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연락이 끊긴 양어머니의 상속채무 소송
의뢰인은 어린 시절 편모가정에 입양되어 양어머니의 친자녀들과 함께 양육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양어머니가 의뢰인을 다른 가정에 사실상 맡기고 돌보지 않으면서, 의뢰인은 어린 나이부터 양어머니와 떨어져 홀로 생활해 왔습니다. 그렇게 약 30년이 지난 뒤, 의뢰인은 양어머니가 사망했고 그 부채를 변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의뢰인 입장에서는 오랜 세월 왕래도 없던 양어머니의 사망 사실조차 알 수 없었고, 갑작스럽게 상속채무 책임을 묻는 소송을 당한 상황이었습니다. 처음 사건을 검토했을 때, 저는 의뢰인이 양어머니의 사망과 채무를 언제 알게 되었는지, 그리고 상속포기를 할 수 없었던 사정이 핵심이라고 보았습니다.
사망 사실을 알 수 없었던 사정에 대한 상속포기 소명
상속포기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의뢰인은 양어머니뿐 아니라 양어머니의 친자녀들과도 수십 년간 연락하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양어머니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알기 어려웠고, 그 채무가 의뢰인에게 문제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의뢰인이 어린 시절 양어머니와 분리되어 생활하게 된 경위, 이후 장기간 연락이 단절된 사정, 소장을 받고서야 상속채무 문제를 알게 된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단순히 몰랐다는 주장에 그치지 않고, 왜 3개월 내 상속포기를 할 수 없었는지를 생활관계와 가족관계의 흐름 속에서 설명했습니다.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과 상속포기 절차의 충돌
의뢰인은 양어머니와 그 친자녀들과의 법적 관계를 모두 정리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상속포기 절차와 함께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도 검토했습니다. 다만 두 절차는 목적이 서로 다릅니다.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이 인용되면 의뢰인이 상속인이라는 전제 자체가 부정될 수 있기 때문에, 상속포기 재판부는 상속포기를 구할 실익이 없다고 보고 기각하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그대로 둘 수 없었습니다. 입양의 효력이 인정될 경우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이 기각될 가능성이 있고, 그 소송은 유전자검사 등 절차 진행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당시 검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의뢰인의 채무 부담을 막기 위해서는 상속포기가 먼저 판단되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했습니다.
상속포기 인용으로 면한 양어머니의 부채 책임
법원은 의뢰인의 사정을 받아들여 상속포기 신청을 인용했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은 양어머니의 상속채무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입양 관계가 있는 경우에도 양부모와 오랜 기간 연락이 끊겨 사망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상속채무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동시에 상속포기와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은 목적과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함께 진행한다고 해서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의뢰인의 성장 과정, 장기간 연락 단절, 사망 사실을 알 수 없었던 사정, 두 절차의 관계를 함께 정리했고, 그 결과 의뢰인이 예상치 못한 상속채무를 떠안지 않도록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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