사 선임 방식, 이사회 소집권자, 주주총회 소집절차, 특별결의 사항, 주주총회 결의요건, 이사회 결의요건, 의장 권한, 정족수 규정이 모두 중요하다. 정관이 상법보다 더 엄격한 결의요건을 두고 있는 경우도 있고, 특정 사항에 대해 상대 주주의 동의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사회 구성도 핵심이다. 대표이사가 이사회에서 선임되는 구조인지, 정관상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도록 되어 있는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이사 수가 몇 명인지, 임기가 끝난 이사가 있는지, 사임한 이사의 후임이 선임되지 않았는지, 의결정족수를 충족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의결권 우위가 있다면 주주총회와 이사회가 전략이 된다

현재 지분 구조상 의결권 우위가 있다면 판은 달라진다. 상대 주주가 반대하더라도 법과 정관이 정한 요건을 충족해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를 선임하거나 해임하고, 필요한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기습 자체가 아니라 적법성이다. 소집권자, 소집통지, 안건 기재, 기준일, 의결정족수, 특별이해관계인의 의결권 제한까지 모두 맞아야 한다.

이사회도 마찬가지다. 회사의 중요한 업무집행은 이사회 결의로 이루어진다. 추가 투자 유치, 주요 계약 체결, 자금 차입, 지점 설치, 임원 선임, 대표이사 선정 등은 이사회 구조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 상대방이 협조하지 않아도 이사회 소집권과 정족수가 확보되어 있다면 회사 운영을 정상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다만 이 전략은 무조건 가능한 것이 아니다. 50 대 50 구조로 완전히 교착되어 있거나, 주주간 계약서상 중대한 사항에 대해 상대 주주의 동의권이 명확히 인정되는 경우에는 단독 진행이 위험할 수 있다. 무리하게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열면 오히려 결의취소, 결의무효,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의 빌미를 줄 수 있다.

그래서 핵심은 먼저 가능한지 보는 것이다. 되는 구조라면 빠르게 진행하고, 안 되는 구조라면 소송·가처분·협상·지분매수청구·콜옵션 행사 등 다른 카드를 검토해야 한다.

절차의 빈틈이 아니라 절차의 우위를 활용해야 한다

경영권 분쟁에서 적법한 절차는 가장 강한 무기다.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반응할 때, 정관과 상법에 맞춘 절차를 진행하면 주도권이 이동한다. 주주총회 소집통지를 정확히 보내고, 안건을 명확히 기재하고, 의결권을 계산하고, 의사록을 작성하고, 등기까지 마치면 회사의 외관이 바뀐다.

실제 자문 사건에서도 이 구조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 합작법인에서 상대 주주와 사업 방향을 두고 충돌이 계속되었으나, 정관과 지분 구조를 검토해보니 의결권 우위와 이사회 운영 가능성이 남아 있었다. 불필요한 본안소송을 제기하는 대신, 정관상 절차에 맞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진행하고, 필요한 임원 구성을 정리해 경영권을 빠르게 안정화한 사례가 있다. 소송으로 상대방의 잘못을 확인받는 대신, 회사가 멈추지 않도록 기관 구조를 먼저 정상화한 것이다.

물론 이를 절차의 맹점이라고만 부르면 위험하다. 법률적으로는 적법한 절차의 우위다. 상대방이 놓친 부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이미 가진 의사결정 구조를 정확히 작동시키는 일이다.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한 것은 시끄럽게 싸우는 것이 아니라, 유효한 결정을 만드는 것이다.

소송비용을 줄이는 경영권 전략은 사전 검토에서 나온다

합작투자법인 경영권 분쟁은 감정적으로 번지기 쉽다. 동업자로 시작했기 때문에 배신감이 크고, 상대방의 반대를 회사에 대한 방해로 느끼게 된다. 그러나 대표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분노가 아니라 진단이다. 현재 누가 의결권을 갖고 있는지, 어떤 안건을 어느 기관에서 처리할 수 있는지, 주주간 계약서가 정관보다 실제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소송 없이 가능한 조치가 있는지부터 봐야 한다.

소송은 필요할 수 있다. 상대 주주가 위법하게 회사를 장악했거나, 이사회·주주총회 결의에 중대한 하자가 있거나, 회사 자산을 유출했다면 법적 조치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모든 분쟁이 법정에서 시작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주주총회 소집통지 한 장, 이사회 결의 하나, 대표이사 변경등기 하나가 몇 년짜리 소송보다 빠르게 회사를 움직인다.

동업자 경영권 분쟁 소송을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회사 문서부터 꺼내야 한다. 정관, 주주간 계약서, 주주명부, 등기부, 의사록, 투자계약서를 나란히 놓고 읽어야 한다. 그 안에 소송 없이 경영권을 안정화할 길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경영권 분쟁은 결국 누가 더 정확한 절차를 밟는지의 문제다. 합작법인은 신뢰로 시작되지만, 위기 때 회사를 지키는 것은 문서와 의결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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