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으로 재산을 물려받았거나, 반대로 유언으로 재산을 남기려는 분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것이 바로 "유증"의 법적 성격입니다. 유증은 상속과 비슷해 보이지만 포기 방법, 등기 절차, 세금, 그리고 유류분과의 관계에서 상속·증여와 미묘하게 다릅니다. 특히 포괄유증을 받으면 빚까지 넘어올 수 있고, 상속인인지 아닌지에 따라 취득세율마저 달라집니다. 여기에 2026년 3월 시행된 개정 민법으로 형제자매의 유류분이 폐지되는 등 제도까지 바뀌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유증의 개념부터 승인·포기, 등기, 상속세·취득세, 달라진 유류분까지 한 번에 정리해 드립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유증이란 무엇인가 — 상속·증여와 어떻게 다른가
유증은 유언자가 유언으로 자기 재산을 무상으로 남에게 넘겨주는 단독행위입니다. 사망으로 재산이 이전된다는 점은 상속과 같지만, 법이 정한 순위대로 자동으로 넘어가는 상속과 달리 유증은 "누구에게 무엇을 줄지"를 유언자가 스스로 정합니다. 그래서 상속인이 아닌 사람 — 손자, 친구, 사실혼 배우자, 공익단체 등 — 에게도 재산을 남길 수 있습니다. 유증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유언자가 사망한 때에 발생합니다(민법 제1073조).
증여와도 구별됩니다. 증여는 살아 있을 때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합의하는 계약이어서 즉시 효력이 생기지만, 유증은 받는 사람의 동의 없이도 성립하는 단독행위이고 효력은 사망 시점에 비로소 발생합니다. 대신 유언은 자필증서·공정증서·녹음·비밀증서·구수증서라는 법정 방식을 지켜야 하고, 방식을 어긴 유언은 무효입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이 집은 막내에게 준다"는 뜻을 유효한 유언장에 남겼다면 그 집은 유증의 대상이 되지만, 말로만 남긴 약속은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유증은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도 재산을 남길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지만, 법이 정한 유언 방식을 지키지 못하면 그 자체가 무효가 됩니다.
포괄유증 vs 특정유증 — 채무까지 넘어오는지가 갈린다
유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특정 재산을 콕 집어 주는 특정유증(예: "○○아파트를 A에게"), 그리고 상속재산 전부나 일정 비율을 주는 포괄유증(예: "내 재산의 3분의 1을 B에게")입니다. 어느 쪽인지는 유언에 쓰인 문언과 유언자의 의사를 종합해 판단하는데, 상속재산에 대한 비율로 남기면 포괄유증, 개별 재산을 지정하면 특정유증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채무 승계 여부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포괄적 수증자는 상속인과 동일한 권리의무를 가집니다(민법 제1078조). 즉 재산만 받는 것이 아니라 그 비율만큼 피상속인의 빚도 함께 떠안습니다. 반면 특정유증을 받은 사람은 지정된 재산만 받을 뿐 원칙적으로 채무는 승계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재산의 절반을 포괄유증받았는데 알고 보니 빚이 재산보다 많다면, 포괄수증자는 그 절반에 해당하는 빚까지 부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
특정유증: 특정 부동산·예금·물건을 지정. 채무는 원칙적으로 승계하지 않고, 유언집행자·상속인에게 "그 재산을 달라"고 청구하는 채권적 권리를 가집니다.
포괄유증: 전부 또는 일정 비율. 상속인과 동일한 지위여서 채무도 비율만큼 승계하고, 다른 상속인과 함께 재산을 나눕니다.
갈림 기준: "무엇을 얼마나" 남겼는지 — 개별 재산이면 특정유증, 전부·비율이면 포괄유증으로 봅니다.
포괄유증을 받으면 재산과 함께 빚도 그 비율만큼 넘어옵니다 — 받기 전에 채무 규모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유증도 거절할 수 있다 — 승인·포기의 방법과 기한
유증을 받을 사람이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유언자가 사망한 뒤에는 언제든 유증을 승인하거나 포기할 수 있고(민법 제1074조), 이 승인·포기는 유언자가 사망한 때로 소급해 효력이 생깁니다. 즉 포기하면 처음부터 받지 않은 것으로 정리됩니다. 물려받은 재산보다 부담이 크다고 판단되면 거절이라는 선택지가 열려 있는 셈입니다.
다만 방법과 기한은 특정유증과 포괄유증에서 다릅니다. 특정유증은 상대방(유언집행자·상속인)에 대한 의사표시로 비교적 자유롭게 포기할 수 있습니다. 반면 포괄유증은 상속인과 같은 지위이므로 상속의 승인·포기 규정이 준용됩니다. 따라서 포괄수증자는 유증이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신고하지 않으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되어, 재산보다 빚이 많아도 무한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민법 제1019조 준용).
특정유증 포기: 유언집행자·상속인에게 하는 의사표시로 가능하고, 기간 제한이 비교적 느슨합니다.
포괄유증 포기·한정승인: 안 날부터 3개월 이내 가정법원에 신고. 놓치면 단순승인으로 처리됩니다.
소급효: 포기하면 사망 시점으로 소급해 처음부터 받지 않은 것으로 처리됩니다(민법 제1074조).
빚이 많은 포괄유증이라면 3개월이라는 기한 안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 놓치면 빚까지 떠안습니다.
유증받은 부동산, 어떻게 내 이름으로 — 등기 절차
유증으로 부동산을 받으면 사망과 동시에 소유권을 취득하지만, 이를 남에게 팔거나 담보로 제공하려면 유증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야 합니다. 이 등기는 상속등기처럼 혼자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유언집행자(또는 상속인)를 등기의무자로, 수증자를 등기권리자로 하여 공동으로 신청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절차의 난이도는 유언 방식과 유언집행자 지정 여부에 따라 갈립니다. 공정증서(공증) 유언은 별도의 법원 검인 절차 없이 바로 등기를 신청할 수 있어 빠르고 비용도 줄어듭니다. 반면 자필증서 등은 가정법원의 검인을 거쳐야 합니다. 또 유언에서 유언집행자를 지정해 두면 그 사람의 협력만 받으면 되지만, 지정이 없으면 상속인 전원이 유언집행자가 되어 이들의 협력을 받아야 하므로 절차가 번거로워집니다.
공동신청: 등기의무자(유언집행자·상속인) + 등기권리자(수증자)가 함께 신청합니다.
공정증서 유언: 검인 절차가 필요 없어 등기가 간소합니다.
자필·비밀증서 유언: 가정법원의 검인을 먼저 받아야 합니다.
유언집행자 지정: 있으면 협력 대상이 명확하고, 없으면 상속인 전원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유언집행자를 미리 지정하고 공정증서로 유언을 남겨두면, 나중에 수증자가 등기하는 과정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세금 ① 상속세 — 유증도 예외 없이 과세된다
"상속이 아니라 유증이니 상속세는 없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유증으로 재산을 받은 사람(수유자)도 상속세 납세의무자입니다. 유증재산은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에 포함되어 상속세 과세가액을 이루고, 유증받은 사람도 자기가 받은 몫에 대해 다른 상속인들과 함께 상속세를 부담합니다. 상속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상속세를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고·납부 기한은 상속과 같습니다. 상속개시일(사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관할 세무서에 신고·납부해야 합니다(피상속인과 상속인 전원이 비거주자이면 9개월). 이 기한을 넘겨 신고하지 않으면 무신고 가산세가 붙는데, 일반 무신고의 경우 산출세액의 20%에 이를 수 있어 부담이 큽니다. 그래서 유증을 받았다면 등기보다 먼저 세금 신고 일정을 챙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납세의무자: 유증받은 수유자도 포함됩니다(상속인이 아니어도 부담).
신고기한: 상속개시일이 속한 달 말일부터 6개월(비거주자는 9개월).
가산세: 무신고 시 20% 상당 가산세에 더해 납부지연 가산세가 붙습니다.
유증도 상속세 과세대상이며, 신고기한(6개월)을 놓치면 20% 상당의 무신고 가산세가 더해집니다.
세금 ② 취득세 — 상속인 유증 2.8% vs 비상속인 유증 3.5%
부동산을 유증받으면 취득세도 내야 하는데, 세율이 "누가 받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방세법은 피상속인이 상속인에게 한 유증과 포괄유증을 상속으로 취급합니다(지방세법 제7조 제7항). 따라서 상속인이 유증받거나 누군가 포괄유증을 받으면 상속 취득세율이 적용됩니다.
상속으로 인한 부동산 취득의 표준세율은 2.8%(농지는 2.3%)이고, 여기에 지방교육세·농어촌특별세가 별도로 붙습니다(지방세법 제11조 제1항). 반면 상속인이 아닌 사람이 특정유증으로 부동산을 받으면 상속이 아니라 무상취득으로 보아 세율이 3.5%로 올라갑니다. 같은 부동산이라도 받는 사람이 자녀냐, 상속인이 아닌 제3자냐에 따라 취득세 부담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상속인에게 한 유증·포괄유증: 상속으로 취급 → 취득세 2.8%(농지 2.3%).
상속인이 아닌 자의 특정유증: 무상취득 → 취득세 3.5%.
부가세·특례: 지방교육세·농어촌특별세가 별도로 붙고, 1가구 1주택 상속 등에는 특례세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같은 부동산을 유증받아도 상속인이면 2.8%, 상속인이 아니면 3.5% — 받는 사람의 지위가 취득세를 가릅니다.
유류분과 부딪칠 때 — 2026년 개정으로 달라진 점
유증은 유언자의 자유이지만 그 자유가 무제한은 아닙니다. 배우자·자녀 등 일정한 상속인에게는 최소한의 몫인 유류분이 보장되어, 유증으로 특정인에게 재산이 몰리면 유류분이 침해된 상속인은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전 재산을 한 자녀에게 유증했다면, 다른 자녀는 자기 유류분(법정상속분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만큼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유류분 제도는 최근 크게 바뀌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25일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정한 민법 제1112조 제4호를 위헌으로 선언하고, 유류분 상실사유를 두지 않은 점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로 결정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20헌가4 등). 이에 따라 국회는 2026년 2월 개정 민법을 의결했고, 개정법은 2026년 3월 17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개정으로 형제자매는 유류분 권리자에서 완전히 제외됐습니다. 즉 유언자가 형제자매를 배제하고 제3자나 다른 가족에게 전부 유증하더라도, 형제자매는 더 이상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배우자·자녀·직계존속의 유류분은 그대로 유지되므로, 이들의 몫을 침해하는 유증은 여전히 반환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유증을 계획하는 사람도, 유증을 받은 사람도 바뀐 기준을 전제로 분쟁 가능성을 따져봐야 합니다.
형제자매 유류분: 폐지(2026년 개정, 2026년 3월 17일 시행) → 더 이상 청구 불가.
배우자·자녀·직계존속: 유류분 유지 → 침해 시 반환청구 가능.
근거: 헌재 2024. 4. 25. 2020헌가4 등 결정 → 국회 개정 민법 제1112조.
2026년 3월 개정으로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폐지됐지만, 배우자·자녀의 유류분은 그대로여서 이들 몫을 침해하는 유증은 여전히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언장 없이 말로만 "이건 너 줄게"라고 한 것도 유증인가요?
A. 원칙적으로 아닙니다. 유언은 자필증서·공정증서·녹음·비밀증서·구수증서라는 법정 방식을 갖춰야 효력이 있고, 방식을 어긴 유언은 무효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구두 약속만으로는 유증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재산을 확실히 남기려면 공정증서 등 유효한 방식으로 유언을 작성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유증을 포기하면 그 재산은 누구에게 가나요?
A. 유증이 포기되거나 효력을 잃으면 그 재산은 원칙적으로 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 유언자가 유언에서 "포기하면 누구에게"라고 따로 정해두었다면 그에 따르지만, 그런 지정이 없으면 상속인이 법정상속분대로 받게 됩니다. 포기의 효력은 사망 시점으로 소급해 정리됩니다.
Q. 포괄유증을 받았는데 재산보다 빚이 더 많습니다. 방법이 없나요?
A. 있습니다. 포괄수증자는 상속인과 같은 지위이므로, 유증이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신고할 수 있습니다. 한정승인을 하면 받은 재산 한도에서만 빚을 갚으면 되고, 포기하면 재산도 빚도 승계하지 않습니다. 다만 3개월을 넘기면 단순승인으로 처리되어 빚 전부를 떠안을 수 있으니 기한 관리가 중요합니다.
Q. 상속인이 아닌 제3자인데 유증을 받았습니다. 세금이 더 무겁나요?
A. 상속세는 유증받은 사람도 납세의무자라 원칙적으로 부담하지만, 상속인이 아닌 사람은 배우자공제·일괄공제 같은 상속공제 계산에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또 부동산 취득세도 상속인 유증은 2.8%인 반면 상속인이 아닌 사람의 특정유증은 3.5%가 적용됩니다. 사안에 따라 세부담 차이가 크므로 세무 검토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Q. 유증받은 부동산은 언제까지 등기해야 하나요?
A. 소유권 자체는 유언자 사망과 동시에 넘어오지만, 이를 처분하거나 담보로 쓰려면 유증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필요합니다. 세금 측면에서는 취득세를 법정기한 내에 신고·납부해야 하며, 상속으로 취급되는 유증은 상속개시일이 속한 달 말일부터 6개월이 기준입니다. 등기와 세금 신고 일정을 함께 챙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형제인데 2026년부터는 유류분을 청구할 수 없나요?
A. 그렇습니다. 2026년 3월 17일 시행된 개정 민법은 형제자매를 유류분 권리자에서 제외했습니다. 따라서 형제가 전 재산을 제3자에게 유증했더라도 다른 형제는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배우자·자녀·부모의 유류분은 그대로 유지되므로, 이들이라면 여전히 청구가 가능합니다.
맺음말
유증은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도 재산을 남길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그만큼 챙겨야 할 것이 많습니다. 우선 포괄유증인지 특정유증인지에 따라 빚 승계 여부와 포기 방법·기한이 달라지고, 부동산이라면 유언집행자·상속인과의 공동신청으로 등기를 마쳐야 합니다. 세금도 상속세(6개월 신고)와 취득세(상속인 2.8%·비상속인 3.5%)를 모두 살펴야 합니다.
특히 2026년 3월부터 유류분 제도가 크게 바뀌어 형제자매의 유류분이 폐지된 만큼, 유증을 계획하거나 받은 분이라면 바뀐 기준을 전제로 분쟁 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언 방식의 유효성, 유류분 침해 여부, 세금 신고 일정이 서로 얽혀 있어, 하나만 놓쳐도 예상치 못한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유증을 둘러싼 등기·세금·유류분 문제는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므로, 유언장을 받았거나 유증을 준비 중이라면 관련 서류를 정리해 초기에 점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상속과 유증 문제로 고민이 있으시다면, 구체적 사정을 바탕으로 절차와 세금까지 함께 짚어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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