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고소장을 냈는데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을 했다는 통지를 받으면, 사건이 그대로 끝나 버린 것 같아 막막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불송치는 최종 결론이 아니라, 고소인이 다툴 수 있는 여러 절차가 남아 있는 중간 단계에 가깝습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사건을 스스로 종결할 수 있게 되면서, 이에 불복하는 이의신청과 검사의 재수사요청 제도가 함께 마련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불송치 결정을 받았을 때 어떤 순서로 무엇을 근거로 다퉈야 하는지, 그리고 이의신청과 재수사요청이 어떻게 다른지를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불송치 결정이란 — 경찰이 사건을 끝낼 수 있게 된 이유
과거에는 고소·고발된 사건이 예외 없이 검찰로 넘어가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경찰(사법경찰관)이 1차적으로 수사를 종결할 권한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이 바로 불송치 결정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는 경찰이 수사한 결과 범죄의 혐의가 인정되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지 않는 불송치 결정을 하도록 규정합니다. 다만 불송치를 하더라도 경찰은 그 이유를 명시한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해야 하며, 검사는 이를 검토한 뒤 반환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 불송치는 경찰 단계에서 사실상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한 처분입니다. 그러나 경찰의 판단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법은 고소인이 이에 불복할 수 있는 통제장치를 함께 마련해 두었습니다. 불송치 통지를 받았다고 해서 사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송치는 사건의 완전한 종결이 아니라, 고소인이 이의신청으로 다시 검사의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통제장치가 함께 설계된 중간 단계에 가깝습니다.
가장 먼저 할 일 — 불송치 통지서와 결정 이유를 정확히 읽기
형사소송법 제245조의6은 경찰이 불송치를 한 경우 검사에게 서류를 송부한 날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고소인·고발인·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에게 사건을 송치하지 않는 취지와 그 이유를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여러분이 받은 통지서에는 경찰이 왜 혐의가 없다고 봤는지가 적혀 있습니다. 대응의 출발점은 바로 이 이유를 정확히 해석하는 것입니다.
불송치의 사유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퉈야 할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사기로 고소했는데 결정 이유가 "차용 당시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의 증거불충분이라면, 편취의 고의를 뒷받침할 자금 흐름·차용 당시의 대화 내용 같은 새로운 증거를 보강하는 방향으로 다퉈야 합니다. 반면 법리를 잘못 적용한 것이라면 증거가 아니라 법리로 반박해야 합니다.
불송치 이유는 대체로 아래 유형 중 하나로 정리됩니다. 자신의 결정서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먼저 확인하십시오.
혐의없음(증거불충분) — 혐의는 의심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 새로운 증거 보강이 핵심입니다.
혐의없음(범죄인정안됨) — 인정되는 사실만으로는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 사실관계 또는 법리 다툼이 필요합니다.
죄가안됨 — 구성요건에는 해당하나 위법성·책임 조각 사유가 있다고 본 경우입니다.
공소권없음 — 공소시효 완성, 친고죄의 고소 부존재 등 소추 요건이 없는 경우입니다.
각하 — 고소 자체의 요건 흠결이나 명백한 혐의 부존재 등으로 실질 판단 없이 종결한 경우입니다.
가장 강력한 카드 — 이의신청(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불송치에 불복하는 고소인이 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은 이의신청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은 제245조의6의 통지를 받은 사람이 해당 사법경찰관이 소속된 관서의 장, 즉 경찰서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가 강력한 이유는 그 효과에 있습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경찰은 그 신청이 타당한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해 반려할 재량이 없습니다. 같은 조문은 이의신청이 있으면 경찰은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도록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의신청 한 번으로 경찰의 판단에 갇혀 있던 사건이 자동으로 검사 앞으로 다시 올라가, 검사의 눈으로 재검토를 받게 되는 셈입니다.
기간과 관련해서는 오해가 많습니다. 제245조의7 조문 자체에는 이의신청을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명문의 기간 제한이 없어, 일반적으로는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한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됩니다. 다만 이는 "천천히 해도 된다"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는 사라지고 관련자의 기억도 흐려지며, 뒤에서 볼 검사의 재수사요청 기간도 지나가기 때문에, 통지를 받는 즉시 준비에 착수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가장 유리합니다.
이의신청은 경찰의 판단에 갇힌 사건을 다시 검사 앞으로 끌어올리는, 고소인에게 가장 확실한 불복 수단입니다.
이의신청서에 무엇을 담아야 하나
이의신청은 정해진 양식보다 내용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억울하다"거나 "다시 봐 달라"는 감정적 호소만으로는 검사의 판단을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핵심은 경찰의 불송치 논리가 어느 지점에서 잘못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짚어내는 것입니다. 결정서가 든 근거를 그대로 인용한 뒤, 그 판단이 왜 사실이나 법리에 어긋나는지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구조가 설득력이 있습니다.
실무상 이의신청서에 담으면 좋은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불송치 사유의 직접 반박 — 결정서가 제시한 근거를 특정해, 그 전제가 사실과 다르거나 논리가 비약임을 지적합니다.
간과된 증거·진술 부각 — 경찰이 제대로 평가하지 않은 CCTV, 계좌 거래내역, 메시지, 목격자 진술 등을 다시 제시합니다.
새로 확보한 증거 — 통지 이후 새롭게 찾아낸 자료가 있다면 이를 첨부해 판단의 기초를 바꿉니다.
법리 오해 지적 — 구성요건 해석이나 확립된 법리를 잘못 적용했다면 그 부분을 명확히 짚습니다.
수사 미진 지적 — 통신내역 조회, 압수수색, 대질조사 등 필요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를 요청합니다.
예컨대 협박으로 고소했는데 "발언의 해악 고지 정도가 약하다"는 이유로 불송치되었다면, 문제된 문자 전후의 대화 맥락과 반복성·지속성을 함께 제시해 단발성 언쟁이 아니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이의신청과 재수사요청은 어떻게 다른가(형사소송법 제245조의8)
불송치를 다투는 또 다른 통로로 재수사요청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둘은 성격이 전혀 다르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8은 검사가 경찰의 불송치가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그 이유를 문서로 명시해 경찰에게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주체와 효과입니다. 재수사요청은 고소인이 신청하는 제도가 아니라, 송부된 불송치 기록을 검토한 검사가 직권으로 하는 통제 수단입니다. 검사는 원칙적으로 불송치 기록을 송부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재수사를 요청해야 하며, 다만 불송치 결정에 영향을 줄 명백히 새로운 증거나 사실이 나타난 경우, 또는 증거의 허위·위조·변조를 인정할 만한 정황이 있는 경우에는 90일이 지난 뒤에도 예외적으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효과 면에서도 다릅니다. 이의신청은 사건이 검사에게 곧바로 송치되어 검사의 손으로 넘어가지만, 재수사요청은 사건이 다시 경찰에 남아 경찰이 재수사를 하게 됩니다. 따라서 고소인의 입장에서 확실하게 사건을 검사 앞으로 올리는 카드는 이의신청이며, 재수사요청은 어디까지나 검사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다만 고소인은 검사에게 재수사요청을 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해 이를 촉구할 수는 있습니다.
이의신청은 고소인이 직접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시키는 카드이고, 재수사요청은 검사가 직권으로 경찰을 다시 움직이는 통제 수단입니다.
고발인이라면 — 2022년 개정으로 달라진 점
여기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 자신의 지위입니다. 2022년 5월 9일 개정되어 2022년 9월 10일 시행된 형사소송법은 제245조의7의 이의신청 주체에서 고발인을 제외했습니다. 즉 범죄의 직접 피해자가 아니라 제3자로서 고발한 사람은, 현행법상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
반면 자신이 피해자로서 고소한 고소인이거나 피해자 본인이라면 이의신청권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래서 통지서를 받았을 때 "나는 고소인·피해자인가, 아니면 고발인인가"를 먼저 가려야 합니다. 이 구분에 따라 쓸 수 있는 카드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고발인이 이의신청을 할 수 없다고 해서 다툴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에게 직권으로 재수사요청을 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하거나, 신빙성 있는 새로운 증거를 확보해 다시 고소·고발하는 방법 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우회로는 이의신청처럼 사건을 자동으로 검사에게 올려 주지는 못하므로, 그만큼 증거와 논리를 더 탄탄히 갖춰야 합니다.
검사에게 송치된 뒤의 흐름과 그다음 카드
이의신청으로 사건이 검사에게 송치되면 검사는 직접 보완수사를 하거나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뒤, 최종적으로 기소 또는 불기소를 결정합니다. 문제는 이 단계에서 검사가 다시 불기소 처분을 내릴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때도 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불복 절차가 있습니다. 고소인은 불기소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관할 고등검찰청에 검찰항고를 제기할 수 있고, 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안에 따라 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하거나 재항고로 다툴 수 있습니다. 즉 불송치에서 시작된 다툼은 이의신청, 검사의 처분, 그리고 항고·재정신청으로 이어지는 여러 단계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다만 재수사요청으로 경찰이 다시 수사한 경우에는, 경찰이 여전히 불송치를 유지할 수 있고 검사의 추가 통제도 제한적입니다. 그만큼 처음 이의신청 단계에서 최대한 촘촘하게 승부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가 이후 절차 전체의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복은 한 번의 신청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의신청에서 검사 처분, 검찰항고와 재정신청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사다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불송치 결정을 받으면 무조건 이의신청부터 하면 되나요?
A. 이의신청 전에 결정 이유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증거불충분이라면 새로운 증거를 확보한 뒤 이를 담아 신청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법리를 잘못 본 경우라면 그 지점을 반박해야 합니다. 다만 사건을 다시 검사 앞으로 올리는 가장 확실한 수단은 이의신청이므로, 사유 분석이 끝나면 대체로 이의신청이 우선 검토됩니다.
Q. 이의신청에는 기간 제한이 있나요?
A.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조문 자체에는 이의신청 기간에 관한 명문의 제한이 없어, 일반적으로는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한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증거가 사라지고 검사의 재수사요청 기간도 지나가므로, 통지를 받으면 최대한 신속히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이의신청을 하면 경찰이 이유 없다며 반려할 수도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제245조의7에 따라 이의신청이 있으면 경찰은 그 당부를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해야 합니다. 경찰에게 반려할 재량이 없다는 점이 이 제도의 핵심적인 힘입니다.
Q. 고발만 한 사람도 이의신청을 할 수 있나요?
A. 2022년 9월 10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으로 고발인은 이의신청 주체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다만 자신이 피해자로서 고소한 고소인이거나 피해자 본인이라면 이의신청이 가능합니다. 먼저 자신의 지위를 확인하고, 고발인이라면 검사에 대한 재수사요청 촉구나 재고소 등 다른 방법을 검토해야 합니다.
Q. 재수사요청은 제가 직접 신청하는 건가요?
A. 아닙니다. 재수사요청은 형사소송법 제245조의8에 따라 검사가 직권으로 하는 통제 수단이며, 당사자가 신청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다만 고소인은 검사에게 재수사요청을 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해 이를 촉구할 수 있고, 스스로 확실하게 쓸 수 있는 카드는 이의신청입니다.
Q. 이의신청으로 검찰에 갔는데 또 불기소되면 그것으로 끝인가요?
A. 끝이 아닙니다.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는 불기소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고등검찰청에 검찰항고를 할 수 있고, 이후 사안에 따라 재정신청이나 재항고로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여러 단계의 불복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맺음말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사건의 끝이 아니라, 아직 다툴 여지가 큰 중간 결정입니다. 핵심은 통지서에 적힌 불송치 이유를 정확히 읽고, 그 논리의 빈틈을 겨냥해 이의신청으로 사건을 다시 검사 앞으로 올리는 것입니다. 다만 2022년 9월 시행된 개정법으로 고발인은 이의신청을 할 수 없게 되었으니, 무엇보다 자신이 고소인·피해자인지 고발인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의신청은 조문상 명문의 기간 제한이 없다고 설명되지만, 결국 증거와 시간의 싸움입니다. 통지를 받는 즉시 새로운 증거, 간과된 자료, 법리 오해, 수사 미진점을 구조적으로 정리해 대응해야 검사의 판단이 바뀔 가능성이 커집니다. 감정적 호소가 아니라 불송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서면이 필요합니다.
불송치 사유 분석과 이의신청서 작성은 형사절차에 대한 경험이 중요한 영역이라,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 형사사건을 다뤄 온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응 방향을 미리 점검해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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